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영국 고전문학도 EPL 축구팀도 낯설지 않아~

D-29
<울프 홀> 함께 읽기 하신다면, 저도 동참하고 싶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는 많이 봤지만, 소설을 읽어보진 못했네요. 심지어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니 기대됩니다.
아쉽게도.... 번역 판은 거의 품절인 것 같아요. 원서는 모시모시님 말씀하신 대로.... 읽기 까다롭지요. 일단 인칭이 'third person limited present tense' 라는데 분명히 he라고 하는데 1인칭 시점이예요. 번역판이 있으면 그믐에서 모임을 열어볼텐데 원서로 읽기에는 좀 까다롭고, 저도 한동안 1800년대 배경 영국책들을 주구장창 읽어온지라, 좀 시일이 지난 후에 울프홀 3부작을 읽어볼까 합니다. 그때되면 또 영국사 읽은 기억이 희미해져서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 <제인 그레이의 처형(The Execution of Lady Jane Grey)>이라는 작품이 기억나 가져와 봅니다. 작품이 크기도 크지만, 어둡게 표현된 주위와 달리 유독 하얗게 빛을 발하는 모습으로 묘사된 제인 그레이의 모습이 마치 성녀처럼 느껴져 압도되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지금 다시 그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공유해 봅니다.
아...사람보다 바닥에 끌린 흰색 새틴 드레스 자락을 제일 열심히 그린 듯한 화풍... 좋아합니다~ 제인 그레이는 겨우 17살에... 드쎈 친척 여인들과 상대가 안되는 여린 성정인데 참 기구한 운명이 그림에 그대로 드러나네요. 실제로 보면 흰색 드레스에서 나오는 광채가 대단할 것 같아요.
앗 저도 이 그림 너무 극적이라고 생각해요. 전 예전에 <9일 여왕> 이라는 책 읽고 레이디 제인 그레이에 대해 찾아보면서 이 그림 처음 알게되었는데, 재미있고(캬.. 그녀를 둘러싼 권력암투!!) 소설이지만 나름 역사적 사실을 많이 고증해서 쓴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금 찾아보니 절판인듯...ㅜㅠ)
9일 여왕 - 레이디 제인 그레이<헨리 8세와 여인들>, <엘리자베스 1세> 등으로 국내에 소개된 대중 역사학자 앨리슨 위어 튜더 왕조 시대를 배경으로 쓴 역사소설. 영국 역사상 가장 짧은, 9일 만의 치세를 편 '레이디 제인 그레이'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정치적 음모와 치명적인 종교적 열정에 얽매인 삶을 살았다. 본문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실존했고, 사건들 또한 그러하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3월 10 - 16일: 22장 - 29장 엘리자베스 1세, 493 페이지까지에서 인상깊은 문장을 '문장수집' 기능을 이용해서 나누어 주세요.
잔 다르크가 보고 들은 모든 것을 그대로 믿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런 환영을 보는 증상은 비교적 흔한 질병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작은 성당 안에는 틀림없이 머리 위에 빛나는 왕관을 쓴 미카엘 대천사, 성녀 카타리나, 성녀 마르가리타의 상이 있었을 테고, 처음에 잔 다르크가 그 세 개의 상을 보고 세 명의 인물을 연상했을 가능성이 높다. 잔은 오래전부터 혼자 지내며 공상을 즐기던 소녀였으므로 심성은 착해도 조금은 허황된 구석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2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잔 다르크가 포로로 잡힌 순간부터 프랑스 왕을 비롯한 궁정의 어느 누구도 그녀를 구하기 위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들은 처음부터 잔을 믿지 않았거나 자신들의 용맹함 덕에 그녀가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들이 잔을 믿어주는 척할수록 그녀는 자신을 더욱 굳게 믿었다. 그녀는 끝까지 신의를 지켰고, 용기 있게 전쟁에 나섰으며, 고귀하게 헌신했다. 그러나 뼛속까지 위선적인 그들이 무력한 시골 처녀에게 그처럼 배은망덕하게 신의를 저버렸다는 것은 사실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2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유감스럽게도, 잉글랜드 역사에서 우리가 이미 만나보았거나 앞으로 만날 왕들 가운데는 본인을 위해서나 세상의 행복을 위해 차라리 19년 동안 감금해두는 편이 더 나았을 사람들이 제법 많은 것 같다. I am afraid we have met with some Kings in this history, and shall meet with some more, who would have been very much the better, and would have left the world much happier, if they had been imprisoned nineteen years too.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2 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사람들이 에드워드를 지지한 데는 네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런던 곳곳에 숨어서 때를 기다리는 에드워드의 추종자들이 많았다. 둘째, 에드워드가 추종자들에게 거액의 돈을 빌렸으므로 실각할 경우 그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어지는 셈이었다. 셋째, 에드워드에게는 왕위를 이을 어린 왕자가 있었다. 넷째, 에드워드는 성격이 쾌활하고 용모가 출중해 런던의 귀족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3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랭커스터파를 완전히 물리친 후 딱히 재미있는 소일거리를 찾지 못했던 건지, 아니면 몸에 쌓인 군살을 조금 떨쳐내고 싶었던 건지(그사이 왕은 예전의 잘생겼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과도하게 비대해진 상태였다), 에드워드 4세는 프랑스에 선전포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3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늘 그렇듯이 언제든 빌미가 생기면 서약을 깰 준비가 되어 있는 인물들이었다. 장미전쟁의 역사에서 최악의 사실은 백성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야 할 귀족들이 여차하면 자기편을 배신하고, 기대만큼 탐욕이 채워지지 않으면 신의를 헌신짝 버리듯 했다는 점이다. p351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효과적인 요약입니다. ㅎㅎ 어느 백작이 누구 편을 들었다가 어찌되고, 어느 공작이 반란을 일으켰다 제압되고 등등 인물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두뇌에 과부하가 걸렸었는데 Starman님이 올려주신 이 구절로 퉁치고 넘어가렵니다. ㅎㅎ
