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3. <앨버트 허시먼>

D-29
오늘날의 상상력은 급진적인 변화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런 경향이 '중간적인 결과들'과 '중간 단계의 성과들'을 가시화해 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공적인 행동은 대개 기대에 못 미친다고 느껴지게 마련이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9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콘퍼런스 참가자들은 마치 "실증주의적인 사회과학"과 "실증주의"(이것은 당시 비난과 중상의 용어였다)에 대해 공격을 퍼부을 순간을 만난 듯이 미국의 주류 사회과학에 집단적으로 분노를 쏟아냈다. (...) 허시먼은 '실증주의적인' 학문을 지향한 것이 애초에 사회과학을 진지한 학문으로 여기게 해 준 요인이었음을 언급했다. 따라서 실증연구를 거부하는 것은 망각으로 가는 길이 될 터였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9장, 풀뿌리 현장에서 일궈낸 '손주들을 위한 사회과학'(1979-85)1001쪽,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쓰임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모이는 콘퍼런스였죠. (지금 시각에서 보면 이 사람들이 어떤 시점에 한 곳에 모였다는 게 오히려 신기함.) 그나저나, 다리는 괜찮으신가요?
@YG 다리는...계속 깁스를 해서 가렵습니다...다음주 정도면 퇴원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쓰임다 정말 그만하길 다행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목요일(3월 28일)은 드디어 20장 '좌우 극단주의에 맞선 마지막 외침(1985~91)'을 읽습니다. 이때 허시먼의 나이가 만 70세에서 81세입니다. 이 장에서는 허시먼이 은퇴하고 나서 전 세계적으로 반동이 득세하는 가운데 자기 사상과 경험을 후학과 나누는 모습에 더해서 마지막 역작 『반동의 화법: 역효과론, 무용론, 위험론』(1991)이 탄생하는 과정을 짚습니다. (물론, 명예 박사 수집가 허시먼, 왜 허시먼은 노벨상을 받지 못했는가, 같은 흥미로운 얘기도.) 『반동의 화법』은 제가 읽은 첫 허시먼의 책인데요. 국내에서는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웅진지식하우스)라는 제목으로 2010년에 나왔어요. 이 책은 번역도 잘 되어 있는데(개인적으로 천재로 생각하는 이근영 선생님) 역시 절판이라서 서점에서 구하기가 어렵네요. 하지만, 원서든 역서든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 세상을 조종해온 세 가지 논리세계적인 석학이자 전방위적인 학자 앨버트 O. 허시먼이 분석한 보수의 수사학. 18세기 프랑스 혁명의 성공과 인권선언, 19세기 보통 선거권의 도입, 20세기 복지국가의 수립까지, 다양한 역사적 사례와 유명한 논쟁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하여 변화에 ‘반동(react)’하고자 하는 세 가지 논리를 추출해낸다.
20장에서 허시먼의 뒤를 이어서 고등연구소 사회과학 분과를 이끄는 정치학자 마이클 월저(왈저)(1935~ )가 나오죠. 저도 허시먼만큼이나 매력적이고 훌륭한 정치학자인데요. 국내에서는 막연히 '공동체주의' 정치철학자 수준으로 알려져서 속상합니다. 비슷한 속상함을 가진 박수형 박사(최장집 선생님 마지막 제자)가 월저를 꾸준히 소개하고 계세요. 『운동은 이렇게』는 월저가 1971년에 펴내고 나서 2019년에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의 요청으로 재출간된 책을 국내에 박수형 박사가 다시 번역한 것이랍니다. 무려 50년도 더 된 책인데도 현재적 의미도 있고, 감동적인 책이에요. 꼭 챙겨서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올해 89세의 월저는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최근에 그의 평생의 정치철학 연구를 토대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방향을 제시한 <The Struggle for a Decent Politics: On "Liberal" as an adjective>(2023)이 나왔어요. 이 책은 국내에서 번역될 예정인데,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운동은 이렇게 -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미국을 대표하는 진보적 정치 이론가 마이클 왈저가 넓은 의미의 ‘시민운동가’를 위해, 이슈 정의에서부터 지지 동원과 연합 형성, 조직 운영과 모금 방법, 리더십의 역할, 파벌 문제의 해법 등등 효과적인 사회운동을 펼치는 데 필수적인 노하우, 25가지 제안을 담고 있다.
