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악!ㅋㅋㅋㅋㅋㅋ그런 선작용은 생각 못했네요.
이미 오래전부터 느껴왔지만, 지구인은 참으로 뻔뻔하군요. 그래요. 어떤 식으로든 10억 명만 증명해보세요. 증명하면 깐따삐야는 그 10억 명을 위해 나머지 70억 명의 미래에 개입하지 않겠습니다. 저도 어떤 식으로든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눈먼 자들의 우주> p194, 정진영 지음
사랑이란 게 그렇게 쉬운 감정인가요? 소중한 감정이니 진지하게 찾아 헤매는 맛이 있어야죠.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눈먼 자들의 우주> p202, 정진영 지음
16. 인간이 가지게 되면 세상이 평화로워질 능력이라긴 그렇지만, 예전에 유명했던 게임 <디아블로2>에서 '네크로맨서'라는 캐릭터의 능력 중 하나가 생각납니다. '아이언 메이든'이라는 건데요, 누군가 가까이서 네크로맨서를 물리적으로 공격하면 타격이 고스란히 공격자에게 반사되는 능력입니다. 칼로 찌르면 상처입는 것은 공격한 쪽이라는 겁니다. 저만의 생각이길 바라지만,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기쁨과 슬픔이 가장 중요합니다. 과장하자면 내 손톱에 박힌 가시가 누군가의 눈에 박힌 화살보다 불편할 수 있는 거죠. '공감능력'은 흔히 정신적인 부분을 더 많이 설명하지만, 언감생심 그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에 대한 물리적 위해가 '자해행위'가 된다는 인식만 박혀도, 정신적인 부분으로도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나쁜 마음과 의도가 만만한 상대를 만나지 못하면, 결국 스스로를 해친다는.
'아이언 메이든'이라는 능력 흥미롭네요. 다른 분들의 글도 읽다보니 @고래고래님 말처럼 거의 고통을 준 사람에게 '반사'하는 느낌입니다.^^ 출생과 동시에 기본값으로 타고난다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거북별85 뭐 여전히 어리석은 인간들은 또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고통(지루함도 괴로운 일이니까요)을 타인에게 투사할 방법을 찾아내겠죠. 초중고 어린 아이들이 다양한 방법(반드시 물리적 폭력이 아니더라도)으로 학폭 대상과 방법을 찾아내는 걸 보면요. 그래도 타인에게 육체적 폭력을 가하는 것이 자신에게 괴롭다는 걸 알면, 상당한 비율로 역지사지하는 기분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뭐, 소설 같은 얘기입니다.
저도 어린 아이들의 학폭 이슈를 보면 이 부분이 가장 무서웠던 것 같아요. 아무런 이유 없이, 상대가 나에게 해를 가하지 않았음에도 굳이 누군가를 따돌리고 괴롭히는 사람들의 심리랄까요? 그걸 재밋거리로 여기는 것도 무섭고, 드라마나 영화 중에서도 서바이벌 게임 같은 류는 싫더라고요. 사실 오징어게임도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모르겠어요(저는 차마 무서워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고래고래 님 말씀처럼 타인에게 육체적 폭력을 가하는 것이 즉각적인 역지사지로 돌아온다면 조금은 더 괜찮은 사회이지 않을까 싶어요(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라면 더더 좋겠지만요).
@꿀돼지님이 훈련소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나 궁금해지네요~^^ 스펙타클 스릴러물이었을거 같은데~~ 작가님의 '정글에서 살아남기'에 관한 썰은 어디 작품에 녹아 있을까요??
그냥 가능한 한 튀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인심을 얻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단 음식을 싫어합니다. 훈련소에서 다들 초코파이에 환장하는데, 저는 그 초코파이조차 별로였습니다. 초코파이를 모아 놓았다가 먹고 싶어하는 훈련병들에게 공짜로 줬습니다. 그랬더니 아주 마음씨 좋은 사람으로 이미지가 박히더군요. 저는 그냥 단 게 싫었을 뿐인데. 나중에는 제가 감기에 걸리니까 주위에서 조교에게 말해 약을 구해다 주기도 하는 등 편하게 잘 지냈습니다. 다만 너무 추울 때 훈련소에 입소해서 발가락에 동상을 입었습니다. 한동안 발가락에 감각이 없이 지냈습니다.
