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문상객에게 쓴 편지라니 정말 신박하면서도 마음이 짠해지네요. 제가 참석한 결혼식중에 정말 초스피드로 끝난 결혼식이 있었어요. 신랑입장, 신부입장, 신부아버지 축사, 신랑,신부 퇴장. 정말 10분도 안 되어 끝나고 밥먹으러 갔어요. 하다못해 신랑 만세삼창도 없고 축가도 없고요. 보통 결혼식 가면 언제 끝나나 하는데 그 결혼식은 너무 빨리 끝나 아쉬움이 남고 기억에도 남네요. 그래도 아기 낳고 잘 살고 있으니 그럼 됐죠 ㅋ
[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로미

지호림
아무래도 코로나 시절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떠오릅니다. 「동호회」를 읽으면서 그때의 풍경이 새록새록 떠올랐네요. 불과 2년 전이라는 게 잘 실감 나지 않기도 하고요 ㅎㅎ.
결혼식의 경우엔 하객 인원 제한이 있어서 누구는 초대하고, 누구는 초대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는 바람에 청첩장을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나 곤란해졌던 일이 생각나네요.
장례식에서는 모두가 마스크를 쓴 채 조문을 마치고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한 칸씩 띄어 앉아 밥을 먹던 풍경이 생생합니다. 병원은 특히 엄격하게 출입 인원을 통제하던 시절이라 고인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한 상주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기도 했죠. 신문이나 방송에서만 보던 일이 가까운 지인에게 벌어져 씁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었지만, 다시 생각해도 참 기이한 시절을 지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를 재현한 '코로나 문학'이라는 게 가능하다면 「동호회」가 그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장 작가님의 「적당한 자의 생존」과 「간장에 독」도 빠질 수 없는 작품이죠. 찾아보실 분들을 위해, 순서대로 『악스트 49호』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수록작입니다ㅎㅎ)

악스트 Axt 2023.7.8 - no.04949호 cover story 인터뷰이는 10년 만에 소설집 『반에 반의 반』으로 독자를 찾은 소설가 천운영이다. 2000년 1월 1일, 문신하는 여성을 그리며 등단했던 야심만만했던 소설가, 소녀 몸에 할머니 정신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가 늑 대 위에 올라타 들판을 내달리는 모습을 그리며 글을 썼다는 그의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첫 앤솔러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2023』가 출간되었다. 월급사실주의 동인은 동시대 한국사회의 노동 현장을 사실적으로 다루는 문학이 더 많이 창작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작가들의 모임이다.
책장 바로가기

장맥주
감사해요. ^^ 코로나 사태를 주된 소재이자 배경으로 하는 단편을 한 편 더 썼는데 나름의 기획이었습니다. "산 자들 2"에 실으려 합니다.

거북별85
<산자들>도 답답하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산자들2> 라니 기대됩니다^^
언제쯤 출간 예상하실까요?? 그럼 월급주의사실동인과는 어떤 차별점이 있을지도....살짝 궁금해지네요^^
제가 몰라서일수도 있지만(이미 여러 작품들이 출간되었는지) 코로나 시국 때 모습과 그 이후 고금리, 고물가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여러 모습으로 그려지면 좋겠어요. (정말 짧은 시간에 펜데믹, 비트코인, 주식상승장, 부동산 상승장, 고금리, 고물가 등등 너무 정신이 없는 시간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정신없 는 T익스프레스에 몸을 싣고 손잡이를 꽉 잡고 달린 기분입니다. )

지호림
와우 "산자들 2" !!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출간하실 때 그믐 북클럽도 꼭 열어주세요 작가님 ㅎㅎ.

장맥주
@거북별85 @지호림
헉... 영광입니다. "산 자들 2"는 언제 나올지는 잘 모르겠어요. 올해는 어렵고 아마 내후년쯤 아닐까 생각하네요. 이번에도 단편 10편을 실으려 하는데 지금까지 5편을 썼습니다. 3, 4편씩 묶어서 어떤 테마를 구성하려고 해요. 그래서 코로나 사태라는 소재로 단편 3편을 쓴 거고요. 이게 취재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서 좀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작품들과는 차별성은 없습니다. 월급사실주의 동인으로서, 동인 취지에 맞춰서 쓰고 있어요. 취지는 같아도 작가로서 저의 개성은 반영되기는 할 텐데, 그게 뭔지는 저도 꼬집어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시스템에 대한 관심 정도일까요? 아무튼 열심히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거북별85
24. 작가님의 지인분께서 문상객들에게 편지를 쓴건 너무 감동적이네요 죽음을 목전에 두고 과연 의연할 수 있을까 싶긴하지만 떠나기전에 감사한 분들에게 글로 감사함을 표현하는게 정말 좋을거 같아요
기억에 남는 결혼식과 장례식은 없었어요 모두 아무래도 천편일률적이지요 제 결혼식도 흠~~연예와 결혼생활 통틀어 바쁘고 재미없었던 시간이었던거 같아요ㅜㅜ ~~ '스드메'에 들일 시간과 돈을 좀더 사랑하는 서로의 기억에 남는 곳에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맥주
제가 20대일 때 아주 일찍 세상을 떠난 대학 후배의 장례식도 기억납니다. 친한 사이였는데... 식장에서 다른 친구들과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라 서로 얼굴을 피했어요.

