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생일파티에 세미나와 토론을? 석학들은 이러고 노는거였나... 이런 덕후들.... (나는 학자는 못 되겠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3. <앨버트 허시먼>
D-29

모시모시

소피아
대부분 졸았다고 하시잖아요 ^^;;

소피아
“에우제니오는 언젠가 히르슈만에게 '용기의 순간'에 대해 말한 적이 있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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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초반에 나오는 이 문장이 너무너무 좋아서 따로 표시해두었는데요, “작은 불빛같은 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순간이 허시먼 인생에서 등대와 같은 역할을 했을거라고도 느꼈구요.
이 평전을 읽는 내내 생각해봤습니다. 예측모델이 범람하는 시대에 “미리 투사되지 않은 미래를 가질 권리”를 지키며 “가능한 것들에 대한 열정”을 과연 유지할 수 있을까? 허시먼은 어떻게 평생동안 희망을 잃지 않고 긍정적인 가능성을 짚어내고 쫒아갈 수 있었을까? 온 세상을 돌면서 그가 목격하고 경험한 것은 전쟁, 실패, 가난, 부패, 독재였는데, 어떻게 그 속에서 ‘가능한 것’을 찾아낼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어떻게 절망에 무릎꿇고 환멸에 잡아 먹히지 않았을까?
이런 의문을 품고 마지막 장에 이르렀을 때 제가 발견한 것은 이 문장이었습니다.
“허시먼은 경제학자들이 늘 '희소한 자원' 운운하면서도 "그들 자신의 용맹이 가진 한계는 알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허시먼은 생의 모든 순간에 용기를 잃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성을 쫒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전기작가로서 제레미 애덜먼은 허시먼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그려낼까를 두고 상당히 고심했던 것 같습니다. 그 고뇌의 흔적을 읽으면서 저자 애덜먼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His life is his message.” (간디의 말 ”My life is my message.”의 변형입니다.) 자신이 온 생애에 걸쳐 추구해온 가치와 주장을 삶 전체로 증명해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허시먼은 죽음이 아닌, 삶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완결한 사람이었습니다.
2024년 3월에 그믐에서 <앨버트 허시먼>을 함께 읽었던 모든 분들 — 매 순간 용기를 잃지 마시길, 그 힘으로 “미리 투사되지 않은 미래를 가질 각자의 권리”를 꿋꿋이 지켜 내시길! 저도 용기내어 가능성을 꿈꾸어 보겠습니다.
1200페이지 책을 29일 안에 읽는 돈키호테식(?) 미션을 던져주신 @YG 님, 이 책을 권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알고보니 평전을 되게 좋아하더라구요? 새로운 발견이었고 흔치않은 감동적인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좋은 책을 많이 알고 계신거죠!! (갑자기 톤 높아짐)
p.s. 이 책의 굿즈는 나침반이어야 합니다!라고 조용히 주장해봅니다. 나침반 뒷면에 “가능주의자가 되자” 문구 들어가면 좋겠구요. 아니면, 포르투나의 방향키라도…

YG
@소피아 님 12월부터 계속해서 벽돌 책 함께 읽기 함께 하시면서 날카롭고 지적이면서 위트 넘치는 감상 꾸준히 남겨주셔서 즐겁고 많이 배우고 있어요. "미리 투사되지 않은 미래를 가질 각자의 권리"와 '가능주의'를 기억하 면서 감사 인사 전합니다. 그리고 한 달간 고생하셨어요. 만약 벽돌 책 오프 모임을 한다면 이런 식이 되겠군요. '가능주의' 나침반 굿즈를 지참하고, 조용히 암호를 말하는 거죠. "ladrillo?"

