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전 이 단편을 보면서 작가님의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속 정서가 겹쳐서 마음이 눅눅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 중간 즈음, 저의 아재뻘 되는 연배에서 이런 밀항 이야기를 좀 들은 적이 있기도 하구요. 실제로 뵙기도 했는데, 이미 들어 알고 있는 스산한 젊은 날 이야기와 달리 너무 무던한 말씀에 외려 마음이 아팠습니다.
죽을 때 가져갈 수 있는 사랑이 있다면 그것도 큰 축복이겠죠~
이 소설의 OST는 싱어송라이터 예민의 곡 '나의 할머니, 그녀의 첫사랑'입니다. 이 곡을 부른 분은 김영매 할머니(2008년 당시 81세)입니다. 나중에 예민 님을 직접 만나 이 곡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할머니께선 녹음한 지 2년 만에 돌아가셨다더군요. https://youtu.be/6LafrMbV9GI?si=zDAF_qffD2M6XIV1 어디서 지내시나요 한 세월 흘렀네요 어린 시절 뛰놀던 언덕 위에 이렇게 서 있죠 바람이 불어오네요 큰 나무도 춤추네요 햇살받아 환하던 그 아이의 모습 보이네요 이젠 내가 아니에요 추억만 내게 남았어요 부끄러워 감아버린 내 눈가에 눈물만 흘러요
여담인데, 제가 예민 님을 만났을 때 이런 질문을 던진 일이 있습니다. 예민 님의 두 번째 앨범 수록곡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네 번째 앨범 수록곡 '기억 속에 그 애가 있었네', 마지막 앨범 수록곡 '나의 할머니, 그녀의 첫사랑'이 서로 연결된 곡 같다고 느껴지는데 맞느냐고 말입니다. 그때 예민 님이 그걸 어떻게 알아챘느냐며 놀라더군요.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속 소년이 어른으로 자라 소녀를 추억하는 곡이 '기억 속에 그 애가 있었네'이고, 소녀가 나이 들어 할머니가 돼 소년을 추억하는 곡이 '나의 할머니, 그녀의 첫사랑'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는 워낙 유명한 곡이니 '기억 속에 그 애가 있었네'를 공유합니다. 없는 첫사랑도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곡입니다. https://youtu.be/CPTzZx7Ixf4?si=C4Pj9UelIMAmTMp6 그 앨 기억하니 수줍은 미소와 우윳빛 하얀 긴 목을 가진 노란 꽃잎처럼 화사하게 새봄을 내게 안겨준 널 기억해 지금까지도 그 하늘과 그 봄날도 조금씩 희미해지는 내 추억을 가끔씩 꺼내 묻고 싶던 많은 얘기 거울 속에 내가 대답하면 세월이 지나간 이 모습 위에 어린 그 애의 그 미소 널 기억해 지금까지도 그 하늘과 그 봄날도 조금씩 희미해지는 내 추억을 가끔씩 꺼내 묻고 싶던 많은 얘기 거울 속에 내가 대답하면 세월이 지나간 이 모습 위에 어린 그 애의 그 미소 거울 속에 내가 대답하면 세월이 지나간 이 모습 위에 어린 그 애의 그 미소
자칭 잘나가는 펜션 사업자면 모임에서 돈과 부동산 자랑 좀 그만하고 지갑이라도 한번 시원하게 여세요. 음악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앞으로 회원을 가려 받든지 해야지 원.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동호회> p301, 정진영 지음
스무 살 여름에 아무도 없는 대학교 박물관 구석에서 첫사랑과 몰래 나누었던 수줍은 첫 키스에서 나는 달콤한 연유의 향기를 맡았다. 향기의 출처가 그녀의 입안인지 몸인지, 아니면 내 상상 속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 분명히 나는 달콤한 연유의 향기를 맡았다. 어머니의 일기장 속 오빠와 사다코가 멀어져간 자리에도 그 달콤한 연유의 향기가 은은하게 남아 있었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첫사랑> p319, 정진영 지음
땅과 노을 진 하늘이 만나는 자리에 소녀가 수줍은 모습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었다. 잠시 후 얼굴이 까만 소년이 달려와 하얀 이빨이 드러나도록 활짝 웃으며 소녀의 손을 맞잡았다. 소녀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돌리며 눈을 감았다.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과 만난 큰 나무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노을빛에 물든 햇살과 하나 된 소녀와 소년은 땅과 하늘 사이에 조그맣게 열린 그들만의 세상으로 몸을 감췄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첫사랑> p328, 정진영 지음
문득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이름모를 장례지도사에게 차갑게 식은 자신의 알몸을 맡겨야 하는 공동의 운명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소름이 돋았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첫사랑, 319-320, 정진영 지음
지난 일요일부터 일주일간 감기와 갑자기 일주일간 두 배가 된 업무와 지난 주 댓글에 썼던 집과 관련되어 아직까지 진행 중인 일들이 갑자기 생겨 정신이 없어 책을 못 읽었네요. 지난 2일은 약먹고 자고만 반복했어요….하루 남았다니ㅜㅜ 오늘 틈틈히 읽었는데 이제 사랑의 유통기한까지 읽었고 댓글은 너무 많네요…ㅎㅎㅎㅎㅎ 저는 지금까지 읽은 것 중에서는 「눈먼 자들의 우주」가 제일 좋았어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우리가 아는 사실들을 모아 아름답고 웃기고 슬픈 내용이지만 가장 생각하고 얘기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 단편인 것 같아요. 집단 사회에 살고 있는, 개개인이 있지만 결국 전체가 되는 비극적인 현실이 인류 멸망이라는 골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이 태어나면 죽음이 정해진 것처럼 행성도 마지막이 있을 텐데 지구는 인류가 그것을 만들 것 같아요.