프렐류드
지도교수님의 부친상이었는데, 유언이 조의금을 받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하시더라구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문상을 가서 직접 유족에게 인사하는 것 말고는 없더라구요. 인상 깊었던 기억입니다.

장맥주
조의금 받지 말라는 유언을 하신 고인도, 그 유언을 지킨 지도교수님도 멋지십니다. 저는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고 그게 제 뜻이었는데 부모님 장례식은 제 뜻대로 치르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다른 가족들이 있다 보니...
맑은주
코로나 기간에 지방(남편 고향)에서 결혼식을 올린 친구들이 있어요. 지방은 상대적으로 집합 인원수 제한이 덜 엄격해서 결정한 일이었어요. 친구들이 마련해준 대절버스에서 가는 내내 마스크를 끼고 있어야 했지만, 휴게소에서부터 단체사진 찍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랑 이야기도 나누면서 마치 소풍 가는 것처럼 즐겁게 다녀왔던 일이 있어요. 이미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는 친구의 축사가 아주 감동적이어서 화제였고, 후배들이 준비한 축가도 재미있었어요. 정말 잔치 같았던 분위기였죠. 본인들도, 축하해주러 오는 사람들도 편안하고 즐겁기를 바라는 마음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결혼식이었어요.

꿀돼지
「동호회」에 관한 뒷이야기를 풀겠습니다.
10년 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호회 활동을 한 일이 있습니다.
음악 감상을 하는 동호회였는데, 당시 제가 음악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이어서 지인의 추천을 받아 동호회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근데 동호회라는 공간이 참...
음악 감상은 명분이고, 그 안에서 치열한 물밑 작업이 벌어지더군요.
누군가는 사귀다가 깨지고, 누군가는 한 사람을 두고 경쟁하다가 반목하고, 누군가는 헛물을 켜고, 누군가는 양다리를 걸치고... '연애 정글'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아내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그냥 음악이 좋아서 들어간 동호회였는데, 그런 상황이 당황스럽더라고요.
결국 동호회는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활동을 접었습니다.
그때 봤 던 풍경이 재미있어서 꽁트 같은 짧은 소설을 남겼습니다.

장맥주
아내가 전통 있는 사회인 기타 동호회에 오래 다녔는데 거기서 맺어지는 커플 굉장히 많고 결혼에 성공한 커플도 꽤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맺어지고 나서도 기타 동호회 나오는 분은 극소수라고...

꿀돼지
맞습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맺어져도 동호회에 안 나오고, 깨져도 동호회에 안 나오고. 이 때문에 연애를 금지하는 동호회도 있는데, 제가 어디서 들은 이야기로는 연애 금지를 표방했던 동호회의 회장이 여성 회원 정보를 독점하고 연애를 해서 물의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고... 솔로인 남녀가 한 곳에 여럿이 모이면 결국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사건이 벌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솔로>가 인기 있나 봅니다. 그 전에는 <짝>도 있었네요.
조영주
웃으면 안되는데 웃었습니다. 오래전 인터넷 동호회 활동을 했을 때 대놓고 앞에 앉아서 남성회원들이 "걔는 쟤가 데려왔으니 둘은 사귀어도 괜찮지"라던가 다른 동호회서는 여성회원들이 2차 장소 갈 때마다 택시서 단체로 화장 고치고 ;; 한 군데서는 제가 누구한테도 관심없자 레즈비언이라고 소문을 냈었습니다. 쿨럭. ;; 요지경이더라고여.
그래서 이 엽편 짧은데도 강렬하게 잘 봤습니다.

꿀돼지
여성회원들이 2차 장소 갈 때마다 택시서 단체로 화장 고치고... 이건 여성이 아니면 절대 볼 수 없는 디테일이로군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레즈비언이라고 소문을 내다니 아놔.

거북별85
음~~ 그 안에 내가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울해질거 같아요~ㅜㅜ 그리고 남말 함부로 하시는 분들은 벌점제처럼 이마에서 빛이나거나 하면 좋겠어요 좀 피해다니게~~

연해
푸핫, @거북별85 님 글 읽다가 육성으로 빵 터졌어요. 벌점제에, 이마에서 빛이라니요...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납니다. 기발한데 유용할 것 같아요. 이왕이면 경고음도 좀 울리고(훠이 훠이~ 물렀거라~!)

장맥주
동호회 나오는 여성 분들도 흑심은 있으셨구나 생각하니 왠지 좀 다행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레즈비언 소문이라니...

borasoop
남녀가 있으면 너무나 화학적으로 자연스러운 일이라 제도로 막을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막아도 문제 대놓고 해도 문제가 생기는데 자연스러운 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을 목적으로 갖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으면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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