소피아
아니 왜 이러십니까!! 저는 11월부터 벽돌책 읽기를 해왔습니다!! 11월입니다, 11월. 디셈버 아니고 노벰버!!!!! 왜 저의 29일을 (그믐식 날짜 계산법) 통째로 날리십니까!! 이언 모티머의 <변화의 세기> 부터라구요! 그때 제가 결말이 맘에 안들어서 이언 모티머를 공들여 이리저리 깠는데요 ㅎㅎ

YG
@소피아 아, 11월. 죄송합니다. 저도 요즘 정신머리 없어요. 용서해 주세요. :)

소피아
아이쿠, 사과하실 일은 아니고요 ㅎㅎ 제가 언제부터 시작했는 지가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정신없으신 시기에 독서모임 이끌어주신 거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쓰임다
“ 오페는 언어가 달라졌을 때 허시먼의 성격도 달라진다는 것을 알라차렸다. 영어로 이야기할 때와 달리(영어 목소리는 매우 과묵하고 더듬거린다) 독일어로 이야기할 때는 유창하고 열정적이며 말이 많았다(오페 이외에도 언어에 따라 변하는 허시먼을 포착한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20장 좌우극단주의에 맞선 마지막 외침(1985-91) 1085쪽 ,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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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다
이 부분이 다음 달 읽을 벽돌책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을 것 같아 메모를 해뒀습니다

YG
@쓰임다 오! 미리 예습하셨군요. 다음 책 어떤 반응들이 나올지 벌써부터 두근두근.
쓰임다
“ "지금까지 내가 신문에서 본 모든 것은 이길 수 있는 대선에서 진 사람들이 모여서 미국 국민을 비난하는 이야기뿐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허시먼은 우파 도그마가 떠오르는 것에 대해서뿐 아니라 좌파가 자기들끼리만 만족한 상태로 후퇴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위험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 ”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20장 좌우 극단주의에 맞선 마지막 외침(1985-91), 1103쪽,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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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다
1988년, 이제 글을 쓸 시간이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20장 좌우 극단주의에 맞선 마지막 외침(1985-91) 1104면,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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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믄요
잘 완독했어요. 이렇게 세계의 경제와 사회학에 큰 영향을 준 사람을 여태껏 모르고 살았다니… 저의 세계가 이 책으로 인해서 조금 넓어진 기분입니다. 책 추천 감사합니다.

YG
@그러믄요 님, 이 책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 한 달간 고생하셨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늘 금요일(3월 29일)은 '맺는 글: 마르크 샤갈의 키스(1995~2012)'와 '후기: 돌풍 속으로 배를 몰다'를 읽습니다.
다들 본문만 1,000쪽이 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궁금했을 거예요. 저는 한 편의 논픽션으로도 아주 감동적인 마무리였다고 생각합니다. 허시먼 덕분에 목숨을 구한 샤갈의 그림 그리고 20세기를 온 몸으로 헤쳐 나온 한 비범한 지식인의 지극히 평범한 마무리까지.
제가 이 책을 한 지인에게 권하면서 '인생 책'으로 오랫동안 기억할 거라고 호언장담했었는데요. 여러분에게도 이 책이 그런 책으로 남았으면, 또 2024년 3월 한 달간 함께 나눴던 허시먼의 삶과 그가 보여준 '가능주의'가 삶 속에 녹아들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요즘 힘든 시간에 보내고 있는 저한테 하는 말이랍니다.
29일간 고생하셨습니다!

모시모시
다른 일도 많으실텐데 이 모임 성실히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힘냅시다!
가능주의! 희망으로의 편향! 투사되지 않은 미래! 비르투! 포르투나! 실망에서 희망을, 긴장에서 해법을, 불확실성에서 자유를! (거의 자기계발서아닙니까?!)
제 안의 냉소를 조금 덜어내게 된 의미있는 독서였습니다. 귀한 책 소개 감사합니다.
푸름
“ 그가 추구한 것은 “예측력 있는 이론”이 아니라 “경제와 사회를 생각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우리가 꾸역꾸역 살아내야 하는 일상과 알 수 없는 면 투성이인 우리의 존재 조건에서 벗어나 “인간 행동에 대한 보편법칙이 지배하는 신성한 영역”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는 것을, 그리고 이것이 바로 세상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임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했다. ”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1147,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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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 름
한달동안 이 책을 읽으며 저의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허시먼의 인생과 더불어 허시먼의 인생을 우리에게 전해 준 제러미 애덜먼의 글쓰기도 감동적이었습니다. YG님 말씀처럼 저의 '인생 책'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YG
@푸름 님, '인생 책'으로 기억하실 것 같다니 저도 괜히 뿌듯합니다. 한 달간 고생하셨습니다. 또 좋은 책 앞으로도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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