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여러분이 그런 동물과 비교해 뭐가 그렇게 다른 존재인가요? 제가 보기에는 다를 게 없는데 말입니다. p14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정진영 지음
여러분이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존재란 걸 증명하세요.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191쪽, 정진영 지음
어떻게 사랑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성경에도 이런 문장이 나오죠.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한복음 13:34-35, 개역개정) 사랑을 증명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소설 속 인류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옥시토신을 이용한 ‘구원자’ 집단이 몸집을 불리고 결국 핵전쟁의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이 이른바 사랑에 눈먼 자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장 작가님 말씀처럼 좁은 의미의 ‘사랑’에 눈이 멀었기 때문에 전쟁과 테러가 일어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의 부조리함이 느껴지기도 했고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미 공군의 잭 리퍼 장군은 공산주의자들이 미국인의 신성한 혈통을 오염시킬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핵폭격기를 출격시킨다. 미국 대통령은 절대절명의 위기를 해결 하기 위해 자문회를 소집하는데, 그 자리에서 소련 대사는 만일 소련이 핵공격을 당한다면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이 파멸되는 운명의 날이 다가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전 나치주의자였던 천재 과학자 스트레인지러브 박사는 핵무기에 지구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사실이 너무 명백하므로 핵무기로 상황을 대응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과연 폭격기는 제 시간에 제거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잭 리퍼 장군이 전세계를 파멸시키는데 성공 할 것인가?
제목을 왜 눈먼 자들의 우주로 하셨는지 궁금해요^^ 책 눈먼 자들의 도시와 관계가 있을까요?
가끔 그 질문을 받는데, 그 책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보고 칼 세이건이 『창백한 푸른 점』에 남긴 말이 떠오르더라고요. "지구는 광활한 우주에 떠 있는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함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다". 지구를 벗어나면 어디가 끝인지도 알 수 없는 우주 공간인데, 눈 앞에 보이는 게 전부인 줄 알고 싸우는 게 과연 눈 뜬 자들의 행동인가 싶었습니다. 눈을 가지고 있어도 보지 못하는 사람들 같았거든요. 그래서 나온 제목입니다.
역시 그렇군요. 읽었을 때 제목을 떠올릴 만큼 큰 연관이 없어 보였거든요. 그런데 내용에 있는 둘리나 다른 책에서 다른 책이나 음악 등에서 나온 소재들이 있어 제목도 그 책과 관련이 되어 사용하셨나 했습니다. 대답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16.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은 진심으로 타인을 미워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테러를 저지르기도 하고 전투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은 지구에 평화를 가져오지 못했죠. 지금 이 순간 테러를 저지르거나 전쟁에 참여하는 이들 역시 감정 없는 사이코패스들이 아니라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에게 깐따삐야 인들을 능가하는 과학력이 있고, 세계 평화를 위해 인류에게 딱 한 가지 능력을 줄 수 있다면 어떤 능력을 주시겠어요? 어떤 능력을 갖추면 인간은 좀 더 평화로운 종이 될 수 있을까요?
기성세대 이상의 연령층이 새로운 사고를 하지 못하고 자신의 사고를 고집하는 것이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가지 능력을 갖추라면, 나이를 들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지 않는 유연한 사고를 하는 능력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망각하는(망각하게 만드는) 능력이 더 유용할 것 같습니다.
전에 생각하지 못했는데 작가님 글을 읽고 맞아!란 격한 공감이 드네요 지금 이순간 테러와 전쟁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말이 확! 와닿네요 예전에 전 사이코패스같은 사람들이 사회 악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누군가를 진심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을 잃거나 복수하거나 그들을 기쁘게 해줄려는 강렬한 욕망이 더 세계를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혼자 손해보는 건 그냥그냥 참을 수 있는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관련되면 쉽지가 않더라구요 지켜야 하는 가족들이 생기면서 죽어도 바뀌지 않을것 같던 성격들도 거의 화학적 변화로 개조되는 듯한 느낌도 들구요 '믿음 소망 사랑 중 최고는 사랑'이라고 하는데 이 사랑이 어느 방향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16. 깐따삐아의 기술력이 있으면서 세계 평화를 이룰려면~~~ 음~계속 생각하게 되는 질문이네요^^;; 전 전 인류가 지구 생명체들과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피라미드 먹이구조에 의한 살생이야 어쩔 수 없지만 끝없는 욕망으로 인류끼리 또는 지구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경우에는 그 가해자들이 그 감정과 아픔을 같이 느낄 수 있으면 그래도 좀 사이좋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24시간 회초리요법인가요??^^;;) 가끔 다른 사람들이나 동물들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거나 정말 본인이 하는 짓이 왜 나쁜지 모르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아!! 장작가님의 <알래스카의 아이히만>같은 역지사지를 느낄 수 있는 기계도 좋을거 같네요^^
저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느끼는 능력을 주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범죄자들에게요. 그들이 피해자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범죄가 좀 줄어들지 않을까요? 그럼 그건 능력이 아니라 형벌이 되는 건가요? ^^;;
제가! 그런 생각으로 소설을 쓴 적이 있습니다. ^^ 그런데 소설 쓰면서 생각하다 보니 그런 능력이 되게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런 생각까지 소설 결말에 넣었어요.