오~~ 잘 적응하셨군요~^^ 그분들한테 인정받으면 또 잘해주시죠~~ 있는듯 없는 듯 그리고 초코파이 슬쩍! 혹시라도 원치 않은 활극이 있었을까봐 걱정했는데 저도 한수 배워갑니다!^^
저는 원래도 초콜릿 과자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훈련소 있었을 때 초코파이에 진심이었습니다. 그때 누가 저를 위해 초코파이를 양보했다면 굳은 의리가 생겼을 거 같습니다. (제가 있던 내무실에서는 아무도 자신의 초코파이를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평화를 되찾았다고요? 제가 대충 살펴보니 지구는 일 년 전보다 훨씬 시끄러워진 듯하던데요?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미워하는 사람도 그만큼 많아진 듯하고요. 제가 잘못 본 건가요?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눈먼 자들의 우주> 60%, 정진영 지음
오랫동안 지구에서 살아온 저는 여러분이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존재라는 일말의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눈먼 자들의 우주> 56%, 정진영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저희 모임의 댓글 수가 1500개가 넘었네요! 활발히 참여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모임지기로서 정말 뿌듯합니다. 오늘(23일)과 내일(24일)은 로맨틱한 단편 「사랑의 유통기한」으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17. 「사랑의 유통기한」을 읽으면서 한 생각이나, 정진영 작가님께 묻고 싶은 질문, 혹은 인상 깊었던 소설 속 문장을 적어주세요.
웅녀의 이야기가 사실이던 거짓이건 관계없이 3~4차례 만남만으로 끝내고 기약 없이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것은 좀 이상합니다. 거짓이라면 마음이 있었으니까 좀 더 진도를 나갈 것이고 진실이었다면 살아가면서 여러차례 만났다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만난 것이니 간절할 것 같습니다. 다만,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하게 만나왔다면 그 만남이 너무 익숙해져서 간절함이 사라지고 이렇게 금방 끝내고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럼 너무 씁쓸한 스토리가 되는 것 같네요
저도 웅녀의 정체와 마음이 아리송했는데, 헤어져도 다시 또 만날 걸 알기에 쿨하게(?) 갈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오히려 헤어짐이 있기에 이 관계가 더욱 애틋한 건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어요. 쓰고 보니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씁쓸한 것 같네요.
처용가도 그렇고 단군과 웅녀 신화도 적절하게 글에 녹여 쓰는 작가님의 상상력과 필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주인공에게 이입해서 보는 편이라 단군(?)처럼 웅녀의 정체가 흥미롭고 알쏭달쏭했어요. 웅녀의 말이 진실이라기엔 허무맹랑한 껍데기 같고, 거짓이라기엔 단단한 알맹이 같아서.. 경험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야기가 술술 나오는지? 그치만 믿을 수가 없어서 혼란스러웠네요. ㅋㅋㅋ
이번 편은 제목부터 뭔가 훅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는데, 설정 자체도 흥미로웠어요. 아리기도 했고요. 장작가님이 18번 질문에 담아주신 '죽을 때까지 함께하기보다는 잠시 스치는 인연으로 만나는 게 가슴이 덜 아프다'라는 문장이 유독 아팠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인간에게는 단 한 명의 예외도 없는 순리, 노화와 죽음이 있기 때문에(웅녀 제외) 삶이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시점만 모를 뿐 우리는 모두 시한부 인생이니까요. 어떤 면에서는 관계도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웅녀는 환생하는 주인공과 끊임없이 마주치면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죠. '죽을 때까지 함께하기보다는 잠시 스치는 인연으로 만나는 게 가슴이 덜 아프다'는 문장과 '당신과 짧게 만나되 영원히 만나는 길을 선택했어요'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많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설정을 해보고 싶었어요. 만약 둘 다 죽지 않고 천년만년 영원히 함께했다면 그건 과연 행복했을까? 하는 설정이요.
(글이 길어 끊어 올립니다) 작년에 신형철 작가님의 고전수업을 듣고 온 적이 있습니다. '상실과 추구'에 대한 주제였는데, 제가 이해한 바로는 상실과 추구는 결국 같은 선상이라는 말 같았어요. 추구 속에 상실이 있고 상실이 이미 추구라는 것? 내가 간절히 소망했던 추구의 형체가 실은 그렇게까지 추구할 만한 가치가 없었다는, 즉 내가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었다는 걸 명징하게 깨닫는 순간이 바로 상실이 된다는 말 같았거든요. 의도와 상관없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상실되는 것이 생기곤 하니까요. 흔히 말하는 '덧없다'는 표현도 그렇고요. 그래서 종종 회자되곤 하는 오래된 커플의 이별 사례(?)도 이와 비슷하다 여겨질 때가 있었던 것 같아요. ​둘 사이에 어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이 아닌데, 오히려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저 평소처럼 흘러가던 수많은 하루 중 일부일 뿐인데, 문득 깨닫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아 이 사랑이 끝났구나, 나 이 사람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구나, 헤어져야겠구나'라는 강렬한 메시지랄까요. 둔탁한 무언가로 아무런 신호도 없이 기습당하듯 얻어맞는 느낌 말이에요. 이 상황의 가장 큰 문제는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거죠. 심지어 어떤 일이 생긴 것도 아니에요. 그냥 그렇게 돼버린 거죠. 시간에 의한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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