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영국 고전문학도 EPL 축구팀도 낯설지 않아~

D-29
와 방대한 책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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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첨을 떨려고 한 말이었겠지만, 사람들은 훗날 리처드 왕자가 사자의 심장을 가졌다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에 리처드는 사자의 심장보다 사람의 심장을 가졌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리처드가 엄숙한 성당에 들어와 겉으로 드러난 죽은 아버지의 얼굴을 봤을 때, 그의 심장은 깊은 회한 속에 뛰었어야 했다. 하지만 사자의 심장이었든 사람의 심장이었든 간에 그의 심장은 죽은 아버지의 일에 관해서는 불의하고 진실하지 못했다. 숲 속의 짐승보다도 감정이 메마른 심장이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12 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헨리 2세는 별다른 문제 없이 탄탄대로를 달렸지만, 집안에서는 우환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 우환은 점차 헨리를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진취적인 기상을 갉아먹었으며, 건강을 빼앗고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p153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믿거나 말거나지만 믿으려는 마음만 있다면 그보다 훨씬 어처구니없는 일도 쉽게 믿는 법이다. 리처드 1세는 음악가이자 시인이기도 했다. 왕자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마 좀 더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 나가 그렇게 피를 많이 보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 탓에 인생을 망치지도 않았을 것이다. p175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리처드 1세는 강인하고 활동적이며 체구가 건장한 남자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는데, 당혹스럽게도 다른 사람의 머리를 깨뜨려 죽이려는 생각이었다. 리처드는 많은 군사를 이끌고 성지로 십자군 원정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아무리 성지에 가려는 목적이라고 해도 대규모 군대를 동원하려면 큰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는 왕가의 땅을 팔아 치웠다. 심지어 그는 고위 공직까지도 거리낌 없이 팔아버렸다. 앞뒤 가리지 않고 아무 귀족이나 임명하여 백성을 다스리게 한 이유도 그 귀족이 적임자여서가 아니라 재력이 있어서 특권을 비싸게 팔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13 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로빈 후드 이야기에서는 십자군 원정을 떠나고 없어서 백성들이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위대한 영웅으로 묘사되곤 하는데 디킨즈의 눈에는 피에 굶주린 전쟁광으로 비춰졌네요. 의외예요.
하지만 에드워드 1세가 월리스의 몸을 아무리 잘게 잘라서 전국 방방곡곡에 보낸다 해도 월리스의 명성은 그보다 갑절은 더 넓은 곳까지 퍼져 나갈 것이다. 영어로 된 노래와 이야기가 지속되는 한 월리스에 관한 노래와 이야기도 계속될 것이며, 스코틀랜드인들은 조국의 호수와 산이 없어지지 않는 한 월리스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p239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성직자들은 교황에 반기를 들고 귀족들과 손을 잡았다. 귀족 대표는 헨리의 여동생과 결혼한 레스터 백작 시몽 드 몽포르Simon de Montfort, 6th Earl of Leicester(1208~1265)였다.16 그는 외국인이긴 했지만 헨리의 외국인 측근과 달리 백성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사람이었다. 헨리가 그다음 의회에 나오자 레스터 백작이 이끄는 귀족들은 완전무장을 하고 왕 앞에 나섰다. 그리고 한 달 뒤에 옥스퍼드에서 의회가 다시 소집되었을 때도 백작은 귀족 대표로 나섰고, 헨리는 어쩔 수 없이 통치위원회 설치에 동의했다. 통치위원회는 24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었는데, 12명은 귀족들이 지명하고 나머지 12명은 헨리가 지명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15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대헌장, Magna Carta, 은 존 왕 때, 1215년이고 옥스퍼드 조례, Provisions of Oxford, 는 존 왕의 아들인 헨리 3세 때, 1258년 이네요. 그러고 보니 헨리 3세는 무지 오래 살고, 왕위에도 오래 있었군요. 13세기 초에 이미 왕권을 귀족과 나누어 가지는 규정과 체제가 마련되었으니 대단하긴 대단합니다.
