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오부리라는 말을 쓸 정도라면 도우너가 얼마나 오래 대한민국에서 살았는지 아실 겁니다. 낯선 행성에서 살면서 고생 많이 했습니다. 저는 다음에 뵐 때 등을 최대한 감추고 앉아 지퍼를 숨기겠습니다. 정부기관의 실험체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
장작가님 주문까지는 알아들어 흠칫! 했는데 '오부리'는 모르겠네요~😅
'오부리'는 즉흥 연주를 가리키는 은어입니다. 이탈리아 말인 ‘오블리가토’(obbligato)가 어원이라고 들었습니다. 연주 중간에 원래 멜로디 외에 양념처럼 즉흥 연주를 더하는 걸 의미하는데, 예전에는 노래방기기가 없었잖아요. 그래서 밴드가 직접 연주하는 걸 '오블리카토'라고 하다가 '오부리'가 된 걸로 압니다. 요새는 잘 안 쓰는 말인데, 음악 하는 친구들은 다들 잘 알아듣는 편입니다.
위에서 정진영 작가님께서 잘 설명해주신 바에 조금 덧붙이자면, 오부리가 필요한 곳은 유흥주점이었어요. 많은 연주자들이 그곳에서 술 취한 손님들의 엉망진창인 노래 반주를 해주며 아르바이트를 했고요. 연주자들이 눈치껏 음정 박자를 노래 부르는 사람에 맞춰줘야 했죠. 어둡고 슬픈 느낌의 단어입니다. ^^
계속 관심을 놓지 않고 얘기하는 것이요~ 세월호처럼.
저도 @느려터진달팽이 님 말씀처럼, 관심을 놓지 않고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통 구경하는 사회>라는 책에서 김인정 작가는 뉴스와 소셜미디어가 합세해 전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생중계하는 시대인만큼, 타인의 고통이 '고자극 콘텐츠'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고통을 보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자각 때문에 되려 죄책감과 무력감에 빠지기도 한다고(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고). 하지만 이건 고통을 바라보는 시선을 거둬야 한다는 경고가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시선을 멈추지 말야야 한다는 말이더라고요. "우리가 고통을 보는 이유는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연대를 통해 느슨한 공동체를 일시적으로나마 가동하여 비슷한 아픔을 막아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 일이 왜 일어났는지 살펴보고, 누가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알아내고,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헤쳐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게 동료 시민의 역할이다. 우리의 시선이 어디에, 얼마나, 어느 정도의 섬세함으로 머물러야 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옮아가야 하는지까지가 이야기되어야 한다. 기자의, 미디어의, 카메라의 윤리가 결정되는 것도 이러한 지점에서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우리의 ‘응시’는 어떻게 변화의 동력이 되는가. 이 책과 함께, 연민과 공감, 대상화라는 한계를 끌어안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차근차근 모색할 수 있다.
그래서 세월호도 십주기를 맞이하야 그렸습니다~ 세월호 초기부터 내려가 법률지원하신 존경하는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의 변호사님께 드리기로 했어요:) & 긴 글 잘 쓰시네요! 그리고 오부리는 제겐 빵이 부른 아름다운 곡인데 저런;;
이 소설의 OST는 H2O의 '멀리서 본 지구'입니다. 멀리서 본 지구는 아름다울까 멀리서 본 지구는 반짝일까 멀리서 본 지구는 무서울까 그래서 아무도 찾아오질 않나 저 멀리 누군가가 반짝이는 지구를 바라보고 있을까 누구일까 멀리서 누군가 보고 있겠지 우리의 모습에 웃고 있겠지 웃고 있겠지 웃고 있겠지 웃지 말아 우리의 지구는 영원히 빛나겠네 https://youtu.be/KfpBPX2JauM?si=SMC-vSVhlQJesOtR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많은 분들이 기다려오신 「눈먼 자들의 우주」를 이야기하는 날입니다. 오늘(21일)과 내일(22일) 대화를 나눠 보겠습니다. 15. 「눈먼 자들의 우주」를 읽으면서 한 생각이나, 정진영 작가님께 묻고 싶은 질문, 혹은 인상 깊었던 소설 속 문장을 적어주세요.
