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3번 퍼거슨을 포함한 이 책 전반의 자유로운 성문화를 묘사한 부분. 제가 예전에 읽은 소설에서 이런 표현에 공감을 했었어요. 1960년 경구 피임약이 FDA 승인되고 1980년대 초반의 HIV 공포가 아직 없었던(사실은 이미 전파 중이었지만) 1960~70년대가 미국, 유럽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성적으로 가장 자유로운 게 가능했던 때라는 이야기.
이 언급은 1980년대 중반에서 1960년대로 회귀하는 이야기를 그린 『다시 한번 리플레이』에서 주인공의 생각으로 나오죠. 안타깝게도 실제로 1960~70년대에 자유로운 성생활을 즐겼던 사람들 가운데 특히 게이 남성이 1980년대에 HIV의 희생양이 되었죠. 그 후일담은 게이 남성 작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앤드루 숀 그리어의 『레스』(은행나무)에 잘 묘사되어 있죠.
『다시 한번 리플레이』는 1986년에 나온 요즘 요행하는 회귀 설정의 원조 같은 멋진 소설이니, 한 번씩 보시길 추천해요. 『레스』도 가끔 생각나는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다시 한 번 리플레이스티븐 킹의 <미저리>를 제치고 세계판타지상 대상을 수상한 소설이자 세계최고의 SF판타지 작품 목록 상위권에 랭킹되어 있는 소설. '만약, 인생을 다시 한 번 살 수 있다면?'하는 가정으로 출발하는 이 작품은 미래의 기억을 간직한 채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이 무엇을 성취하느냐가 아니라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보여준다.

레스 - 앤드루 숀 그리어 장편소설<막스 티볼리의 고백>으로 시간과 정체성의 문제를, <어느 결혼 이야기>로 타인에 대한 사랑과 진실의 관계를 탐구한 작가 앤드루 숀 그리어의 2018년 퓰리처상 수상작. 50세 생일을 앞둔 게이 무명작가가 충동적으로 세계 문학 기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소동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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