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그래서 이젠 옆에 있는 사람을 도와줘요. 알음알음으로 알게 되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도움.. 용돈을 좀 보내주거나 옷을 보내주는 걸로요. 이젠 단체고 뭐고.. 역할이 분명히 있겠지만 정부지원금으로도 충분히 꾸려나갈 수 있는 거라는 생각으로요.
[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빨간리본

임쿨쿨
아이쿠 ㅠㅠ 그러셨군요,,, 그래도 좋은 일을 멈추지 않으시네요! 저는 생태계 지킬 요량으로 나무 심고, 풀 정리하고, 도토리 심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운동 할 때, 사우나 할 때 다 같은 땀인데 유독 더 기분이 좋더라고요.ㅜㅜ

빨간리본
도토리요.. 우와~ 나무를 심는 사람이 떠오르네요~

임쿨쿨
아직도 못 읽어본 책입니다. 나무 얘기를 하면 항상 추천 받는 책이네요^^ 얇던데 4월이 가기 전, 꼬옥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해용!

빨간리본
한 땀, 한 땀.. 아니 도토리 하나 하나 심어나가는 자신의 현재 행동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멋졌어요. 그 열매는 누군가 얻어가리~ 아니, 다 가져가라~~~ 는 아름다운 모습이요.
게으른독서쟁이
전 예전에 옥스팜을 정기후원했었는데 옥스팜 스캔들 터지고 취소했습니다. 인간의 본능인가보다 싶습니다.
그래도 좋은 일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하며 아직 몇 개의 단체를 후원중이기는 합니다. 그 중에서 제일 많이 돕고 싶은게 한국해비타트 독립유공자 후손들 돕기인데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후손들이 좀 잘 사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로또에 당첨되기만 하면 많이 후원할 수 있는데 아직 로또에 당첨되질 못해서 매월 조금씩만 후원합니다. 로또에 당첨되길!! 제발!!

연해
하... 힘이 빠진다는 말씀에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이쪽 분야에서 '사랑의 열매'는 비영리계의 삼성이라고(ㅋ). 다들 농담처럼 하는 말인데, 그만큼 돈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답니다.
오래전에도 비영리단체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 하나 있었죠. '어금니 아빠'라고. 그 사건 이후로 비영리단체들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도 커지고, 비영리회계의 투명성 평가도 중요해졌죠. 그 무렵 공익법인 회계기준도 제정되고, 의무사항도 더 강화되면서 혼란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 또한 그 당시 새롭게 변경된 기준에 정신 못차리며 여기저기 교육을 다녔던 기억도 나고요.
좋은 마음으로 기부해 주셨을 텐데, 제가 다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조심스러운 발언이지만 이 업계(?)도 그다지 깨끗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재무팀에 있지만, 투명하려고 하면 할수록 내부 직원들이 오히려 저희를 욕하거든요(까다롭다고, 적당히 좀 하라고).
그래서 저도 이제는 @빨간리본 님 말씀처럼 옆 사람의 아픔을 도와주는 게 가장 큰 도움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근데 말은 또 이렇게 해놓고 후원하는 곳이 있기는 합니다. 물론 그 기관의 재무상태표나 운영성과표 등을 꼼꼼히 살핀 후에 말이죠.

꿀돼지
「안부」에 관한 뒷이야기를 풀겠습니다.
저는 기자 시절에 고용노동부에 2년 넘게 출입했습니다.
취재 때문에 많은 현장을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났고, 각종 노동 이슈를 따라가느라고 무척 바쁜 시절을 보냈습니다.
노동 현장에서 벌어지는 말 같지도 않은 사건을 많이 접했는데, 그런 현장 중 하나가 콜센터였습니다.
정말 열악한 곳이더군요.
진입 장벽이 낮은 일터여서 임금 수준이 낮은 데다, 성추행 같은 일이 벌어져도 쉬쉬하고 넘기는 경우도 많고요.
각자 너무 힘드니 뭉쳐서 항의할 엄두도 못 내요.
언젠가 꼭 소설로 다루고 싶은 소재였는데, 지난해 목포를 주제로 다룬 앤솔로지 『소설 목포』에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목포는 혼자 차를 몰고 여행해 봤고, 아내와 함께 여행해 봤고, 영산강자전거길을 달릴 때 자전거를 몰고 여행해 본 곳이어서 흔쾌히 참여했습니다.
몇 년째 자전거를 소재로 다룬 장편소설 집필을 고민 중이었는데,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습니다.
기회가 온 김에 목포라는 도시에 콜센터라는 소재와 자전거를 엮어 단편을 쓰며 장편을 어떻게 쓸지 감을 잡아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영산강자전거길을 달렸던 경험 때문에 이야기가 머릿속에 순식간에 그려졌습니다.
여기에 목포의 한 노포에서 먹었던 평양냉면도 더했고요.
단편을 쓰는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최근에 무사히 장편 집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안부」는 제 소설에선 드문 여성이 주인공인 단편입니다.
저는 장편소설 『다시, 밸런타인데이』 외에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쓴 적이 없습니다.
제가 여성이 아닌 이상 여성의 심리를 온전히 묘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소설(특히 장편)의 주인공은 늘 저와 동갑인 남성입니다.
하지만 단편으로는 한 번쯤 여성을 주인공으로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과연 여성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쓸 수 있을지 궁금했고요.
표본이 많진 않은데, 평이 갈렸습니다.
'제1독자'인 아내는 "남자가 여자인 척하는 것 같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당연히 소설에 대한 평도 좋지 않았습니다.
반면, 첫 리뷰 기사를 썼던 경향신문의 문학 담당 기자님(여성입니다)은 "어떻게 여성의 심리를 이렇게 섬세하게 묘사했느냐"는 반응을 보여 당황스러웠습니다.
심지어 이 소설 때문에 리뷰를 쓰겠다고 결정했다는 말을 듣고 같은 텍스트를 보고도 이렇게 평이 갈릴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여담인데, 콜센터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는 월급사실주의 동인이기도 한 김의경 작가님이 장편소설 『콜센터』를 통해 훨씬 생생하게 펼쳐 놓으셨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꼭 참고하세요.