제3차 세계대전에서 어떤 무기가 쓰일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4차 세계대전에서 어떤 무기가 쓰일지는 확실히 알겠습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P. 204, 눈먼 자들의 우주, 정진영 지음
15 마지막은 이 길 밖에 없는것인가?? 라는 슬픈생각이 드네요 이런 심각한 문제에 <아기공룡 둘리>를 더해야겠다 생각하신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지구멸망과 둘리는 제가 생각해 보지 못한 조합이라서요^^ 예비군훈련의 경험도 크게 와 닿았다고 하셨는데 잠깐 그믐에서 예전 남편말을 검증하는거 같아 그렇지만^^;; 예전에 남편이 미국에 출장간 적이 있는데 그곳에 어떤 분 목장에 초대받았대요 거기서 그 분이 사격내기를 제안하며 본인이 이길거라 자신했대요 체격도 훨씬 크고 연습도 많이 했으니까 그런데 작은 동양인 남편이 오히려 더 사격을 잘해서 놀랐다고 하는데~^^(남편은 실제 군에서 사격으로 포상휴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실제 우리나라에서 군필인 남성분들은 사격을 잘하시는 편인가요?? 그냥 군필이라는 무용담인건지 다른 나라에 비해 전쟁 수행력이 나은건지 좀 궁금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시국에서도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대처가 가능한 것도 준전시상황이어서 그렇다는 말도 있던데 음~항시 한국에서만 살아서 정말 우리나라가 전쟁수행에 대처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는건지 궁금하네요
도우너의 지구인의 위협에 대비하는 방법도 신선했습니다 예전에는 전쟁으로 인한 파멸 ,환경파괴로 인한 자연재해로 인한 파멸들은 생각했는데 요즘 우리나라나 유럽을 보면 이렇게 자연소멸도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어느 쪽이 가장 위협적일까요??
지구에 사는 다른 생물 입장에선 인류가 줄어드는 게 더 좋은 일 아닐까요? 저는 전쟁, 환경파괴 보다는 생활 패턴의 변화에 따하 자연스럽게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느 국가든 개발이 일정 수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출산율이 줄어들더라고요. 굳이 많이 낳지 않아도 개인의 생존에는 큰 무리가 없으니까요. 저는 그냥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봅니다.
할리우드 영화로 기후 대재난, 혜성충돌, 세계전쟁 등 극적인 지구 멸망과정만 보다 이번 작품에서도 언급했듯이 조용히 자연적 소멸도 가능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92년 LA폭동 당시 한인교민이 보여줬던 일사불란한 모습을 돌이켜 보면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루프 코리안'으로 유명한 일화잖아요. 예비역 출신들이 바로 전투태세 만들어 대응했던. 나중에 폭도들이 쫄아서 더 들어오지도 못했죠. 몇 년을 군에서 훈련하고 총을 만진 사람이 대한민국 남성입니다. 이거 엄청난 거거든요. 지금 길에 돌아다니는 헐렁해 보이는 아저씨들 무시하면 안 됩니다. 몸에 익은 거 무시 못합니다.
ㅎㅎ 멋지네요~~ 아저씨들 무시하면 안되겠어요~~^^ 그렇잖아도 아직도 전쟁시 어디어디 배치된다던 통지서(이름은 생각안나요^^;; ) 주민센테에서 남편이 받구는 머리 허옇게 될때까지 전쟁터에 나가야 되는거냐구 하던데~~~ 뭐 그냥 그게 한국 남성들의 숙명인가 싶으네요~~^^;;
군필자에 대한 대우가 지나치게 박한 게 안타깝습니다. 전쟁이 나면 가장 비참한 처지에 놓이는 건 아이와 여성입니다. 이미 수많은 역사가 그걸 보여줬고요. 당장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만 봐도 그렇죠. 현역 그리고 예비역은 유사시 나서서 가족과 주변 사람들 나아가 다른 국민을 지킬 준비가 돼 있는 사람입니다. 존경까지는 아니어도 비웃음을 받으면 안 된다고 봅니다.
민방위 갈 나이도 끝난 사람한테는 그 통지서 안 오나 봐요. 그런데 저는 민방위야말로 남녀노소 다같이 많이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졸면서 들었는데도 은근히 유용했어요. CPR 하는 방법(흉부 압박까지 갈 것도 없이 고개를 젖히는 것만으로 살 확률이 늘어난다든가), 손가락 잘렸을 때 병원까지 들고 가는 법, 지진 났을 때 대처법 같은 거 배웠어요.
초등학교 때 학교 민방위 훈련 재미있었는데요.^^ 요즘은 학교 재량에 따라 소방서에서 하는 교육에 참가할 수 있어요. 아마 개인도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조금 큰 소방서에서는 소방서 내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보라매공원쪽이랑 어린이대공원쪽에 있는 소방서. 재미있어요.^^
뭔가 둘리, 도우너 이야기가 나오니 허무맹랑한 것 같으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설마 2022년이나 된 이 시점에 강대국이 전쟁을 할까 했는데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났고 현재진행형이라는게 안타깝지요. 이 작품은 장편으로 써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혹시 그런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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