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명재일 잘 가’라고 선창하면, 여러분은 ‘멀리 못 나간다’라고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그다음에 제가 ‘고진은’이라고 선창하면, 여러분은 ‘하나다’라고 외쳐주십시오. 명재일 잘 가! ”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동상이몽> p272, 정진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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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리본
ㅋㅋㅋㅋ
저도 이 부분 너무 웃겼어요. 그런다고 갈 놈도 아니고.
고래고래
'라떼' 문화의 하나로 건배사가 꼽히지만, 가끔 정말 기발한 건배사가 있습니다. 작가님이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하신 듯. ㅎㅎ
장맥주
그믐 공식 건배사는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입니다.
고래고래
언제고 오프라인에서 뵙게 되면 '아지' 띄워주세요. 괄괄한 답사로 호응하겠습니다.
장맥주
아지... 랑이...?
연해
란 햇빛이 강할 때 지면에서 아른거리며 위로 올라가는 공기의 흐름 현상으로, 지면이 뜨겁게 달구어진...
고래고래
아,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도. 제가 대학 다닐 때, 뭔 행사 때마다 구호같은 의미로 앞서서 누군가 선창하면, 나머지가 정해진 구호나 노래를 함께 불렀던 기억이 나서요. 그때 그걸 '아지' 뜬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러고보니 틀린 단어 같기도. ㅋ
빨간리본
그러고보니 요즘 건배사가 없었네요.. 건배사가 있는 모임도 없긴 하지만 최근 지난주 저녁 모임에서도 그냥 '반갑습니다!' 정도.. 무슨 목적을 위한 모임이 아니어서 그런가봐요. 친목에선 딱히 건배사가 없는 듯.
고래고래
“ 내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 여기까지 오다니. 자랑스러웠다. 돌이켜보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크든 작든 무언가 의미 있는 성취를 일궈낸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축하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무언가 뜨거운 게 가슴속에서 치밀어 올라와 눈물을 밀어냈다. 나는 두 손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삼켰다. ”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안부> p280, 정진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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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고래
“ 그때도 나는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 노조가 콜센터와 싸워 얻어낸 복지와 혜택은 비노조원에게도 똑같이 적용됐으니까. 누군가가 나서야 하는 일이지만, 그게 굳이 나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안부> p285, 정진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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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사실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했답니다. 지금 제가 취하고 있는 행동이 딱 이 상태라서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에도 노조가 있습니다. 종종 회사 라운지에서 지부장님을 마주치면 농담도 주고받곤 해요. 원래 저와 협업하던 부서 팀장님이셨거든요. 막상 노조장이 되어 일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많다면서 껄껄 웃곤 하시죠. 그럴 때면 저도 같이 쓴웃음이 나고요. 이제는 다 지난 일이지만, 서로 연결된 업무로 실랑이하던 과거를 떠올리면 먼 옛날 같기도 합니다.
그분들의 모습을 존경하고, 소식지도 꼼꼼히 챙겨 읽고 응원하는 말도 전하다 보니 종종 권함을 받기도 하죠. 그럼에도 제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내밀한 이유는 있어요. 현장과 사무처 간의 갈등도 있고요.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는 각자만의 사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어렵고, 작가님의 이번 편을 읽으면서 마음 한구석이 무겁기도 했어요.
