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작가님의 이 질문은 존엄사냐 자연사냐의 질문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정답이 없는 문제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질문이기도 한데요. 동물의 경우로 질문을 하셔서 더 어려운 가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동물에게는 자유의지가 있을까요? 하지만 자유의지가 있건 없건 그들의 운명을 주인이 정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할 수 있을까요.
상황을 가정하여 순전히 저의 개인적, 1 인칭적 시각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반려동물의 모습을 지켜보는 게 괴롭다는 이유로 그 동물의 목숨을 제가 결정해 버린다면, 이 선택이 나비효과가 되어 이후의 제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순전히 제 고통을 피하고 싶다는 이유로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것들을 자기중심적인 판단하에 결정하게 되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지난 설날에 감명 깊게 본 영화 <플랜 75>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75세가 되면 안락사를 결정할 수 있는 ‘플랜 75’이 보편화된 근미래의 일본이 배경인데요. 극 중에서 ‘플랜 75’을 선택하면 1년 동안 삶을 정리할 기간을 주고 1천만 엔의 보조금도 지급합니다. 만약 제가 반려동물의 안락사를 결정했다면 ‘플랜 75’도 선택하게 될 것만 같습니다. 물론 무엇이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이긴 하겠지만요ㅎㅎ.

플랜 75초고령 사회로 접어들고 노인 인구가 너무 많아지자 일본 정부는 ‘플랜 75’라는 정책을 시행한다. 75세 이상 노인의 경우, 국가가 나서 안락사를 권장하는 것이다. 의료비와 사회보장 지출 등 노인을 부양하는 비용은 증가하지만 그들이 경제에 기여하는 바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이런 정책을 가능하게 만든다. TV에선 안락사를 선택해서 행복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정부는 안락사를 선택한 노인에게 마지막 여행과 장례를 지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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