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시먼은 혁명과 반혁명 사이, 제국주의와 민족주의 사이,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에 또 다른 영역이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개혁’의 영역이었다. ~<중략>~
이 변화를 추동하는 동력은 완벽한 인류를 조금 더 낫게 만들겠다는 열망이었다. 결함 없는 완벽의 추구는 끔찍한 공포로 귀결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
“ 히르슈만의 상상력을 사로잡은 작가를 한 명만 꼽으라면 단연 미셸 드 몽테뉴일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심경, 명상, 도덕적 성찰 등이 담긴 몽테뉴의 글은 히르슈만을 근본적으로 흔들었다. 그는 수필의 힘에 곧바로 매료되었다. 몽테뉴는 모든 것을 관찰자의 탐색 대상이 되게 함으로써 지식의 '절대적'인 형태라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의 관찰은 자기 자신에 대한 관찰로 시작했는데, 자아를 끊임없이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자아가 갖는 다양한 형태와 관점을 포착했다. ”
“ 경제학과 인구학 연구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만성적인 압력에 짓눌리지 않으면서도 사회의 향상에 헌신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것 같았다. 좌파 진영의 논쟁에서 핵심이었던 '이데올로기적 일관성'에 대한 환상을 포기하고 나니 무언가 다른 것을 추구할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분석적 일관성'과 '관찰에서 나오는 통찰'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오늘 목요일(3월 7일)은 5장 '유대인 구출 활동의 수완꾼 '비미시'(1983~40)를 읽습니다.
맞습니다. 이 5장이 넷플릭스 시리즈 <대서양을 건너는 사람들(Transatlantic)>로 묘사된 프랑스 마르세유의 유럽 유대인 탈출 작전에서 허시먼이 했던 역할이 나옵니다. 저는 아직 드라마를 보지 못했는데요(주말에 짬이 나면 볼까요?), 드라마에서는 이 작전의 리더 배리언 프라이와 그의 조력자 메리 제인 골드가 중심 인물이고 허시먼은 팀의 중요한 조연으로 등장한 것 같더군요. (드라마 보신 분 보충 설명해주세요.)
최대한 사실에 근거해서 허시먼의 시각에서 그의 활약상을 볼 수 있으니 즐기시면 좋겠어요. 사실, 프라이와 허시먼의 유럽 유대인 탈출 작전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책과 다큐멘터리 등이 만들어지면서 허시먼을 포함한 프라이 팀의 역할이 재조명되었고, 급기야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맺는 글'에 뒷얘기가 나옵니다.)
소피아
저 7개 에피소드 중에 첫번째 것만 봤습니다. 요즘 영상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데 3월 들어 처음 본 영상물이었습니다 (모두가 동영상에 빠진 시대에 난 왜 이런가?)
이 드라마는 줄리 오린저가 쓴 “The Flight Portfolio”를 각색했다고 합니다. 물론 줄리 오린저는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을 썼구요.
1편부터 인물들 모두 다 나옵니다. 앨버트 허시먼, 베리언 프라이, 메리 제인 골드, 신경증환자같은 발터 벤야민까지..일단 여기서는 메리 제인 골드 인물이 돋보이고요, ”응, 돈은 내가 댈게, 위조는 앨버트가 하렴, 잔업무랑 얼굴마담은 베리언 프라이 니가 할래?” 뭐 이런 배포?
아쉬운 것은 일반 시청자의 시선을 끌만한 극적인 전개가 아니어서 (아직 1편만 봐서인지도) 대박 터질만한 드라마는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등장인물들 혹은 그들이 탈출시킨 유명인들에 대한 사전지식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재미를 느낄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계속 볼지는 미지수..
YG
배리언 프라이와 메리 제인 골드의 사진입니다.
소피아
4장이 1935년에서 1938년까지를 보여주는데, 21세기 인간의 시각으로 읽어나가려니 시시각각 조여 들어오는 불안과 공포가 밀려 드는 것 같습니다. 4장 끝나니 (1938년) 아, 이제 1년 남았어.. 막 이렇게 되네요.
“3년 사이에 히르슈만은 네 개 나라를 거치고 한 번의 내전에서 싸우며 지하조직에서 활동하고 박사 학위를 땄다.”
—> 이건 너무 사기 캐릭터 아닙니까! 이 모든 게 3년에 가능하다니.. 어이없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코즈모폴리턴으로 헤밍웨이를 자주 떠올렸는데, 앨버트 허시먼도 만만치 않군요..
소피아
경구와 인용문을 모으는 몽테뉴의 습관은 히르슈만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히르슈만도 좋아하는 경구를 모았는데, 그 시작은 물론 몽테뉴의 경구였다. "관찰하라, 쉼없이 관찰하라."
몽테뉴 등장!
<에세>를 읽은 것도 아니고 사라 베이크웰의 책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은 주제에, 또 아는 사람 나왔다고 엄청 반가운데요? ^^;;
또 반가운 대목이 있었으니… 바로 허시먼의 독서목록 중 한 권.
