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3. <앨버트 허시먼>

D-29
몇년 전 미드 <나르코스>시리즈에 빠져 있을 때 (나르코스는 1-3시즌은 콜롬비아, 4-5시즌은 멕시코편) 콜롬비아 현대사 공부도 하고 콜롬비아 지도 펼쳐 놓고 보고타, 메데인, 칼리같은 도시들 찾아 보기도 했는데, 지금은 많이 잊어버렸네요. 그래도 덕분에 10장을 무척 재미있게 읽긴 했습니다. 허시먼 부인과 딸들은 모험을 좋아하는 기질을 타고 난 듯. 특히 평온하고도 지루한 미국 교외 생활을 극혐하고 콜롬비아 생활을 즐기는 새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콜롬비아같은 험지에 따라 나서지도 않을 사람들도 많을 텐데..
나르코스 콜롬비아편 진짜 잘만든 것 같아요. ㅎㅎ 콜롬비아는 여러모로 제가 애정하는 나라라 저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허시먼 가족이 말타고 있는 사진 너무 행복해보여... 허시먼 가족도 긍정유전자가 있는지 현지생활 즐기는모습 보기좋았어요)
마침 콜롬비아 얘기가 나오니까 꼭 소개하고 싶은 책이 있네요. 『꿈의 도시 꾸리찌바』로 유명한 박용남 선생님께서 2023년에 펴낸 『기적의 도시 메데진』(서해문집)입니다. 무려 부제가 '마약의 수도는 어떻게 전 세계 도시의 롤모델이 되었나?'입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 세계 최대 마약 카르텔의 근거지이자 하루 평균 16명씩 살해당하는 폭력의 수도 메데진(메데인)이 30여 년간 이어진 2020년대 혁신 도시, 교양 도시로 바뀐 과정과 현재를 추적한 책이랍니다. 허시먼이 지금의 콜롬비아 메데진을 보았다면, 또 이 책을 읽었다면 정말 좋아했을 거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이 책의 저자 박용남 선생님은 지역 화폐 운동, 또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도시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해서 채택한 버스 중앙 차로와 환승 시스템(간선 급행 버스 체계. BRT, Bus Rapid Transit) 등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정책 컨설턴트로 도입에 앞장선 도시학자입니다. (BRT는 지하철처럼 공사비가 많이 든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할 형편이 안 되는 브라질 쿠리치바 같은 도시에서 그 형편에 맞는 새로운 교통 체계를 고민하다가 나온 산물입니다. 박용남 선생님과 쿠리치바의 BRT 시스템을 진보 정치인이 아니라 이명박 서울시장이 처음 가져다 도입한 것도 정말 아이러니죠. 물론 박 선생님이 서울시 등의 BRT 시스템을 마음에 들어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투덜댔던 기억이 나서요.)
기적의 도시 메데진 - 마약의 수도는 어떻게 전 세계 도시의 롤모델이 되었나?《꿈의 도시 꾸리찌바》(2002)와 《도시의 로빈후드》(2014)를 통해 사람 중심 도시, 지속가능한 세상의 가능성을 모색해온 도시학자 박용남의 신작. ‘도시 디자인’을 엘리트가 주도하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모든 시민이 참여하는 대중 공동체 운동으로 바꿔온 ‘도시혁명 프로젝트’ 3부작의 완결편이다.
꿈의 도시 꾸리찌바 - 재미와 장난이 만든 생태도시 이야기, 2009 개정증보판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도시를 꿈꾸는 브라질의 작은 도시 꾸리찌바 이야기를 담은 <꿈의 도시 꾸리찌 바>의 2009개정증보판이다.
꾸리찌바 에필로그 - 세계화에서 지역화로, 지구를 살리는 창조적 도시혁명2002년 출간된 후, 한국 사회 도시정책과 교통.환경 시스템 등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책 <꿈의 도시 꾸리찌바>의 저자 박용남의 2011년 작. 지난 10년 동안 세계 각지의 창조적이며 혁신적인 도시 실험들을 관찰.연구하고, 그것들을 한국 사회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 진행한 노력의 결과물들을 이 책에 담았다.