@YG <운동은 이렇게> 재작년 즈음(?)에 동료 몇 명과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눴는데 70년대에 쓰여진 글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문제와 고민이 많아서 이야기할 거리가 풍성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이번 책을 읽으면서 마이클 왈저라는 이름을 보고 읭? 그 분이 그분인가 해서 찾아봤느데 그 분이 그분이었습니다 ㅎ
오! 읽으셨군요. 같이 언급한 원서도 나중에 한번 읽어보세요. 정말 한국 사회에 유용한 메시지를 던지는 책이랍니다.
@YG 이렇게 강력하게 추천해주시면...저는 전자책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읽기 도전...
사회과학의 분절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는 허시먼의 노력에 기어츠가 큰 도움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기어츠 역시 문학에 뿌리를 두고 있었으며, '공통된 인간성'이라든지 '기본적인 본성' 등에 대해 과도하게 추상적인 질문을 던지는 방법론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는 표면 아래의 기저에서 사람들이 '정말로 어떠한 존재인지'를 보는 것보다 표면 위에서 사람들이 '정말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는 데 더 관심이 있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949쪽,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몽테뉴, 허시먼, 기어츠의 공통점이 여기서 나와요. "그는 표면 아래의 기저에서 사람들이 '정말로 어떠한 존재인지'를 보는 것보다 표면 위에서 사람들이 '정말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는 데 더 관심이 있었다. 사실 이런 방법론의 또 다른 계승자가 요즘 사회과학계에서 핫한 브뤼노 라투르(1947~2022)입니다. 라투르의 철학에 입문하기 가장 좋은 책은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사월의책)입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모순과 미스터리로 가득 찬 과학의 속살을 들여다보다. 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통합적 사유의 새로운 패러다임. ‘논란 속의 과학’을 단순한 찬성이나 반대에서 벗어나 정치-사회적 관계까지 포괄하는 인문학의 지평에서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참, 964쪽에도 나오고 앞에도 몇 번 언급된 적이 있었던 허시먼과 오랜 우정을 나눈 에마 로스차일드. 귀에 익지 않으세요? 네, 아마르티아 센의 세 번째 부입니다(1991년). 허시먼의 조카 에바와 1985년에 사별한 센이 1991년에 세 번째로 결혼한 상대가 바로 이 에마 로스차일드입니다. (에마 로스차일드의 외할머니 캐서린은 『사람을 위한 경제학』의 히로인 비어트리스 포터의 조카.) 참, 우리가 올해(2024년) 아마르티아 센의 자서전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옵니다. (지금 한참 번역 중이라고.)
엇, 저 1월달에 센 자서전 킨들책으로 구매했어요 ㅜㅜ 아직 앞에 몇 장밖에 못 읽었;;
센 자서전에 허시먼 이야기 등 여기서 읽은 이야기 나올런지 기대되네요. :)
저 방금 이 포스트보고 킨들책에서 단어검색 해봤어요. 없어요, 없어. Hirschman으로도 Albert로도 검색했는데 없어요. 대충격! 어이, 조카사위. 왜 그러셨는가!
흑..... 왠지모를 배신감 허허. ㅜㅠ
@모시모시 @YG 이거 좀 웃긴 시츄에이션.. 아마르티아 센이 허시먼 이야기 넣겠다고 약속한 것도 아니고.. 제가 킨들책 샀다고 하는 말에 허시먼 이야기 있는 지 궁금하다는 멘트 던지신 모시모시님이나, 거기에 혹해서 냉큼 허시먼 이름 검색한 저나, 허시먼 이야기 없다는 데 왜 모두 발끈 + 부들부들 하는 거죠? ㅎㅎㅎㅎ 센이 뭘 잘못했다고..
벽돌책의 후유증...ㅋㅋ 한 인물에 대해 천페이지 읽고나면 그럴수 있... ㅋㅋ
아, 충격적이네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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