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읽고 나서 회사 때려치우고 자취방 보증금 까먹으면서 고시원에 살던 시절이 떠올라서 울뻔했습니다.. 그때 부모님은 비빌 언덕이기보다 죄의식의 원천이었지요... ㅠㅠ
사실 저도 부모님이 비빌 언덕이었던 적은 없어서.. 특히 어머니를 떠올리면 지금은 옅어졌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정은 죄책감입니다.
창작 뒷 이야기 넘 재밌어요. 짧지만 머리를 엄청 쓰셨네요!! 저는 클라이막스 장면 (짧으니까 써봅니다): 그녀는 내 말을 다 듣기도 전에 손사래를 쳤다. "됐어요" 읽으면서 마음이 무너졌어요 ㅠ_ㅠ 여담의 계좌번호 우와.. 그런 일도 일어나는군요. 마음 넘 감사한데.. 소설가의 소설에 빠져주신 것 넘 좋고 ㅎㅎㅎ 얼마를 주시려고 마음먹으셨을지 문득 궁금..+_+
"됐어요" 다음 장면에 바로 bgm으로 나훈아의 '테스형'이 나오고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부분을 들려주면 딱이겠네요. 사실 그 분께 계좌번호를 알려드리면 얼마나 보내주실지 저도 궁금하긴 했습니다 ㅎ
맙소사, 읽다가 또 빵 떠졌어요. 마음만 감사히 라니 받겠다는 이 정중함과 진지함은 또 무엇이란 말입니까... 마음이 정말 따스한 독자님이네요.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 이 소설의 소재가 되었다는 점이 인상 깊어요. 저는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소소하지만 비슷한(?) 한계를 느꼈던 저의 최근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작년 말부터 '손목닥터9988'이라고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헬스케어 프로그램(스마트워치를 이용해 걷기 등 건강 관리를 하면 포인트(1포인트=1원)가 쌓이고 이를 ‘서울페이머니’로 바꿔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시민 건강 증진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덕분에 스마트 워치도 서울시에서 무료로 대여받고 열심히 포인트를 모았더랬죠. 20,000포인트 정도가 쌓였길래, 드디어! 서울페이로 집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볼 계획으로 호기롭게 방문했죠. 근데, 웬걸. 결제가 되지 않는 거예요(책 속의 주인공처럼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서울페이 가맹점이라고 다 되는 게 아니라, 서울페이 가맹점 중에서도 보유상품권을 '손목닥터9988'로 설정해서 그 범위에 있는 매장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더라고요. 제가 갔던 집 근처 마트는 (순수한) 서울페이만 사용 가능했던 매장이었고요. 덕분에 이 포인트를 어디서 써야하나 가지도 않는 매장들을 이것저것 한참 찾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 걷기 정말 좋아하거든요. 만약 서울 사람이고 저런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연해님이 겪으신 사건을 저도 겪었다면 소설 하나 나왔겠는데요? 온라인 통해 헬스케어 포인트 20000만을 현금 1만8000원에 파는 깡을 소재로 말이죠. 이런 프로그램도 있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하하하, 같은 서울 시민이었으면 좋았을 것을요. 저의 연인도 경기도 사람이라 서울에만 있는 좋은 복지에 아쉬워하곤 한답니다. 역시 현실의 고단함(?)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가의 위엄이란!