고래고래
변명 같지만, 99%의 사람은 다 그렇지 않을까요. 물론 저도 대부분 그렇게 비겁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안부>의 윤하 비슷한 시도를 안해본 건 아니지만, 대부분 실패했던 경험치가 있구요. 끌려가듯 노조 사무국장도 해봤지만, 그안에는 또 그 나름의 못참을 일이 있고, 그럼에도 또 그런 사정이 있었습니다. 역시 20대 천둥벌거숭이 시절이 가장 당당했던 것 같습니다. ㅎ
연해
아...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어요. 노조 사무국장도 해보셨다니! 이미 그것만으로도 엄청나신걸요. 그 안에는 또 그 나름의 못 참을 일이 있고, 그럼에도 또 그런 사정이 있다는 말씀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저도 혈기왕성(?)했던 20대가 겁도 없고 정의감에 불타올랐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지금 제 나이가 또 뭐 그렇게 많은 건 아니지만, 그때보다는 겁도 훨씬 더 많아지고 책임질 일(말과 행동 모두)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고래고래
제가 오히려 공감합니다. 조직이든, 그에 반대하는 또다른 조직이든 결국 고인 물은 시간이 지나면 썩어가더라... 뭐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게 아무리 좋은 명분을 갖고 생겨난 조직이라도 별 수 없다는 것과 동시에. 진보든 보수든, 시민단체든 종교단체든 다 같다고 저 혼자 생각해봅니다. 기독교로 친다면, 개신교, 침례교, 아미쉬.. 결국 조직이 단단해지면 욕하면서 구태를 닮아간다고 할까. 착한 사람은 나쁜 짓이 얼마나 달콤한지 몰라서 그걸 안해본 거 아냐? 하는 생각도들고,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나를 들여다본다' 같은 생각도 들고,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속 '대심문관'처럼 하느님이 재림해도 그 대리인인 신관은 화낼 논리가 있을 것도 같고. 여튼 점점 자신있게 난 그렇지 않아, 그러지 않을거야 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ㅠ
임쿨쿨
고래고래님 말씀에 공감하며, 당당하게 난 아닌데? 라고 말하는 사람은 서서히 멀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당연한 것도 절대적인 것도 인간이 판단할 수도 없고, 가치관이라는 건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뀌니까요~
고래고래
맞습니다. 예전에는 "왜 저렇게 답답하게 굴지? 되고 말고 간에 큰 차이 없어 보이는데..." 했던 일들에 대해 함부로 말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제 대학에 들어간 제 아이와 이런저런 답답한 얘기(이를테면 정치나 사회에 대해)를 할 때도 가급적 목소리에서 확신을 빼게 됩니다. '내 경우에는..', '그런 경우도 있더라..' 이런 식으로 여지를 두고 말하게 되고, 답답해하는 아들에게도 보이는 것처럼 모든 문제가 간단한 건 아니다...라고 말하게 되구요. 어찌보면 이게 다른 의미의 '꼰대' 같이도 느껴지는데, 할 수 없네요. 그렇게 명확하게 맞다, 아니다를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 하고 삼키게 됩니다. 결국 판단은 아이의 몫이고, 제가끔의 인생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연해
하... 이 말씀도 정말 공감해요. 저도 이중적인 제 모습에 자괴감이 들 때가 있는데, 누구도 자신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경계하며 조심하는 것 같습니다.
"착한 사람은 나쁜 짓이 얼마나 달콤한지 몰라서 그걸 안해본 거 아냐?"라는 말씀에 옛날에 봤던 드라마 대사가 하나 떠올랐는데요. <청춘시대>라고.
거기서 윤진명이라는 인물과 강이나라는 인물이 대조적으로 묘사되거든요. 윤진명이라는 인물은 가난하고, 아픈 동생의 병원비까지 대느라 그저 평범해지는 게 인생 목표인 사람이에요. 성실하고, 강직하며 정당한 노동을 해서 돈을 벌죠. 반면에 강이나라는 인물은 가족이 없고, 쉽게 돈을 벌어요(네, 여러 남자와 어울리며 그렇게 돈을 법니다). 강이나는 윤진명에게 쉽게 돈을 버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유혹하지만 넘어오지 않죠. 그래서 그녀를 질투해요. 그녀가 보기에 윤진명은 볼품 없고 예쁘지도 않으면서 예쁜 자신을 부러워하지도 않고, 돈도 없으면서 정직한 돈은 거들떠보지도 않아 자신을 초라하게 만든다 생각했으니까요. 반면에 윤진명은 그런 강이나를 경멸하죠. 그러다 처음으로 윤진명이 강이나를 이해하게 되는 장면이 나와요. 윤진명이 난생 처음으로 누군가(자신이 일하는 레스토랑 주인)에게 물질적인 유혹을 당하거든요. 그러면서 이 대사를 합니다.
"그동안 난 널 경멸했다. 내가 너보다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아니었어. 나에겐 그저 너만큼의 유혹이 없었던 것 뿐이야."
서로가 서로를 질투하고, 경멸하면서 죽일 듯이 미워하다가 어느 순간 서로를 이해해버립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누구나 윤진명이 될 수도, 강이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놓여진 상황과 환경, 갈급함에 따라 자신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알았죠. 그래서 더 비난하기 어렵겠더라고요. 다들 저마다의 사정은 존재하니까요(다만 그 사정이라는 게 범죄에 대한 면죄부라면 얘기는 좀 달라집니다).
그래서 제가 내리는 결론은 늘 "나나 잘하자"로 이렇게 또(허허허).
고래고래
저도 잘하겠습니다. 어렵습니다만. ㅎ
거 북별85
저도 궁금한 점이 예전 쌍용차도 생산직에서는 노조가 있는데 연구직은 노조가 없다더라구요 노조는 현장직분들이 주로 가입하는지 의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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