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하하, 작가님 말씀 너무 공감됩니다. 저는 조금 다른 예시로, 위에서도 살짝 언급했던 인터넷소설 세대인데요. 당시 그 책에 등장했던 이름들을 보면 현실에서 만나면 살짝 도드라질 것 같은 이름들이에요. 물론 있기는 하겠지만 막상 만나면 뭐랄까, 흔히 말하는 인소 재질이랄까, 감성이랄까. 여하튼 그렇더라고요.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자면 대충 이런 느낌이에요. 설공단, 천해라, 노아린, 반희연, 이햇살, 나무현, 김형광, 김잔디, 류남히, 은초린, 천해명 등등 나열하자면 끝도 없는데... '반'이 성으로 들어가는 이름도 유행처럼 은근 많았죠. 그래서 저도 무난한 이름을 짓는 게 가장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담이지만 제 이름은 단번에 제대로 알아들으시는 분을 못 본 것 같아요. 글자로 먼저 접하면 그나마 괜찮은데, 음성으로 먼저 접하신 분들은 대체로 한 번에 못 알아들으셔서 몇 번을 되물으세요(제 발음의 문제일까요). 그래서 직관적인 이름을 가지신 분들이 부러울 때도 있었답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천계영 작가님 만화를 시작하지 못한 게 그 등장인물 이름들 때문입니다. 이름들이 너무 특이하니까 몰입이 안 되더라고요. 당시에는 그런 캐릭터 이름도 상당히 드물었고요. (그런데 더 여담이지만 저는 천계영 작가님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산 적이 있습니다. 문득 자랑해보고 싶네요.) 제 이름도 한번에 알아듣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대부분 '장광명'으로 알아들었어요. ^^
작가님, 감기 걸리셨어요? 콜록콜록 자꾸 기침을 하시네요? (모른 척) 저는 작가님의 글을 읽고 천계영 작가님을 처음 알고 검색해 봤어요. 가장 먼저 눈에 띈 <언플러그드 보이>라는 작품의 등장인물 이름을 쭉 훑어봤는데 정말 독특하네요. 장점이 하나 있다면 쉽게 잊어버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사람 이름을 잘 못 외우는 편이거든요. 근데 천계영 작가님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산 적이 있으시군요! 저도 문득 자랑 하나 해보자면, 배우 강동원님과 어릴 때 같은 동네에 살았었답니다(창원에 살 때요). '장광명'에서 웃음이 터졌어요. 아침부터 왠지 홀리해지네요. 제 (친)오빠도 이름에 '명'이 들어가는데, 오빠 친구들 중에 그 이름을 제대로 부르는 사람을 못 봤습니다. 경상도 사투리랑 뒤엉켜서 다들 자기 마음대로 부르더라고요(웃음은 저의 몫). 근데 작가님 성함은 성을 떼놓고 보면, 진짜 특이(?)하긴 해요. 물론 좋은 의미로요! 되게 뜬금없는데, 작가님 이름을 생각하면 왜 자꾸 양갱이 떠오르는지 모르겠어요. (받침에 이응이 여러 번 들어가서 그런가)
어렸을 때 별명이 ‘강냉이’였어요. 대학 다닐 때는 ‘쓰렉’, 회사 다닐 때는 ‘돌아이’. ^^ 이름 석 자 받침이 다 같은 분들 괜히 좋아해요. 한은선 신윤진 이런 분들... 받침이 다 이응인 분들도 은근히 계시더라고요. 정동영 정상명 강영웅... 그나저나 천계영 작가님을 모르셨다고욧!?
어라랏? 저 어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전시를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강냉이 털어 국현감>이라는 전시를 보고 왔습니다! 게임 미션을 완수해서 강냉이도 한 봉지 받아왔어요. 작가님!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만들어보겠다는 결연한 의지) 아니 근데, 다른 별명은 다 그러려니 하겠는데(응?) '쓰렉'은 왜...? 네, 작가님. 천계영 작가님을 몰랐는데! 알게 되었습니다. 더 정진하겠습니다(꾸벅).
굳이 변명을 하자면 저희 과에 별명이 ‘쓰렉’인 동기들이 많았어요. 만나면 반갑게 서로 “쓰렉 뭐하냐?” “쓰렉 밥 먹었냐? 당구 치러 갈까?” 그런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 ... ‘강냉이 털어 국현감’이 도대체 어떤 전시인가 해서 찾아봤는데 게임 이름은 ‘원 클릭 쓰리 강냉이’군요... 왠지 기분이 편치 않은데요...? ㅎㅎㅎ
앗!! 전혀 생각지 못한 양갱에서 빵!!...ㅋㅋㅋ 아... 앙대....이제 밤양갱 들을 때마다 장작가님 성함을 떠오르게 생겼잖아요...(?) 책임지세요(?) ㅋㅋㅋ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악역 이름으로 굉장히 평범한 이름을 하나 썼는데, 그 이름을 가진 지인(성과 이름까지 같았습니다)이 나중에 진지하게 저에게 묻더라고요. 왜 그런 캐릭터에 자기 이름을 썼느냐고, 자기가 무슨 잘못한 게 있느냐고.
