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영국 고전문학도 EPL 축구팀도 낯설지 않아~

D-29
사람들이 에드워드를 지지한 데는 네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런던 곳곳에 숨어서 때를 기다리는 에드워드의 추종자들이 많았다. 둘째, 에드워드가 추종자들에게 거액의 돈을 빌렸으므로 실각할 경우 그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어지는 셈이었다. 셋째, 에드워드에게는 왕위를 이을 어린 왕자가 있었다. 넷째, 에드워드는 성격이 쾌활하고 용모가 출중해 런던의 귀족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3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랭커스터파를 완전히 물리친 후 딱히 재미있는 소일거리를 찾지 못했던 건지, 아니면 몸에 쌓인 군살을 조금 떨쳐내고 싶었던 건지(그사이 왕은 예전의 잘생겼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과도하게 비대해진 상태였다), 에드워드 4세는 프랑스에 선전포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3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늘 그렇듯이 언제든 빌미가 생기면 서약을 깰 준비가 되어 있는 인물들이었다. 장미전쟁의 역사에서 최악의 사실은 백성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야 할 귀족들이 여차하면 자기편을 배신하고, 기대만큼 탐욕이 채워지지 않으면 신의를 헌신짝 버리듯 했다는 점이다. p351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효과적인 요약입니다. ㅎㅎ 어느 백작이 누구 편을 들었다가 어찌되고, 어느 공작이 반란을 일으켰다 제압되고 등등 인물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두뇌에 과부하가 걸렸었는데 Starman님이 올려주신 이 구절로 퉁치고 넘어가렵니다. ㅎㅎ
토머스 울지는 서퍽의 입스위치 출신으로 푸줏간 주인의 아들이었다. 훌륭한 교육을 받은 그는 도싯 후작Marquis of Dorset 집안의 가정교사가 되었다. 도싯 후작은 나중에 선왕 헨리 7세의 궁정 사제로 울지를 천거한다. 헨리 8세가 왕위를 잇자 그도 함께 지위가 높아져 왕의 총애를 받았다. 종교적으로는 요크 대주교 자리에 올랐고, 교황은 그를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외국의 군주든 잉글랜드의 귀족이든 잉글랜드에서 영향력을 떨치고 싶거나 왕에게 호감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권력의 실세 울지 추기경과 친하게 지내야만 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6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토머스 울지만 봐도 왜 근대 이전 유럽사회에서 성직자의 길이 출세의 수단으로 선택되었는지 알 수 있네요. 부쳐,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비유하자면 백정의 아들이 교육을 잘 받아서 귀족 집안의 가정교사가 되고 교황의 부름을 받아 추기경까지 되다니요! 물론 그가 받은 교육은 아마 성직자가 되기 위해 받은 교육이겠지요. 실로 놀랍습니다. 이런 선택의 실효성이 19세기까지 계속되어서 프랑스에서는 스탕달의 '적과 흑'이란 소설로 나오고 무수한 영국 고전소설에서도 성직자가 흔히 나오지요.
어떤 프로테스탄트 저술가들은 그의 시대에 종교개혁이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헨리 8세를 옹호해왔다. 하지만 종교개혁의 공은 다른 사람들에게 있지 헨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종교개혁은 이 괴물의 범죄행위와 그것을 옹호하는 세력이 없었더라도 이루어졌을 일이다. 자명한 사실은 헨리 8세가 도저히 참아줄 수 없는 악당이었고, 인간 본성에 먹칠을 했으며, 잉글랜드 역사에 튄 피와 기름덩어리 같은 존재였다는 점이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6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드디어' 헨리 8세의 이야기를 읽게 될 때 그의 스캔들을 떠올리며 흥미진진함을 기대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묘사된 헨리 8세는 여성편력이 심하지만, 호탕하고 잘생긴 배우들이 연기하며 여자들을 설레게 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또한 한스 홀바인이 그린 그의 초상화는 품위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헨리 8세의 악행들을 보며 디킨스의 헨리 8세에 대한 평가 '역사상 가장 혐오스러운 악당'이라는 말에 저도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게 오늘날 그의 이미지가 미화되어 상품화되고 있는 것에 문제는 없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시 잉글랜드에는 지독한 열병이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그런데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메리 1세가 그 병에 걸려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었다. 여왕은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죽은 다음 몸을 열어보면 심장에 ‘칼레’라고 쓰여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심장에 뭐라도 쓰여 있었다면 ‘레이디 제인 그레이, 존 후퍼, 존 로저스, 니콜라스 리들리, 휴 래티머, 토머스 크랜머, 그리고 나의 통치기간에 산 채로 불태워진 300명, 특히 그중에서도 60명의 여인과 40명의 아이들’이라고 쓰여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은 어디까지나 천국에 기록된 것으로 충분하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8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스코틀랜드는 아직 미개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나라여서 살인과 폭동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었다. 종교개혁가들은 이런 악행을 개혁하기보다는 원래 사나운 스코틀랜드인의 기질을 발휘해 여기저기에서 교회와 예배당을 파괴하고, 성화와 제단을 무너뜨렸으며, 가르멜회 수사든 프란체스코회 수사든 도미니크회 수사든 가리지 않고 수사란 수사는 모두 때려잡았다. 가톨릭을 믿는 프랑스 왕실은 스코틀랜드 종교개혁가들의 완고하고 가혹한 기질(스코틀랜드인은 종교 문제라면 늘 무뚝뚝하고 험상궂은 편이었다)에 노발대발했고, 수도회에 상관없이 모든 수사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희망으로 스코틀랜드에 군대를 파병했다. 먼저 스코틀랜드를 정복한 다음 잉글랜드도 정복해 종교개혁 운동을 깨부수겠다는 야심이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9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오....작가의 주관이 철철 넘치게 묻어나는 대목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에 대한 부분들은 다분히 잉글랜드 인으로써의 색안경을 끼고 본 거라는 걸 감안해야겠네요. 물론, 이런 색안경은 프랑스에 대해서도 적용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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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완주해 간다는 기쁨과 이 모임이 끝나간다는 아쉬움이 공존하는 한 주 입니다. 상원의사당 폭파 사건을 읽으며, 예전 재밌게 봤던 영화 <브이 포 벤데타>가 떠올랐습니다. 영화에서 남자주인공이 쓰고 나온 수염 난 하얀 얼굴의 가면이 가이 포크스의 얼굴이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에서 시민들이 모두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행진하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가이 포크스는 비록 자신의 계획은 실패하고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 정신은 잊혀지지 않고 400여년이 지난 후손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안다면 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 저는 그 영화를 나탈리 포트만이 나온다 해서 본 거지만, 영화 자체가 괜찮아서 인상적이었어요. 그런데 가이 포크스 일행 자체의 방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지라... 가이 포크스를 그렇게 기리는 이유는 아직도 좀 갸우뚱 해요.