앗 진짜요? 읽어보고 싶어요 제목이 뭐예요? ^^
장작가님의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안에 단편입니다^^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입니다 (맞지요??^^;;) 홍성욱 교수와의 장작가님의 대화를 엮은 소책자도 재미있어요~^^ "STS는 과학과 기술이 사회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탐구하는 학문 분야다. 과학기술은 이제 여러 영역에서 실존적 위기를 일으키고 있고, 나는 문학이 여기에 대응해야 하며, 대응할 수 있다고 믿는다."(작가의 말) 장작가님은 작품의 '작가의 말'에서 한번씩 울림을 주는 글의 잘 쓰셔요 ^^~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에서도요~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표백』 『한국이 싫어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재수사』 등의 소설과 르포집 『당선, 합격, 계급』 등을 펴내며 우리 사회에 날카로운 화두를 던지고 동시대 독자들과 부지런히 호흡해온 작가 장강명의 신작 소설집.
엇.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작가의 말 예전에는 그냥 레퍼런스만 밝히고 최대한 제 목소리를 드러내지 않으려 했는데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어요. 오히려 너무 길게 쓰게 되어 다 쓰고 나서 줄이곤 합니다. ^^
전 《당신이 보고 싶어 하는 세상》작가의 말 너무 공감되고 좋았습니다. 저는 작가의 말이 좀 길어도 작가님의 생각과 감정이 드러나는게 좋더라고요. 소설이랑은 나에게 다가오는 공감정도가 또 다르잖아요. ㅎㅎ
와~ 네 읽어볼게요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제가 무척 아끼는 작품이에요. (실은 제가 쓴 단편 중 제일 낫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분 짓지 않는 마음이면 평화롭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구별해서 나누기 시작하면 문제가 시작되는 것 같아요.
너무 어려운 질문이었고, 생각이 깊었습니다.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은 진심으로 타인을 미워할 수 있다는 점. 정말 그렇더라고요. 분명 같은 사람인데,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을 대하느냐에 따라 태도가 달라진다면? 저는 그게 참 무섭습니다. 물론 사회생활을 위해 다양한 모습이 존재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누군가에게 해를 가한다면 얘기는 달라지는 것 같아요. 가족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 밖에 나가서 일을 할 때는 안하무인처럼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처럼요. 반대의 예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일례로 직장생활만 봐도 그래요. 직급이 높을수록 자신보다 낮은 직급의 사람들에게 브레이크 없이 자신(감정이든 말이든 일이든)을 쏟아내시는 분들을 봤어요. 말 그대로 자신보다 낮은 위치(직급이 뭐라고)에 있다 생각하기에 이렇게 해도 아쉬울 게 없는 거죠. 그러니까 함부로 하고. 근데 만약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에게 방금 그 행동을 다시 해보라고 하면, 그들은 과연 할 수 있을까요? 못할 겁니다. 그걸 아는 거예요. 그걸 알면서도 이용한다는 게 싫은 거고요. 세상에 완전한 동등관계는 있기 어려운 것 같아요. 한쪽이 조금이라도 힘을 더 가진 게 보통이더라고요. 그렇다면 힘을 가진 쪽은 자신이 가진 힘의 폭력성과 위험성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지 말고,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는 더 약해지는 그 마음. 무기를 쥐고 있는 걸 알고 있다면 무기를 휘두르지 않으려는 마음. 그 마음을 모두가 갖는다면 좋은 세상이지 않을까... 하는 다소 꿈같은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요.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의 성품과 인격이라는 건 부러 가다듬지 않으면 그냥 그 자체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이건 뭔가 수치화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고, 당장 하지 않는다고 자신에게 큰 피해가 오는 일도 아니라서 그냥 그렇게 막무가내(?)로 나이드시는 분들도 많이 봤죠. 그래서 저는 나이를 먹는다고 세상을 통달한 것 같다는, 연륜이 생긴다는 말은 믿지 않습니다. 그건 단지 시간의 누적일 뿐 의식의 누적은 아닐 때도 많으니까요. 그래서 계속 노력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지 않게, 더 좋은 세상을 바라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야, 그나마 겨우 그 지향점에 도달은 못해도 근접은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한참을 쓰고 나니 또 이렇게 다소 꿈같은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네요. 두서 없이 말이 길어졌는데, 제가 주고 싶은 능력은 오히려 숙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기 성찰 능력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양심과 도덕, 공감하는 마음 같은 가치들이요. 근데 막상 이렇게 말하는 제 자신도 엉망일 때가 많아서 결론은 늘 "나나 잘하자"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저나 똑바로 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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