토머스 울지는 서퍽의 입스위치 출신으로 푸줏간 주인의 아들이었다. 훌륭한 교육을 받은 그는 도싯 후작Marquis of Dorset 집안의 가정교사가 되었다. 도싯 후작은 나중에 선왕 헨리 7세의 궁정 사제로 울지를 천거한다. 헨리 8세가 왕위를 잇자 그도 함께 지위가 높아져 왕의 총애를 받았다. 종교적으로는 요크 대주교 자리에 올랐고, 교황은 그를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외국의 군주든 잉글랜드의 귀족이든 잉글랜드에서 영향력을 떨치고 싶거나 왕에게 호감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권력의 실세 울지 추기경과 친하게 지내야만 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6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토머스 울지만 봐도 왜 근대 이전 유럽사회에서 성직자의 길이 출세의 수단으로 선택되었는지 알 수 있네요. 부쳐,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비유하자면 백정의 아들이 교육을 잘 받아서 귀족 집안의 가정교사가 되고 교황의 부름을 받아 추기경까지 되다니요! 물론 그가 받은 교육은 아마 성직자가 되기 위해 받은 교육이겠지요. 실로 놀랍습니다. 이런 선택의 실효성이 19세기까지 계속되어서 프랑스에서는 스탕달의 '적과 흑'이란 소설로 나오고 무수한 영국 고전소설에서도 성직자가 흔히 나오지요.
어떤 프로테스탄트 저술가들은 그의 시대에 종교개혁이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헨리 8세를 옹호해왔다. 하지만 종교개혁의 공은 다른 사람들에게 있지 헨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종교개혁은 이 괴물의 범죄행위와 그것을 옹호하는 세력이 없었더라도 이루어졌을 일이다. 자명한 사실은 헨리 8세가 도저히 참아줄 수 없는 악당이었고, 인간 본성에 먹칠을 했으며, 잉글랜드 역사에 튄 피와 기름덩어리 같은 존재였다는 점이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6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드디어' 헨리 8세의 이야기를 읽게 될 때 그의 스캔들을 떠올리며 흥미진진함을 기대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묘사된 헨리 8세는 여성편력이 심하지만, 호탕하고 잘생긴 배우들이 연기하며 여자들을 설레게 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또한 한스 홀바인이 그린 그의 초상화는 품위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헨리 8세의 악행들을 보며 디킨스의 헨리 8세에 대한 평가 '역사상 가장 혐오스러운 악당'이라는 말에 저도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게 오늘날 그의 이미지가 미화되어 상품화되고 있는 것에 문제는 없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시 잉글랜드에는 지독한 열병이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그런데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메리 1세가 그 병에 걸려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었다. 여왕은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죽은 다음 몸을 열어보면 심장에 ‘칼레’라고 쓰여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심장에 뭐라도 쓰여 있었다면 ‘레이디 제인 그레이, 존 후퍼, 존 로저스, 니콜라스 리들리, 휴 래티머, 토머스 크랜머, 그리고 나의 통치기간에 산 채로 불태워진 300명, 특히 그중에서도 60명의 여인과 40명의 아이들’이라고 쓰여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은 어디까지나 천국에 기록된 것으로 충분하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8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스코틀랜드는 아직 미개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나라여서 살인과 폭동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었다. 종교개혁가들은 이런 악행을 개혁하기보다는 원래 사나운 스코틀랜드인의 기질을 발휘해 여기저기에서 교회와 예배당을 파괴하고, 성화와 제단을 무너뜨렸으며, 가르멜회 수사든 프란체스코회 수사든 도미니크회 수사든 가리지 않고 수사란 수사는 모두 때려잡았다. 가톨릭을 믿는 프랑스 왕실은 스코틀랜드 종교개혁가들의 완고하고 가혹한 기질(스코틀랜드인은 종교 문제라면 늘 무뚝뚝하고 험상궂은 편이었다)에 노발대발했고, 수도회에 상관없이 모든 수사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희망으로 스코틀랜드에 군대를 파병했다. 먼저 스코틀랜드를 정복한 다음 잉글랜드도 정복해 종교개혁 운동을 깨부수겠다는 야심이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29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오....작가의 주관이 철철 넘치게 묻어나는 대목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에 대한 부분들은 다분히 잉글랜드 인으로써의 색안경을 끼고 본 거라는 걸 감안해야겠네요. 물론, 이런 색안경은 프랑스에 대해서도 적용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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