“히르슈만이 플로베르의 《서간집》 <마담 보바리》 《감정 교육》, 생시몽의 《회상록》,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 벵자맹 콩스탕의 《아돌프》 등을 처음 접한 것은 에스파냐내전에서 돌아온 이후였다.”
벵자맹 콩스탕의 <아돌프의 사랑> — 요즘 벽돌책에 매몰되어가고 있어서 장편 소설 을 읽기 힘든 상황이라 짧은 소설 위주로 읽으려고 모아두었는데, 바로 제가 곁에 둔 책들 중 한 권입니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손바닥만한 책 120페이지 분량으로 나온 책인데, 프랑스 심리 소설의 기원? 이런 문구를 본 듯해서 사두었어요(정확히 왜 샀는지 모름 ㅠㅠ) 그런데 허시먼도 읽은 책이라니, 나도 어서 읽어야겠닷!
아돌프의 사랑보름 동안 살롱의 독서회에서 낭독된 작품으로서, 연애 이야기를 수기 형식으로 엮은 고백체 소설이다. 몇몇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짜인 이 소설은 문고판 원서로 100여 쪽에 불과한 짧은 작품이지만, 프랑스어로 창작된 수많은 소설 가운데 걸작의 하나로 꼽힌다.
책장 바로가기
모시모시
몽테뉴 옹은 5장에서도 계속 나오고, 심지어 5장에는 다음에 또 나올거라는 예고도 들어있더군요.
모시모시
5장.... 드라마 그 잡채입니다.
사실 4장 스페인 내전에서 허시먼의 구체적인 활동상이나 기록이 많이 없어 내심 아쉬웠는데, 5장에서는 영화처럼 모든것이 펼쳐지는군요.
학구적이고 샌님같은 허시먼을 상상했었는데, 5장을 읽고나니 수완좋은 매력남의 면모도 보입니다.
이걸 왜 인용하신거죠! 왜! 왜! 왜! 왜! 왜! 아~ 웃겨 —(읽은 자만이 이해할 수 있다.)
“내가 희생할게요”, 하고 쏜살같이 휙 뒤돌아서서 막 달려간 건가요? 저 양반이!!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어제(3월 7일) 5장은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오늘(3월 8일)은 6장 '팽창주의를 제어할 무역 질서를 찾아서(1941~42)'를 읽을 차례입니다. 6장까지 읽고서 주말에는 뒤따라오시는 분들을 배려해서, 또 다른 책도 읽고 드라마와 영화도 보는 쉬는 일정입니다. (이렇게 평일에 힘들게 달리면 주말에는 여유가 생겨요!)
리스본을 떠난 오토는 1941년 1월 14일 미국에 도착합니다. 만 25세. 그 입국 심사 과정에서 '오토 알베르트 히르슈만'은 '앨버트 O. 허시먼'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을 가지게 됩니다. 기적 같은 행운으로 허시먼은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습니다. 자, 여러분이 이제 그 행운을 확인할 차례입니다.
소피아
@모시모시 님이 언급하신 “수완좋은 매력남” —> 이 두 단어의 방점은 앞 단어 “수완좋은”에 있습니다. 수완좋은 매력남이란 표현은 상당히 완곡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하하하
“메리 제인 골드는 거절하고 싶었다. "왜 나죠?" 비미시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메리 제인 골드를 똑바로 보면서 말했다. "누구라도 당신의 얼굴을 보면 무슨 말이든 믿을 테니까요. 메리 제인, 당신은 누구보다도 순수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누구든 당신이 하는 말은 다 믿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모시모시
6장 버클리에서 학문적으로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이미 오기 전부터 연구주제는 정해져있었지만) 허시만의 모습에 저도 학구열이 불타오르...다기보다는, 록펠러 재단의 너그러운 장학사업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2차대전 이후 인재들이 미국에 모이는데 이런 구체적인 사업들도 큰 몫을 했구나 싶었네요.
그리고 버클리 생활에서 어니스트 로런스, 하콘 슈발리에(!!!), 오피 등 또다른 벽돌책이었던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등장인물이 살짝 나와서 반가웠어요. 벽돌책 유니버스 :)
YG
@모시모시 '벽돌 책 유니버스'! 이런 것 언급해주시는 분들이 저는 반갑습니다. :) 하콘 슈발리에 같은 버클리의 소련 추종하는 공산주의자를 보면서 허시먼이 얼마나 한심했을지, 저는 그런 생각도 해봤어요. '허시먼 파일' 이야기는 9장에 자세히 나옵니다.
YG
@모시모시 아, 저도 그런 장학금 제도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그건 록펠러 재단뿐만 아니라 미국의 (잘 짜이고 넉넉한) 장학 제도가 대체로 그런 듯해요. 학비는 기본으로 주고, 학비만 주면 생활비 때문에 아르바이트하느라 정작 학업에 열중하지 못하니 숙소(기숙사 등)와 생활비까지 기본으로 얹어주는. 그래서 그런 장학금 수혜 대상에서 갑작스럽게 제외되면 훨씬 타격이 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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