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은 제러미 애덜먼의 『앨버트 허시먼: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부키)입니다. 제목대로 20세기의 위대한 사상가이자 문제적 인물이었던 앨버트 허시먼(1915~2012)의 삶과 사상을 정리한 평전이죠. 허시먼과 그 가족의 허락을 받고서 쓴, 또 그의 삶과 사상을 현재까지는 가장 입체적으로 정리한 책이죠.
솔직히 앨버트 허시먼은 여러분에게 생소할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이름만 몇 번 들어본,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이 없는 사상가였습니다. 그러다, 2010년에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웅진지식하우스)를 읽고서 '와!' 하면서 놀랐습니다. 이 책의 원서가 1991년에 나온 The Rhetoric of Reaction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더욱더 놀랐죠.
그렇게 허시먼에 관심을 가지던 중에 그의 부고 소식을 들었습니다(2012년 12월 10일). 2014년 미국에서 연수 중에 그의 평전을 접했죠. 맞습니다. 이 책입니다. 전자책으로 원서를 사놓고서 더듬더듬 읽어가다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꼭 국내에 번역되어야 해!' 곧바로 소갯글을 써서 염두에 둔 출판사 대표님께 보냈죠.
그렇게 국내에 나온 책이 이번에 함께 읽을 『앨버트 허시먼』입니다. 벽돌 책 함께 읽기를 준비하면서 차근차근 다시 읽으면서, 새삼 허시먼이라는 사상가를 더욱더 흠모하게 되었습니다. 1915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서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콜롬비아, 미국 등에서 활동한 그는 이 책의 원제대로 'Worldly Philosopher'였습니다.
허시먼의 삶은 정말로 OTT 드라마 시리즈 주인공 뺨칩니다. 나치 집권에 저항하는 독일 사민당의 10대 운동가였고, 스페인 내전 초기에 직접 참여해서 총을 들고 싸웠습니다. (시기적으로 그와 바통 터치한 지식인이 바로 조지 오웰입니다.) 이탈리아 반파시스트 운동의 연락책이었고, 제2차 세계 대전 때는 프랑스 알제리와 이탈리아의 미군 정보기관 OSS 요원이었죠.
실제로 그의 삶의 한고비를 놓고서 OTT 드라마 시리즈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작년(2023년)에 공개된 넷플릭스 7부작 드라마 <대서양을 건너는 사람들>은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나치가 점령한 유럽에서 유대인을 탈출시키는 이들의 활동이 그려집니다. 실제로 이 활동을 전개했던 핵심 인물이 허시먼이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유럽 경제를 살리는 마셜 플랜의 막후 조력자로 활동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사실은 매카시즘의 희생양이 되어서) 학계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남아메리카 콜롬비아로 가서 저개발국이 어떻게 개발에 성공할 수 있는지 자문하고 탐구하게 되죠. 그 결과 우리에게 익숙한 주류의 근대화 이론에 맞서는 자신만의 이론을 구축하고요.
이 과정에서 허시먼은 '가능성'에 주목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과 혁명 대신 '개혁'을 통해서 세상을 바꾸는 접근을 제시합니다. 허시먼의 삶과 엮이는 전 세계 곳곳의 수많은 지식인과 정치인, 그리고 역사적 사건은 이 평전을 20세기의 독특한 지성사, 역사책으로 자리매김합니다.
벅찬 감동과 짜릿한 재미에 더해서 세계관을 바꿀 수도 있는 지적 자극까지 주는 책입니다. 3월에 우리 함께 읽고서 수다 떨어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3. <앨버트 허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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