장애인을 만날 때면 저 또한 도리님의 의견처럼 생각하다가도, 막상 제가 약자의 위치에 놓여있는 어떤 때에는 저를 배려한다고 취하는 상대의 큰 행동이 되려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더라고요. 이건 괜찮아? 저건 괜찮아? 라는 질문들이 과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럴 때면 차라리 무던하고 보편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숨고 싶다고 생각할 때도 많았었죠. 그래서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상황에 따라 놓여진 환경에 따라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받아들이는 제가 모순적이라서요.
그리고, 두 분의 대화를 읽다가 작년에 읽었던 책 한 권이 떠올랐어요. 류승연 작가님의 <배려의 말들>이라는 책인데요. 궁금한 것, 애매한 것, 느린 것, 답답한 것, 아무것도 참지 못하는 성격 급한 기자였던 그녀가 결혼을 하고 쌍둥이 아이를 낳았어요. 그중 한 명이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였죠. 누구보다 빠르고 치열하게 살아왔던 그녀가 발달이 느린 아들과 함께 살아가며 기다리고, 이해하고, 참는 법을 차근차근 배워나가면서 써 내려간 에세이에요.
"어떻게 해야 장애인을 배려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는다. 나는 그냥 풍경이 되면 된다고 한다. 지하철 안의 풍경을 머릿속에 그릴 때 "우이 우이"하는 발달장애 어린이가 당연한 듯 그려지면 되고, 식당이나 극장에 휠체어 탄 지체장애인이 있는 게 당연한 풍경이 되면 된다. 직장에선 정신장애인 병원에 가기 위해 반차를 내는 게 당연한 풍경이 되고, 치매 걸린 노인이 마을안에서 자유롭게 활보하는 풍경이 당연한 일상이 되면 된다."

배려의 말들 - 마음을 꼭 알맞게 쓰는 법"진정한 배려는 선한 마음이 아니라 나와 타인과 상황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과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를 쓴 류승연 작가가 배려에 대한 문장을 모으고 단상을 붙여 '친절과 다른 배려'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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