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왕고들빼기, 물봉선, 한련초, 해당화……. 뭐 하고 사느라고 이 좋은 걸 모르고 살았나. 이름 없는 꽃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가만히 서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잔잔하게 부는 바람에서 풀냄새가 느껴졌다. 오가는 사람 하나 없는 길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문득 살아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 느낀 기분을 윤하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안부> p287, 정진영 지음
너는 정말 대단한 일을 했던 거구나. 그리고 무척 외로웠겠구나. 너는 내게 먼저 손을 내밀어줬는데, 나는 너를 끝까지 외롭게 만들었구나.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안부> p290, 정진영 지음
<동상이몽>의 고진에 대한 시비를 보면서 문득 생각났던 건 잠실입니다. 지금은 '강남3구'라고 부르지만, 한 10년 전만 해도 강남 사는 친구들은 강남/서초에 잠실까지만 포함시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비교가 되냐'고 반문하면서. 서울 어디든 다락같이 집값이 오른 지금은 정말 옛날 얘기 같네요. 부동산 얘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분노 버튼'이 되어버린 지금은 또 다른 얘기를 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강남 안에서도 테북(테헤란로 북쪽)이 테남 무시한다는 이야기 듣고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아.. 테북과 테남... 전 이 이슈를 사실 잘 이해는 못했습니다. 테북이라봐야 압구정/청담/삼성이고, 테남은 대치동/개포동/도곡동 정도로 대표되려나요. 테남은 국내 최고 학원가라는 장점이 있지 않나? 하며 갸우뚱한 기억이 납니다. 물론 재건축 전망과 한강뷰를 따지면 테북이 압도적입니다만.
테북이 보기에 테남은 신흥 부자들이고 자기들은 좀 더 오래됐다, 뭐 그렇다고 합니다.
아 그렇군요. 근데 다들 고만고만하지 않나요? 72년인가 구반포를 시작으로 강남개발이 시작됐고, 그게 잠실 마지막 착공까지 15년 정도 이어갔고, 그 나이 동서축 넘어 남북축으로 개포, 일원까지 이어졌으니까요. 원래 논두렁, 밭두렁 하던 땅이 상전벽해하기까지 15년 정도면 초반에 들어왔든 나중에 들어왔든 강북 부자들 보기에 우스운 드립인 것 같은데요. ㅎㅎ
네,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는데... 모르겠습니다. 정말 테북 테남이라는 구분이 있고 테북이 테남 무시하는 건지, 그냥 누가 지어낸 말인 건지요. 저는 '잠실 부심' 같은 것도 어리둥절하더라고요.
모든 게 '카더라~' 수준의 얘기이니 정확치 않지만, 강남3구에 송파구를 빼려는 쪽도, '강남-서초-잠실'까지만 인정한다고 얘기했던 쪽도 모두 '잠실 부심'이라고 들은 것 같습니다. ㅎ
어릴 적에 영등포에서 살았는데, 공부 좀 하니까는 팔학군으로 이사가자고 할 때 집을 알아보니 강남은 너무 비싸서 잠실로 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생각나네요. 그런데 잠실부심이라니 경기도 사는 이십 년 동안 역전됐나봐요.
앞서도 몇 번 얘기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정진영 작가의 팍팍함(사회파)보다는 따뜻한 이야기를 더 애정합니다. <안부>는 그 중간선을 잘지나가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 사석에서 전국 자전거 종주를 했다는 얘기에 감탄하면서 듣기도 했고, 다음에 갈 땐 꼭 저도 끼워달라고 해놓고 막상 재작년인가 다시 출발할 때는 이런저런 핑계로 못 따라갔던 아쉬운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곧 출간될 장편도 자전거 여행을 메인 소재로 하는 작품임을 알고 있어선지, 꼭 예고편 같은 작품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아쉽게도 저희 출판사에서 나오는 소설은 아니지만, 저도 어깨 너머 볼 기회가 있었는데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역시 팍팍함과 따뜻함의 중간선을 잘 지나고 있는 작품이니 기대하셔도 될 듯합니다.
필요악이라는 단어를 공간으로 만들면 흡연실이 아닐까 싶다. 학연, 지연, 혈연만큼이나 직장동료와 친해질 수 있는 연줄이 흡연이라지 않던가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정진영 지음
아오 <안부> 보고 나니 목포에 있다는 평양냉면집과 떡볶이집에 너무 가고 싶슴다. 그나저나 정말이지 뭔가 쌍욕이 나올 뻔한 이야기입니다... ㅂㄷㅂㄷ
평양냉면집은 참고로 이 집입니다. 목포에 내려가실 때 꼭 드셔보세요. 평양냉면이면서도 평양냉면 같지 않은 맛이 독특합니다. https://naver.me/GMRmrnO6
엄청납니다! 작가님한테서 맛집도 공유받고~~~작가님의 음식묘사에 침이 고이는군요~☺️
제가 소설을 쓸 때 가장 잘하는 게 음식 묘사여서. 혼자 묘사하면서 침을 질질 흘리곤 합니다. 산문집 『안주잡설』을 쓸 땐 많이 괴로웠습니다. 쓰면서 배가 고파서요 ㅎ
아! 그러니까요~ 여름이 다가와서 <안주잡설>은 아무래도 나중으로 미뤄야 할거 같네요~^^;;(다이어트는 아니더라도 체중증량은 피해야하니~) @푸른태양님이 추천한 <소설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 >를 먼저 읽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목포 한번듀 안가봣심더!
오장동 냉면 스타일이 아닐까.. 잠깐 생각해보았습니다. 아.. 배가 고파옵니다;;;
오장동과는 거리가 멉니다. 평양냉면이긴 한데 양평의 옥천냉면 느낌도 납니다. 아무래도 남도여서 그런지 간이 좀 달라요. 그냥 목포냉면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요. 그래도 맛있습니다 👍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서리북 클럽> 두 번째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여름호(18호) 혼돈 그리고 그 너머[책 증정] <그 남자는 책을 읽었다> 편집자와 함께 읽기[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권혜영 작가님이랑_7월 2일 수요일 저녁 7시 (라이브 채팅)
[북다] 《애정망상》 권혜영 작가와 함께하는 라이브 채팅! (7/2)
인터뷰 ; 누군가를 알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그믐클래식] 1월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그믐클래식 2025] 5월, 월든[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그믐클래식 2025] 7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7월 23일 그믐밤 낭독은 <리어 왕>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수북탐독을 사랑하셨던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우리가 몰랐던 냉전의 시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열두명 열두달 시인의 릴레이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7월〕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댓글로 쌓아올린 세포, 아니 서평들
작별하지 않는다도시의 마음불안세대
스토리를 찾아 탐험해요.
스토리탐험단 7번째 여정 <천만 코드>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김영사/책증정] ★편집자와 함께 읽기★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개정증보판》[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1인출판사 대표이자 편집자와 책읽기[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8) [제발트 읽기] 『이민자들』 같이 읽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리북 클럽> 두 번째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여름호(18호) 혼돈 그리고 그 너머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문풍북클럽의 뒷북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문풍북클럽] 6월 : 한 달간 시집 한 권 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5월의 책 <죽이고 싶은 아이 1,2권>[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4월의 책 <예술도둑>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