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3. <앨버트 허시먼>

D-29
허시먼의 분석에 자리잡고 있는 핵심은 모든 사회의 역사가 산업을 ‘산업혁명’과 동일시하는 단 한 가지의 설명에 부합해야 하는 것은 아님을 보이는 것이었다. (...) 허시먼은 ‘무엇이 잘못되었는가’에 덜 집착하는 대안적 경제사의 토대를 제시하고자 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3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저는 체게바라 빨간 책을 대학생때 읽었었는데 @모시모시 님이 말씀하신 그 문구만 기억나요ㅎ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고 좋아했었구요. 밤이 깊어서 13장을 중간에 덮어야겠네요
그는 컬럼비아보다 콜롬비아를 더 편하게 느꼈던 것 같다..제3세계의 전환이 엘리트와 기술관료들에 의해 균형있게 계획되고 질서있게 조절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자기기만이자 다른 모든 이를 속이는 일이기도 하다는 데는 둘의 의견이 일치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수요일(3월 20일)과 목요일(3월 21일) 읽을 장은 14장 '사회 계약과 시장의 연결고리(1967~71)'입니다. 이 장에서는 전 세계 곳곳에서 혁명과 강도 높은 변화에 대한 열기와 희망이 가득했던 저항의 계절이었던 1967~71년 동안(이른바 68 혁명)의 허시먼의 행적과 그 과정에서 그의 명저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Exit, Voice, and Loyalty)』(나무연필)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또 그 핵심 내용과 당대의 반응, 후대에 미친 영향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됩니다. 이 장은 분량도 많고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오늘 내일 이틀 동안 읽습니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 퇴보하는 기업, 조직, 국가에 대한 반응'이탈, 항의, 충성심' 이 세가지 개념을 통해 다양한 조직들의 퇴보 상황을 해부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개념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다양하게 변용 가능한지 그리고 이들을 겸용 내지 혼용할 때 실제 의도와 얼마나 다른 역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어쩌면 좁은 의미의 실패가 넓은 의미의 효과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 아닐까?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691쪽,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어떤 개발 프로젝트는 사람들이 그것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충돌과 긴장을 만들어내고, 어떤 프로젝트는 그렇지 않다. '엔지니어링처럼 사람들이 협상이나 타협과 같은 정치적 기술을 개발하게 해 주는 프로젝트가 있고, 단지 긴장과 갈등을 불거지게 만들고 악화시키고 자극하기만 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699쪽,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어떤 프로젝트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어떤 프로젝트는 그렇지 않은가? 이 질문 역시 허시먼이 매달렸고, 지금도 여전히 우리가 사회 곳곳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꼭 한번 고민해봐야 할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또 고민해보자고 권유하심. 내가? 고민을? 여기서? 왜? ^^* (너무 어려운 질문이라서요..)
하하하! @소피아 님, 맞습니다. 반성하겠습니다.ㅠ.
마르크스가 원래 한 말은 '인류는 항상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만 제기한다'이지만 단어를 조금 바꾸면 의미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인류는 항상 자신이 생각하기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제만 제기한다.' 이렇게 되면 마르크스의 원래 문장이 가지고 있던 결정론적 입장이 누그러지게 된다. 인류가 제기하는 문제는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것보다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하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703쪽,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이 대목 보고 영화 <인터스텔라> 생각하신 분? (마르크스의 인용문은 원래 유명한 문장이고요.)
마치 예언이라도 하듯, 허시먼은 수출 산업을 시작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수출 주도 산업화'라는 개념은 아시아의 기적이 '모델'로 자리잡기 한참 전에 이미 허시먼이 제시한 통찰이었던 셈이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727쪽,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아, 저는 이 부분 읽으면서 허시먼이 한국이나 타이완을 보면서 어떻게 평가했을까, 그게 많이 궁금했답니다.