레스터 백작이 대승을 거두자 교황은 그를 파문했지만, 백작이나 백성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백성들은 백작을 좋아하고 지지했으며, 그는 사실상 왕이나 다름없었다. 백작은 겉으로는 헨리 3세를 존중하는 척했지만, 정부의 모든 권력은 사실상 그의 수중에 있었다. 백작은 1265년 의회를 소집했다. 잉글랜드 최초로 백성 누구에게나 실질적인 투표권을 준 의회였다. 백작에 대한 백성의 지지는 날이 갈수록 커져서 사람들은 그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 지지하게 되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15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유감스럽지만 에드워드 1세의 통치기간에 유대인들이 가장 무자비하게 약탈당했다는 말을 덧붙이고 나서 당분간 불쌍한 유대인 이야기는 꺼내지 않겠다. 왕이 발행한 동전의 가장자리를 갈아낸 죄로 수많은 유대인이 교수형에 처해졌다.19 하지만 동전을 갈아내는 짓은 당시 유대인뿐만 아니라 모든 계층에서 폭넓게 행해지고 있었다. 더구나 유대인은 무거운 세금을 내면서도 수치스럽게 식별표를 달고 살았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16 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영국사에서도 유대인에 대한 탄압은 툭하면 나오는데, 특히 왕이 바뀌고 대관식을 하는 등 대규모로 축하하는 일이 있을 때 주로 언급이 되네요. 하지만 그 이유는 딱히 명백하게 밝히지 않고 있군요. 아마 어린이들에게 설명하기에는 좀 어렵고 불편한 내용이라 그런 걸까요? 그래도 뭔가 유대인이 부당하게 박해를 받았다는 건 밝히고 지나가네요.
웨일스를 정복한 뒤로 잉글랜드인이 이 땅에서 무례하게 굴며 주인 행세를 하기 시작하자 자긍심 높은 웨일스인은 그 꼴을 두고 볼 수 없었다. 더욱이 그들은 옛날 옛적의 불길한 예언자 멀린을 믿었다. 그리고 멀린이 예언했던 대로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 중 누군가는 항상 그의 불길한 예언을 떠올렸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16 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마법사 멀린은 마법사답게 여기저기 다 등장하는군요. 존 왕 이야기에서 아서 왕자가 브르타뉴 지방에 있을때에도 나오더니 웨일즈인들의 반란 이야기에서도 등장하네요.
그리하여 6만 명의 농민군이 마일엔드에 집결했고, 에드워드 2세에게 네 가지 조건을 제안했다. 첫째, 자신과 자녀들은 물론 그 뒤의 후손들까지 농노 신분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 둘째, 토지 임대료는 노역이 아닌 일정한 액수의 금전으로 지불하게 해줄 것. 셋째, 여느 자유인들처럼 모든 시장과 공공장소에서 물건을 사고팔 수 있게 해줄 것. 넷째, 농민군의 위법행위에 대해 관대히 처벌할 것. 하늘을 우러러 불합리한 구석이 전혀 없는 제안이 아닌가!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19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농민군이 왕을 직접 만나서 이런 제안을 할 수 있었다는게 놀랍네요. 디킨즈의 마지막 코멘트도 재밌고요.
저도 이 부분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말씀대로 이 책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디킨스의 코멘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끔찍하지 않은 전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쟁의 어두운 측면은 쉽게 간과되고 곧잘 잊혔으며, 전투에서 친구나 친척을 잃은 사람들을 제외한 일반 백성들은 전쟁을 그리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p315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문장 레스터 백작은 죽었지만 그가 추구했던 대의는 뚜렷하게 살아남았으므로 승리를 거둔 왕도 그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헨리 3세는 끔찍하게 싫어했던 대헌장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고, 레스터 백작의 법과 유사한 법률도 제정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렇게 오랫동안 자신을 반대했던 런던 주민에게도 부드럽고 너그럽게 대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봉기가 더 일어났지만, 헨리 3세는 그때마다 대헌장을 존중한다고 밝히거나 레스터 백작의 법을 앞세워 진정시켰다. 에드워드 왕자는 봉기를 잠재우고 평화를 되찾는 데 전력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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