거북별85
아! 이런 뒷이야기가 있었군요~그렇지않아도 <안부>를 읽고 흠칫 놀랐습니다
2가지 점에서 하나는 콜센터의 근무환경이 이렇게 열악하다구~ㅜㅜ(제 오랜친구가 콜센터에서 일했는데 그 친구가 워낙 말수가 적은 친구라 그냥 잘 지내는줄 알았거든요~ㅜㅜ) 두번째는 정진영 작가님이 흡입력있는 여성적인 목소리에 놀랐습니다~ 실은 정작가님은 문체에서 왠지 강한 느낌이 항상 들었거든요~^^;; 이 작품은 월급사실주의 동인에 최적화된 내용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답답하고 슬프고 그럼에도 옆에 홀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챙겨줄 여유도 없고~
이런 일들을 어떻게 세세하게 아실까 신기했는데 기자시절 고용노동부에서의 경험이군요~ 정말 작가님들은 참 여러모로 보고 듣고 배우는게 많아야하는 직업이신가 보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 말씀하신대로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들에 관한 관련 단편들도 여러 다양한 시각으로 작가님의 날카로움과 몰입감으로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꿀돼지
소설에 묘사한 것처럼 열악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특별한 기술이나 학력 및 경력이 필요 없는 데다 인력 충원도 쉽습니다.
고용주 입장에선 뭐 하나 개선하거나 양보할 요소가 전혀 없습니다.
고객은 그런 사정을 알 필요도 없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고요.
안타깝지만 저는 콜센터의 노동 환경은 앞으로도 개선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저는 소설이라는 수단으로 잠재적 콜센터 고객인 독자에게 이런 현실을 환기하고 싶었습니 다.
또한 콜센터 근로자 대부분이 여성이기 때문에 이 소설의 주인공은 여성이어야 했습니다.

연해
이번 편도 작가님의 경험이 더해진 소설이었군요!
목포와 콜센터를 엮으신 일화가 인상 깊습니다. 자전거와 평양냉면도요(아직 못 먹어봤지만).
이번 소설의 주인공이 여성이었는데 평이 갈렸다는 말씀도 흥미로웠어요. 저는 전자에 가깝습니다(부정적이라기보다는 "남자가 여자인 척하는 것 같다"는 부분이요). 특히 술 시중 장면과 성추행 당하는 부분에서 마치 남일처럼 상황을 너무 덤덤하게 풀어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덕분에 주인공의 인내심은 해탈의 경지가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본부장 손목을 그냥 콱!). 뭔가 좀 묘했습니다.
저도 김의경 작가님의 『콜센터』를 읽었었는데, 콜센터의 현실도 서글펐지만 등장인물들이 진상 고객을 찾아가 응징하려던 장면이 통쾌하기도 했어요. 호기로운 청춘(?)들의 모습이 용감하다 싶기도 했고요. 하지만 먹이사슬처럼 결국 다 돌고 도는 노동자였죠. 읽은지 오래돼서 결말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요.
작년에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를 읽다가 첫 번째 작품이 김의경 작가님의 작품이라는 걸 알고서 반갑고 신기했던 기억도 납니다.