정신없이 페달을 밟다 보면 왠지 없던 염치가 생겨 윤하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안부」 ,p290, 정진영 지음
「안부」 를 읽으며 평냉을 좋아하는 주인공이라 더 감정이입이 되었을 수도^^ 저도 평냉을 엄청 좋아하고 너무 피곤하고 힘들 때면 먹고 싶은 소울푸드가 필동면옥의 평냉과 신촌수제비거든요. 1년에 몇 번은 먹어 줘야 합니다. 안 먹으면 먹을 때까지 힘들어요.ㅎㅎㅎ
필동면옥이라는 이름만 봐도 군침이 돕니다. 정말 좋아하거든요. 특히 필동면옥에서 나오는 제육은 다른 어떤 냉면집 제육보다도 맛있지 않나요. 가격이 비싸긴 해도, 양념장에 찍어 먹는 탱탱한 제육 맛이 정말 일품입니다.
작가님의 댓글을 읽으니 더 먹고 싶네요~전 냉면에 왕만두입니다만~
아.. 이 밤에 필동면옥 냉면이라니...
골뱅이소면 배터지게 먹고 들어가는 길이라 다행히 안 당기네요. 이 상황에서 냉면까지 당기면 제가 인간이 아닙니다. ㅠ.ㅠ
냉면은 입가심이죠 ㅎㅎㅎㅎㅎ
필동면옥을 아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반갑네요 ㅎㅎㅎ 필동면옥동호회라도 한 번 해야겠어요~~~
지난 일주일간 여러 일로 함께 완독하지 못할까 염려했는데 오늘 오전에는 컨디션도 괜찮아서 처음 목표대로 (함께 따라가지 못했지만) 완독해 기쁨의 춤을 출 수 있게 되었네요. 많은 댓글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제가 3인이 넘어가면 멀미가 심해서요. 실제로도 인터넷 상에서도 집중이 잘 안 되고 힘들어요…^^) 속깊은 얘기들과 다양한 지식을 접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좋은 모임에 끼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진영 작가님 책을 이번에 처음 읽게 됐는데요. 뭔가 날카롭게 마음에 남고요. 살면서 문득 문득 떠오를 것 같습니다. 책은 아직 완독은 못 했어요. 사실 중간에 장애에 대한 의견을 나눌 때, 제 생각이 어리고 미숙하게만 보일까 봐 두려운 마음에 그믐에 못 들어와서 늦어졌거든요. 뒤늦게 나눈 대화를 훑어보니, 아직 어렵고 복잡하지만 이런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믐인으로 할게요. 그므머는 유튜버처럼 말해보려고 한 거라 뭔가 므머한 게 그믐인의 자부심이 안 느껴진달까요? 하하. 2000개 이상의 대화라니 대단하고요. 모임이 끝나더라도 저는 다 읽지 못한 책을 마저 읽겠습니다. 그믐에서 또 좋은 책으로 이야기 나눠요. 정말로 많이 배우고 고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는 다같이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모임, 그런 이야기하라고 만든 공간 아닙니까. 좋은 의견 보태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여기에 지난 한 달 동안 남은 수많은 댓글. 모임이 끝난 후에도 종종 들어와 살피며 추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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