영국 정치라면 마그나 카르타와 명예혁명만 떠올라서 피를 보는 경우는 없었다는게 머리에 박혀서 찰스 1세가 정말 처형될 줄은 몰랐어요. 1789 프랑스 대혁명과는 성격이 좀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찰스 1세를 처형하고 올리버 크롬웰이 호국경이 되면서 제대로된 후계자만 있었다면 영국의 왕정은 어쩌면 사라졌을지도 모르겠군요. 크롬웰 이후에 다시 왕정이 복고되는게 이 책에서의 디킨즈의 설명만큼 간단하지는 않았겠지만 유일신이라던가 절대권력에 기대고 싶어하는 인간의 나약한 마음은 쉽게 다스려지거나 사라지지 않네요.
맞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읽으며 크롬웰의 아들이 잘 했다면, 프랑스처럼 더 이상 왕이 없는 나라가 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쉽게 다시 왕을 세우는 모습이 의아했습니다. 당시와는 다른 이유지만, 지금도 영국에서는 '군주제 폐지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공화당과 20~30대 젊은 층을 위주로 매년 막대한 세금이 사용되는 왕실을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이유죠. 인기가 많았던 엘리자베스2세 여왕때도 이런 의견이 심심치 않게 나왔는데, 인기 없는 왕 찰스 3세인 지금의 여론은 어떤지 궁금해 지네요.
1688년 명예혁명 이후 디킨즈가 살던 시대인 1840년 정도까지는 그냥 몇 페이지로 쑥 훑고 지나가버리네요. 1066년 노르망디의 정복자 윌리엄에서 부터 본격적인 영국역사가 시작하는 느낌이 들고 1688년 네덜란드에서 또다른 윌리엄 경이 와서 영국의 혼란이 정리되는 느낌으로 이 책은 종결이 되네요. 대륙의 개입이 없이는 영국은 혼자서 해결하기 힘든 나라였나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군요. 어린이를 위한 쉬운 책이라 처음에는 읽기 쉬웠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정치적 결정에 대한 인과관계나 배경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고 왕, 귀족, 카톨릭, 프랑스, 스페인은 주로 탐욕적이고 부정적이고 개신교, 혁명적, 진보적인 사람들은 무조건 긍정적으로 그리는 단순한 이분법이 반복되어 흥미가 반감되었지만 책이 타겟으로한 독자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한계였겠지요. 이 책을 끝내갈수록 좀더 정치, 사회, 정책적 설명이 곁들어진 영국사 책을 한번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생각보다 국내에는 번역된 책도 적고, 학자들이 낸 대중서도 출간된지가 꽤 오래된 책을 재편집해서 낸 경우밖에 없네요. 관광안내서나 어린이용 책이 아닌, 일반대중을 위한 영국역사서가 얼마 없다는 사실에 실망스럽고 참 아쉽습니다. 좋은 책 추천할 만한게 있으시면 또 다음 기회에 같이 읽을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
모임 덕분에 저에게는 꽤나 두꺼운 역사서를 한 달 만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아주 기적적인 기간이지요. 어린이를 위해 쓴 역사서였다는데, 책을 읽으며 어린이가 영국의 역사를 이렇게 알아도 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무엇이든 그렇겠지만, 이 책이 쉽게 쓰여진 역사책임에도 불구하고 배경지식이 없는 내용은 그저 읽고 넘기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말씀처럼 유럽 주변의 나라들과 얽힌 일들이 많아 유럽 전반의 이야기를 공부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단 생각도 들고, 빅토리아 여왕부터 현재 찰스 3세의 이야기도 역사서로 읽어보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저의 첫 그믐 모임이었던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제 자신이 기특하게 여겨졌습니다. 책 한 권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이렇게 마음 풍요로워지는 일인 줄 몰랐습니다. 소중한 경험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읽기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획했던 기간 내에 완독하신 경험이 뿌듯하셨던 것 같아 저도 기쁘네요. 영국 생활하신 경험과 여러가지 지식도 나누어주셔서 함께 읽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그믐에서 더 즐겁고 뿌듯한 독서생활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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