저는 전혀 겪어보지 않은 사례입니다. 제가 만약 이런 상황을 겪는다면 진짜 난감하겠는데요? 뭐라고 해명하든 상대방은 계속 오해를 할 테고. 앞으로 제가 이름을 수집하는 방법을 한 번 고려해보세요. 오히려 지인들이 서로 자기를 악역으로 넣어 달라는 부탁을 할지 모릅니다. 저처럼요. 그리고 언젠가 정세랑 작가님 인터뷰에서 본 악역 이름 짓는 법이 참 신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세랑 작가님은 스팸 메일을 모아 놓았다가 발신자 이름을 악역으로 쓰신다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저도 스팸메일 송신자 이름 중 괜찮다 싶은 이름을 적어두고 있습니다.
더 난감한 경우도 있었어요. 그 사람 사례 아닌데 제가 본인 이야기 썼다면서 서운해 한 지인이 있었습니다. 제 아내가 겪은 일이었기 때문에 더 당황스럽더라고요.
정말 억울한 상황이긴 한데, 한편으로는 대형 작가만 겪을 수 있는 해프닝이 아닌가 하는 부러움도 들었습니다. 저도 몸만 대형인 작가가 아니라 잘나가는 작가가 되고 싶구먼요 😂
저도 몸은 대형 작가로 성장하는 중입니다... 이 추세대로면...
몸만 대형 작가인 제 눈에는 아직 멀으셨습니다. 아직 멀으셨어요...
저도 그거 보고서 ㅡ 저의 스팸메일함을 들어가서 유심히 쳐다본 적이 있는데... 제 스팸함에는 아쉽게도(?) 라식라색, 타이어교체, 정수기임대... 이런 식으로 사람이름이 아니더라구요...ㅠ ㅎㅎ
네? 지나가던 지은이 깜짝 놀랩니다 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오늘(12일)과 내일(13일)은 「징검다리」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얼마 전 그믐에서도 독서 모임이 열렸던 앤솔로지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에 수록되었던 단편이지요. 7. 「징검다리」를 읽으면서 한 생각이나, 정진영 작가님께 묻고 싶은 질문, 혹은 인상 깊었던 소설 속 문장을 적어주세요.
선홍색에서 분홍색, 그리고 우윳빛 하얀색. 살코기에서 비계로 층층이 이어지는 먹음직스러운 색의 변화. 낙관처럼 선명하게 살코기에 박힌 큼지막한 오돌뼈. 손님이 많지 않아 그저 그런 고깃집인 줄 알았는데, 두껍게 썰린 삼겹살의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았다. 불판에 오른 삼겹살은 가게 주인의 능숙한 손길에 따라 지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핏기를 지웠다. 고소한 기름 냄새의 농도가 짙어지며 술을 불렀다. 나는 낭만고양이와 건배하고 잔을 비운 뒤 삼겹살 한 점을 소금에 찍었다. 잡내 없이 혀 위에 맴도는 감칠맛고 기분 좋은 육향. 껍질이 붙어 있어 쫄깃한 비계와 부드러운 살코기의 조화로운 식감. 웃음이 절로 터져 나왔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p.59, 정진영 지음
삼겹살성애자에게는 포르노그라피에 가까운 묘사 수위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부분은 작가의 커밍아웃으로도 읽힙니다.) 지금까지 오돌뼈에 대한 이렇게 탁월한 비유는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 '낙관처럼 선명하게 살코기에 박힌 큼지막한 오돌뼈'에서 흰색과 붉은색의 현란한 전위에 넋을 잃을 뻔...! 제가 떠올린 BGM입니다:) https://youtu.be/cQIA00FT-n8?si=5iV2ZqOpNwBg25fC
공유해주신 곡 가사가 예술이네요 ㅎ 절대로 함부로 고기를 뒤집지 마라 절대로 한입에 두 점씩 처넣지 마라 절대로 피 같은 고기를 태우지 마라 절대로 최후의 한 점도 남기지 마라 제가 작가로서 가진 몇 안 되는 경쟁력 중 하나가 음식 묘사입니다. 북토크를 하면 소설에 나오는 술집과 음식점이 어디냐고 묻는 분들이 좀 있습니다. 몇 년 전 장편소설 『침묵주의보』로 북토크를 했을 때, 몇몇 독자께서 소설에 나오는 술집과 음식점이 실제 있는 곳이면 공유를 해달라고 하셔서 리스트를 뽑아드린 일도 있습니다. 급기야 첫 산문집도 술안주를 주제로 썼습니다. 한 출판사 대표께선 소설에 음식 묘사 좀 그만하라는 부탁을 하시더군요. 음식 묘사가 소설 감상을 방해한다고. 하지만 그 부탁을 무시했습니다. 제일 잘하는 건데 그걸 빼면 섭하죠 😜
삼겹살 앞으로 달려가게 하는 문장이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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