borasoop
저는 읽으면서 남자가 여자인 척하는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음 그렇다고 여성의 심리이다도 아니고. 그냥 인간이라면 여자나 남자나 다 비슷한 상황이 있기에 오히려 콜센터 얘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저도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하며 읽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름이나 힌트가 나오지 않으면 작가의 성별로 읽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저는 마지막에 주인공이 울 때 같이 울어서(시간을 되돌리면에서는 안 울었어요 ㅋㅋㅋ) 마음이 너무 찡했습니다. 콜센터는 참…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이 굉장히 열악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면세점, 백화점, 콜센터, 마트. 이런 곳의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계약직이나 파견 등이라서 대우가 참. 저는 한국어 강사인데 한국어 강사도 사실 못지 않아요. 할말이 참 많은 직업인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그만둬야지 하면서 그만두지 못하고 있네요. 4대보험과 퇴직금, 고용보험에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직업이 참으로 부럽답니다~^^

꿀돼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지만, 읽는 분께 선입견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를 모르고 소설집을 접하는 분은 저를 계속 모르고 소설집을 읽도록 하려고 저를 추측할 수 있는 정보를 다 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선 다들 알고 읽으셨으니 소용이 없었죠 ㅎ 성별을 떠나서 인간이라면 여자나 남자나 다 비슷한 상황이 있기에 남자가 여자인 척하는 것 같진 않았다는 말씀이 용기가 됩니다. 주인공과 함께 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꿀돼지
이 소설의 OST는 정인의 '오르막길'입니다.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 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그래 오르기 전에 미소를 기억해 두자
오랫동안 못 볼지 몰라
완만했던 우리가 지나온 길엔
달콤한 사랑의 향기
이제 끈적이는 땀 거칠게 내쉬는 숨이
우리 유일한 대화일지 몰라
한 걸음 이제 한 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 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 줘
그러면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오른다면
한 걸음 이제 한 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 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 줘
그러면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여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크게 소리쳐
사랑해요 저 끝까지
https://youtu.be/HwC3KGJKZIg?si=qSz9-amxUOCwZAY2
푸른태양
작가님... 조금 뜬금없는 질문입니다만...
혹시 오늘같이 비오는 날에 도무지 일을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존재하지 않는 저의 의욕을 되살릴 귀한 음악은 없을까요?
...ㅠ 놀고싶은 이 마음과 밀린 일처리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중....ㅠ
그나저나 저 요즘 [소설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 읽으며 혼자 깔깔 좋아하는 중입니닷! 에세이도 넘모 잘 쓰시는 작가님 최고❤

연해
엇! 이 책도 재미있나요? 지난번에 이 방에서 그 책에 대한 내용이 잠깐 나오길래 호기심이 생겼었는데, @푸른태양 님 말씀에 더더 기대가 됩니다:)

꿀돼지
넥스트의 '사탄의 신부'를 추천합니다.
이제는 고인인 마왕께서 "오늘도 커피를 부탁하는 조 대리의 얼굴에 커피 잔을 던져버리고 싶어 하는 많은 미스 김들에게 이 노래를 드린다"는 말을 남겼었죠.
더불어 『소설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산문집이 제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던 분들이 꽤 있습니다.
소설가에게 산문집이 더 재밌다고 말하다니... 아흑...
https://youtu.be/kUYdlIwrAc8?si=AjsgaXjPXmMfdTOA
어둠보다 더 검은 눈을 가진 소녀여
이제 작은 손을 내밀어 너의 운명을 잡아라
단 한 번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전부 너의 것이 되리라 이 모든 세상이
너의 흘린 눈물은 보석이 되고
남 몰래 숨긴 한숨은 노래가 되며
지나간 아픈 시간은 꿈이 되리라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에
wake up, my queen 한 겨울의 여왕이여
now arise, my queen 자신의 주인이여
고난과 시련이란 이름의 마차를 타고
폭풍 이는 벌판 위에 영원히 피어나라
wake up, my queen 첫 눈물의 여왕이여
now arise, my queen 운명의 주인이여
너 홀로 의지의 배를 타고 내게로 오라
이 영겁의 고독에서 몸부림치는
날 구해다오
dear my queen, out from the screen
dream on forever
dear my queen, twisted heroine
shine on forever, and ever and ever
너 자신조차도 미처 알지 못하던
네 깊은 곳에 숨겨진 너를 찾아내야 해
너의 바램은 나의 소원이 되고
누구도 너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리
소녀여 이제 일어나 나에게 오라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에
유안
문득 살아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안부, 287, 정진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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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고래
그 동네는 고진이 아니죠. 역사적으로도 다른 동네였고요. 고진에 편입된 지 고작 이십 년밖에 안 된 곳이고.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동상이몽> p251~252 , 정진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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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고래
싸움 중에서 제일 재미있는 싸움이 뭔지 알아? 좆밥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거야. 없는 것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서 아주 지랄들 한다! 지랄을 해!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동상이몽> p270, 정진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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