허시먼이 한국과 타이완에 대해서 뭐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일본의 예는 여기저기서 든 것 같던데요? 이차대전 이후에 강력한 국가 주도의 경제 성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듯 하던데.. (아직 잘 모름)
13장- 뒤로 갈수록 어쩐지 챕터 분량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아이돌 그룹 데뷔 십주년 월드투어 일정도 아닌데 허시먼의 현장 프로젝트 시찰 일정은 정말 빡센 강행군. 당시엔 항공/육로 교통 모두 지금보다 훨씬 열악했을텐데요.내가 출장간 것도 아닌데 왜 같이 피곤해지는지 ^^;; 13장에는 이것저것 굵직한 주제들이 있어서 정리를 좀 해봐야 할텐데, 무엇보다 허시먼의 긍정적인 가능주의 + 사각지대를 포착하는 통찰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숨기는 손”과 함께 나온 이 부분- “[프로젝트 매니저가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그가 "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가 위험한 지점을 알려주는 신호 였다.” —> 읽으면서 감탄 ~ 엄청나게 예리한데? 송곳이네 송곳이야, 하며 읽었습니다.
이런 점들을 보려면 예측된 것들이 아니라 예측되지 않았던 것들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했다. 또한 여기에서 우리는 허시먼이 현장을 관찰할 때 보이는 또 하나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현지인들보다 더 낙관적이었다는 점이다. 허시먼은 '좌절스러운 점들에도 불구하고 작동하는' 부분들을 찾으려 했고, 가능하다면 ‘좌절스러운 점들 때문에 작동하는' 부분들을 찾으려고 했다. 희망을 주는 부분을 짚어내는 것은 그의 직업적인 버릇이 되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3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처음에는 홍수를 조절하기 위한 계획이었는데 곧 관개가 목적에 추가되더니 수력발전이 추가되었고 마지막으로는 내륙 항로를 개발한다는 목적으로까지 확장되었다.” 인도의 다모다르 계곡 개발 프로젝트(DVC)는 뭐든 좋은 걸 다 때려 넣어보자 하다가 걷잡을 수 없게 된 사례 같아요. 독립국가 인도의 상징과도 같은 프로젝트라고 하길래 위치를 좀 찾아봤더니 벵골만 부근이더군요. 누가봐도 실패의 길로 들어선 프로젝트에서도 “희망을 짚어내시는 허시먼 선생님”^^*
이 프로젝트로 어떤 이득이 산출되는지를 묻기보다 얼마나 많은 갈등이 산출되는지를 묻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얼마나 많은 위기가 생겨나고 극복되었는가? 프로젝트가 유발한 갈등과 위기 는 이득면과 비용면 양쪽 모두에 나타나야 한다. 물론 어느 경 우에는 한 쪽에, 어느 경우에는 다른 쪽에 나타날 수도 있다. 아주 오랫동안은 정확하게 알 수 없을 것이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3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나이지리아 비아프르 내전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절반의 태양> 읽을 때 많이 찾아봤는데, 지금 기억나는 건 세 부족 이름뿐이고요 - 이보족, 요루바족, 하우시족 ㅠㅠ 하지만 보르누 철도가 내전을 촉발시켰다는 건 이 책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근대적인 교통 시스템을 도입하여 국가 통합을 도모하려는 노력이 끔찍한 내전으로 이어진 것은 너무 기가 막힌 사례네요. 물론 나이지리아에서는 허시먼 본인도 자책했듯이 다가올 재앙을 예측하지 못했지만, 여기서도 허시먼 특유의 불안이나 위기를 동력삼아 해결책을 찾는 방식이 돋보였습니다. 그 방식이 대책없는 무분별한 무사안일주의나 근거없는 낙관주의, 또는 구호로만 남는 공허한 외침이 아니어서 더 인상적이었구요.
[세트] 절반의 태양 1~2 세트 - 전2권1960년대 나이지리아를 배경으로 일꾼 으그우, 유학파 지식인 올란나, 영국인 리처드, 이 세 사람의 눈을 통해 대학살과 쿠데타, 내전으로 이어지는 나이지리아 현대사를 보여 주는 이 소설은 사랑, 배신, 질투와 같은 인간 본연의 감정을 생생하게 그려 낸다.
14장 읽으면서 나이지리아 철도 프로젝트와 내전이 허시먼의 사상과 연구에 작용하는 경로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허시먼이 이 건으로 매우 괴로워했다는 점도요. 소피아님 말씀대로 허시먼은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도치 않은 결과를 재앙적인 결과가 되게 만드는 행동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밀고나가서, 경제학의 경계를 넘어선 연구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모습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이런 좋은 책이 있었군요. 저는 서사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편이라, 역사책 보다는 소설책이 기억에 훨씬 더 많이 남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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