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엇! 이 책도 재미있나요? 지난번에 이 방에서 그 책에 대한 내용이 잠깐 나오길래 호기심이 생겼었는데, @푸른태양 님 말씀에 더더 기대가 됩니다:)
넥스트의 '사탄의 신부'를 추천합니다. 이제는 고인인 마왕께서 "오늘도 커피를 부탁하는 조 대리의 얼굴에 커피 잔을 던져버리고 싶어 하는 많은 미스 김들에게 이 노래를 드린다"는 말을 남겼었죠. 더불어 『소설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산문집이 제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던 분들이 꽤 있습니다. 소설가에게 산문집이 더 재밌다고 말하다니... 아흑... https://youtu.be/kUYdlIwrAc8?si=AjsgaXjPXmMfdTOA 어둠보다 더 검은 눈을 가진 소녀여 이제 작은 손을 내밀어 너의 운명을 잡아라 단 한 번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전부 너의 것이 되리라 이 모든 세상이 너의 흘린 눈물은 보석이 되고 남 몰래 숨긴 한숨은 노래가 되며 지나간 아픈 시간은 꿈이 되리라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에 wake up, my queen 한 겨울의 여왕이여 now arise, my queen 자신의 주인이여 고난과 시련이란 이름의 마차를 타고 폭풍 이는 벌판 위에 영원히 피어나라 wake up, my queen 첫 눈물의 여왕이여 now arise, my queen 운명의 주인이여 너 홀로 의지의 배를 타고 내게로 오라 이 영겁의 고독에서 몸부림치는 날 구해다오 dear my queen, out from the screen dream on forever dear my queen, twisted heroine shine on forever, and ever and ever 너 자신조차도 미처 알지 못하던 네 깊은 곳에 숨겨진 너를 찾아내야 해 너의 바램은 나의 소원이 되고 누구도 너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리 소녀여 이제 일어나 나에게 오라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에
문득 살아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안부, 287, 정진영 지음
그 동네는 고진이 아니죠. 역사적으로도 다른 동네였고요. 고진에 편입된 지 고작 이십 년밖에 안 된 곳이고.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동상이몽> p251~252 , 정진영 지음
싸움 중에서 제일 재미있는 싸움이 뭔지 알아? 좆밥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거야. 없는 것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서 아주 지랄들 한다! 지랄을 해!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동상이몽> p270, 정진영 지음
제가 ‘명재일 잘 가’라고 선창하면, 여러분은 ‘멀리 못 나간다’라고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그다음에 제가 ‘고진은’이라고 선창하면, 여러분은 ‘하나다’라고 외쳐주십시오. 명재일 잘 가!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동상이몽> p272, 정진영 지음
ㅋㅋㅋㅋ 저도 이 부분 너무 웃겼어요. 그런다고 갈 놈도 아니고.
'라떼' 문화의 하나로 건배사가 꼽히지만, 가끔 정말 기발한 건배사가 있습니다. 작가님이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하신 듯. ㅎㅎ
그믐 공식 건배사는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입니다.
언제고 오프라인에서 뵙게 되면 '아지' 띄워주세요. 괄괄한 답사로 호응하겠습니다.
아지... 랑이...?
란 햇빛이 강할 때 지면에서 아른거리며 위로 올라가는 공기의 흐름 현상으로, 지면이 뜨겁게 달구어진...
아,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도. 제가 대학 다닐 때, 뭔 행사 때마다 구호같은 의미로 앞서서 누군가 선창하면, 나머지가 정해진 구호나 노래를 함께 불렀던 기억이 나서요. 그때 그걸 '아지' 뜬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러고보니 틀린 단어 같기도. ㅋ
그러고보니 요즘 건배사가 없었네요.. 건배사가 있는 모임도 없긴 하지만 최근 지난주 저녁 모임에서도 그냥 '반갑습니다!' 정도.. 무슨 목적을 위한 모임이 아니어서 그런가봐요. 친목에선 딱히 건배사가 없는 듯.
내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 여기까지 오다니. 자랑스러웠다. 돌이켜보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크든 작든 무언가 의미 있는 성취를 일궈낸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축하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무언가 뜨거운 게 가슴속에서 치밀어 올라와 눈물을 밀어냈다. 나는 두 손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삼켰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안부> p280, 정진영 지음
그때도 나는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 노조가 콜센터와 싸워 얻어낸 복지와 혜택은 비노조원에게도 똑같이 적용됐으니까. 누군가가 나서야 하는 일이지만, 그게 굳이 나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안부> p285, 정진영 지음
사실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했답니다. 지금 제가 취하고 있는 행동이 딱 이 상태라서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에도 노조가 있습니다. 종종 회사 라운지에서 지부장님을 마주치면 농담도 주고받곤 해요. 원래 저와 협업하던 부서 팀장님이셨거든요. 막상 노조장이 되어 일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많다면서 껄껄 웃곤 하시죠. 그럴 때면 저도 같이 쓴웃음이 나고요. 이제는 다 지난 일이지만, 서로 연결된 업무로 실랑이하던 과거를 떠올리면 먼 옛날 같기도 합니다. 그분들의 모습을 존경하고, 소식지도 꼼꼼히 챙겨 읽고 응원하는 말도 전하다 보니 종종 권함을 받기도 하죠. 그럼에도 제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내밀한 이유는 있어요. 현장과 사무처 간의 갈등도 있고요.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는 각자만의 사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어렵고, 작가님의 이번 편을 읽으면서 마음 한구석이 무겁기도 했어요.
변명 같지만, 99%의 사람은 다 그렇지 않을까요. 물론 저도 대부분 그렇게 비겁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안부>의 윤하 비슷한 시도를 안해본 건 아니지만, 대부분 실패했던 경험치가 있구요. 끌려가듯 노조 사무국장도 해봤지만, 그안에는 또 그 나름의 못참을 일이 있고, 그럼에도 또 그런 사정이 있었습니다. 역시 20대 천둥벌거숭이 시절이 가장 당당했던 것 같습니다. ㅎ
아...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어요. 노조 사무국장도 해보셨다니! 이미 그것만으로도 엄청나신걸요. 그 안에는 또 그 나름의 못 참을 일이 있고, 그럼에도 또 그런 사정이 있다는 말씀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저도 혈기왕성(?)했던 20대가 겁도 없고 정의감에 불타올랐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지금 제 나이가 또 뭐 그렇게 많은 건 아니지만, 그때보다는 겁도 훨씬 더 많아지고 책임질 일(말과 행동 모두)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오히려 공감합니다. 조직이든, 그에 반대하는 또다른 조직이든 결국 고인 물은 시간이 지나면 썩어가더라... 뭐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게 아무리 좋은 명분을 갖고 생겨난 조직이라도 별 수 없다는 것과 동시에. 진보든 보수든, 시민단체든 종교단체든 다 같다고 저 혼자 생각해봅니다. 기독교로 친다면, 개신교, 침례교, 아미쉬.. 결국 조직이 단단해지면 욕하면서 구태를 닮아간다고 할까. 착한 사람은 나쁜 짓이 얼마나 달콤한지 몰라서 그걸 안해본 거 아냐? 하는 생각도들고,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나를 들여다본다' 같은 생각도 들고,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속 '대심문관'처럼 하느님이 재림해도 그 대리인인 신관은 화낼 논리가 있을 것도 같고. 여튼 점점 자신있게 난 그렇지 않아, 그러지 않을거야 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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