@시어러 님, 따라오고 계시군요. :) 몽테뉴는 심지어 이 책의 끝까지 계속해서 나옵니다. 끝까지 읽으면서 여러 차례 반가워하셨으면 좋겠어요. 참, 다음 달 벽돌 책은 애초 시어러 님께서 원하셨던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로 잠정 결정하려고 합니다. 기대하세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심리학과 인지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저자는 의학, 법률 제도, 자녀 양육, 명상, 심지어 공항 보안 분야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감정과 마음과 뇌에 관한 새로운 과학이 밝혀낸 연구 성과와 함께 감정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 다 읽고 처음부터 읽고 있는데 제가 놓쳤네요 기대하고 있어요 이번엔 전자책도 있고 두께도 적당하여 출퇴근 길에도 읽을수 있을듯해서 더 좋습니다 :)
인생에서 최고의 보상은 계획이 가장 덜 세워져 있는 곳에서 나온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523.,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후진성은 부채가 아니라 자산이 될 수 있었다. (중략)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해서 그것이 꼭 절망의 이유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536.,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물꼬를 틀 뿐 군림하지는 말라 on tap, and but on top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544. ,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칼마노프와 허시먼의 팀이 잘 돌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함께' 일했다기보다는 '나란히' 일했기 때문이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552.,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저에게 허시먼이 학자로서 매력적으로 보이는 모습 중에 하나는 과도하게 부풀려진 계획과 분석의 유혹에 현혹되지 않고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실험과 임시변통'의 자세로서 상황에 맞도록 조정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요즘과 같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특히 그럴 듯한 마스터 플랜, 장기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당장에는 보기 좋을지는 모르나 실효성 측면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 같습니다. 허시먼의 이러한 유연한 사고가 저는 무척 마음에 듭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금요일(3월 15일)은 11장 '주류에 도전한 독창적 개발 이론(1956~58)'을 읽습니다. 역시 주말에는 뒤따라오시는 분들, 밀린 분들을 위해서 함께 읽기를 쉬도록 하겠습니다. 콜롬비아에 보람도 있고 즐겁지만 직업 컨설턴트로서 경력에서 멈출 뻔했던 허시먼은 기적적으로 미국 동부 대학(예일 대학교)으로 올 기회를 잡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개발 경제학자 및 경제사상가로서의 허시먼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됩니다. 이 11장은 그 시작점이 되는 저서 『경제 발전 전략』의 문제의식과 집필 과정, 주요 내용을 그의 삶과 엮어서 소개하고 있어요. 앞으로 남은 10장 중에는 이런 장이 많습니다. 저자의 탁월함이 발휘되는 장인 것 같아요. 섬세한 독해와 전후 맥락에 대한 설명이 허시먼의 행적과 사고의 흐름과 절묘하게 엮이면서 정말 탁월하게 정리가 되고 있거든요. 저자의 박식함 덕분에 우리는 그 저서가 오늘날까지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요. 10장은 개발 경제학의 한 학기 수업에서 들을 만한 핵심 내용이 한 장에 정리되어 있으니 꼭 정독하시면 좋겠어요. 아! @장맥주 님도 이번 벽돌 책 같이 읽으셔야 했는데;
어쩐지 우리 둘 다 무엇이 가장 좋은지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해. 그리고 현재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현재가 견고하고 좋으면, 그것이야말로 미래에 대해 어떤 계획보다도 좋은 기반이 되어 줄 테니까.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571.,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누군가의 비르투(역량, 결단, 용기)는 다른 누군가의 포르투나(행운, 기회, 운명)가 된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578쪽,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너무 멋진 말 아닌가요? 저의 비르투가 누군가의 포르투나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또 다른 사람의 비르투가 저에게 와 닿아서 포르투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절대공감!! 합니다.
우어어. 맞아요. 언젠가 이 말을 꼭 써먹을 일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마키아벨리가 그의 군주에게 말했듯이, 기회를 성취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회를 알아보고 붙잡아서 비르투와 포르투나를 내 편에 배열하는 역량도 그만큼이나 중요하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1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YG @롱기누스 @모시모시 님 모두에게 죄송하지만, 전 이 문장이 더 좋아요. 비르투도 포르투나도 그냥 다 내 편으로 삼고 내 편에 두고 싶어요. 이렇게 이기적인 인간이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대신 제가 직접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찍은 포르투나 조각상 사진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저의 뮤지엄 방문 일정 (비르투?가 아니고 hobby이었지만)이 여러분의 포르투나가 되길! 모두에게 행운을-!
오랫만에 Fortuna 상을 보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감사합니다. Fortuna의 방향타가 저에게 향하길 바래봅니다.
포르투나 오른손에 들고 있는 것을 롱기누스 님은 ‘방향타’라고 부르시네요? 저게 영어로도 한글로도 부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뭐라고 부르는 지 헷갈려요. steering paddle? Ship’s rubber? 키? 방향키? 노? 왼손에 들고 있는 것은 ‘풍요의 뿔 (cornucopia)’ 단어 통일이 되어서 괜찮은 데 말입니다. 메트로폴리탄의 포르투나는 다른 박물관의 포르투나 조각상들보다 더 전사적인 느낌이 들고 (처음엔 으잉? 했는데 자꾸보니 이게 더 좋더군요. 행운은 용기있게 붙잡아야…) 결정적으로 뒷머리가 보이지 않게 처리해서 (행운은 지나가고 나면 잡아챌 수 없음) 차별화되는 것 같아요. 다만 시선이 너무 멀리 향하고 있어서 그 앞에 서면 “여신님 나를 좀 봐줘요, 나를~ 나랑 눈 좀 맞춰줘요-” 아둥바둥 하게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 아, 이것도 계산된 배치인가? 인간의 초라한 아둥바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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