포인트 깡이로군요?;; ㅎㅎ
이 소설의 OST는 이승환의 '가족'으로 하겠습니다. 밤늦은 길을 걸어서 지친 하루를 되돌아오면 언제나 나를 맞는 깊은 어둠과 고요히 잠든 가족들 때로는 짐이 되기도 했었죠 많은 기대와 실망 때문에... 늘 곁에 있으니 늘 벗어나고도 싶고... 어떡해야 내가 부모님의 맘에 들 수가 있을지 모르고 사랑하는 나의 마음들을 그냥 말하고 싶지만 어색하기만 하죠 힘겨운 하루를 보낸 내 가족들의 낮은 숨소리 어린 날 보살펴 주던 내 누이의 고마운 추억이 있죠 가족이어도 알 수 없는 얘기 따로 돌아누운 외로움이 슬프기만 해요 아무 이유도 없는데 심술궂게 굴던 나를 위해 항상 참아주던 나의 형제들 사랑하는 나의 마음들을 말하고 싶지만 어색하기만 하죠 힘이 들어 쉬어가고 싶을 때면 나의 위로가 될 그때의 짐 이제의 힘이 된 고마운 사람들 어떡해야 내가 부모님의 맘에 들 수가 있을지 모르고 사랑하는 나의 마음들을 그냥 말하고 싶지만 어색하기만 하죠 사랑해요 우리 고마워요 모두 지금껏 날 지켜준 사랑 행복해야 해요 아픔 없는 곳에 영원히 함께여야 해요 https://youtu.be/xfRljrjRpFQ?si=PqZdQfJmFPHXYmPq
소설 OST 정해주시는 것 정말 좋네요... 「선물」의 화자가 어머니와 함께 소고기 먹는 장면을 상상하며 들었습니다 ㅎㅎ.
계속 OST가 나올 겁니다. 그리고 어떤 단편은 특정 노래를 모티브로 쓰기도 했습니다. OST도 기대하시지요 😁
선물에서 모르는 여자분께 말을 거는 부분이 생생해서 인상 깊어요. 마스크를 내리니 뒤로 물러서는. 마스크로 가렸을 때 드는 경계심과 내려서 드는 경계심. 그리고 공포 당혹감. 아파트 문화와 마스크 문화는 맞닿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두 사람 모두에게 공감이 가면서도 너무 슬펐습니다. 그리고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처럼 이 또한 몰라서 미워하게 되는 상황의 일부가 아닐까 하며 연결시켜 봅니다~ 저는 코로나 지원금이 나올 때 안 걸리다가 현정권으로 바뀐 후 코로나에 걸려서 지원금도 못 받고 전화 진료도 진료비가 꽤 비싸서 좀 억울했던 기억이 나네요. 뭐든 처음에 진입해야 손해가 없는 세상인 것 같습니다.
지수가 죽었다. 나 박지수는 여기서 이렇게 꾸물거리며 잘 살아가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같은 공기로 숨을 쉬던 또 다른 박지수는 지금 숨을 쉬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너무도 낯설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p10, 정진영 지음
나는 지수로부터 직접 이별의 인사를 듣지 못했다. 또한 나는 지수의 죽음을 직접 보지 못했다. 나는 그저 지수와 나눈 추억을 서랍 속에 잠시 넣어두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나와 지수는 아직 이별하지 않았다. 나는 말도 안 되는 억지 논리를 펼치며 지수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p23-24, 정진영 지음
이해하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나는 누구에게 적의를 담은 눈빛을 던져야 하는가? 마지막까지 내 이름을 부르고 떠났다는 지수에게? 아니면 지수의 남편에게? 홀로 그런 눈빛을 감당하기에는 내 상처 또한 너무도 컸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p26, 정진영 지음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 신에게 비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으면 어떤 심정일까요? 미칩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p28, 정진영 지음
내가 처용인가, 지수의 남편이 처용인가? 내가 역신인가, 지수의 남편이 역신인가? 그러나 처용의 아내이자 역신이 흠모하던 여인은 이미 세상에 없었다. 그 빈자리에서 처용과 역신이 서로 뒤엉켜 울부짖고 있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p30, 정진영 지음
처용은 역신을 바라보며 자신이 처용인지 역신인지 잘 모르겠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역신도 처용을 바라보며 자신이 역신인지 처용인지 잘 모르겠다고 낄낄댔다.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한참을 웃어대던 둘은 어깨동무하며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높아진 노랫소리에 흐느적거리는 춤사위가 어우러졌다. 웃음과 울음 사이에 놓여 쉽게 구별이 되지 않는 웃음소리가 밤하늘에 길게 울려 퍼졌다. 보름달이 처용을 닮은 역신과, 역신을 닮은 처용을 비추며 서쪽으로 기울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p31, 정진영 지음
다른 작품으로 넘어갔지만, 뒤늦게 숙제 올립니다. '도배'였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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