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의료』 함께 읽기.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

D-29
의대정원을 늘린다고 하니 의대생, 전공의들은 휴학계를 내고 사표를 썼습니다. 돈도 많이 번다면서 이기적이기만 합니다. 그런데 의사들도 억울하다고 합니다. 범죄자도 아니고 사기꾼도 아닌데, 왜 이토록 욕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합니다. 의사들은 도대체 뭐가 억울하다는 걸까요? 의사출신 저널리스트 박재영 작가님이 쓰신 책을 읽고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10년전에 나온 책이지만 그 10년새 뭐가 많이 나아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국내 유일, 최장수 독서 팟캐스트 책걸상 진행자 박재영님이 쓰신 명저 『개념의료』를 읽고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의대 정원문제로 시끌시끌한 요즘 단편적인 기사, 포털 댓글이 아닌 책을 읽고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어 보면 좋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자유롭게 진행할 예정이지만 모임지기가 등록한 화제글 모두에 댓글을 달아주면 다섯 분께 책을 한 권 씩 선물해 드릴까 합니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 질문 1.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나시나요? 왜 화가 나시나요?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난다. 불친절한 의사 때문에, 비싼 병원비 때문에, 오랜 대기시간 때문에, 이어지는 검사 때문에, 통증 때문에, 불편한 주차 때문에, 맛없는 병원 식사 때문에 화가 난다. 무슨 수가 없을까?
개념의료 -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 p.9, 박재영 지음
이런 이유들로 화가 납니다.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처방이 아니라 만국공통으로 일축되는 처방(단순감기, 몸살, 스트레스성)을 받곤 허무할 때도 있고요. 지방에 살면서 믿을 만 하게 갈 수 있는 병원을 가까이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도 화가 나네요. (대체로 지방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은 도시에서 경쟁력으로 밀린 의료진이다,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의 사회적 인식으로 인한 계급 차이에서 체화된 불평등을 체념 섞인 말들로 자주 듣고, 저도 화가 나고 속상하지만 납득하곤 있습니다) 제가 사는 현생에서 나눠지는 대화를 들었을 때도 이런 답답함, 분노를 느끼는 사람들이 다수라고 느껴집니다.
저도 서울에서 인턴,레지던트를 마치자마자 대전에서 4년간 의료 소비자로 살면서 비슷한 느낌을 느꼈습니다. 믿고 갈 수 있는 의원, 병원이 별로 없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서울공화국이라는 게 뭔지 알겠더라고요. IT업종에서는 남방한계선이라는 것도 있더라고요. 판교, 용인 이남에서는 개발자를 구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의사 수를 늘리고 컴공 전공자를 늘리는 것에 추가로 여러가지가 개선되어야 서울공화국이 무너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뉴스를 보다가 문득 화가 난다. 피부과와 성형외과는 넘쳐나는데 지방에는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도 없고 번듯한 응급실도 없단다. 의사들은 또 파업을 운운하며 국민을 협박한다. 정부는 뭘 하고 있는 걸까?
개념의료 -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 p.9, 박재영 지음
10년전 글인데 얼마나 현실이 나아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답이 뭔지도 잘 모르겠고요. 답을 알기가 어려운 이유는 이 방적식은 미지수가 100여개가 넘는 3차 방적식 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의대 정원은 그저 하나의 미지수일 뿐이고요.
이 책을 다 읽으면 조금 답답함이 가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의사들도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난단다. 억울하다고 한다. 범죄자도 아니고 사기꾼도 아닌데, 왜 이토록 욕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한다. 의사들은 도대체 뭐가 억울하다는 걸까?
개념의료 -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 p.9, 박재영 지음
한국의 의료는 '땜질식 처방'으로 연명해 온 거였다. 저보험료-저수가-저급여라는 삼박자 원칙으로 건조된 한국의 의료는 어지간한 불화와 분쟁에도 끄떡하지 않은 채 태생적 관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그 관성이 '성공의 신화'를 낳았다는 철지난 믿음에 의거해서 유효기간이 만료된 구체제의 위용을 늠름하게 뽐내고 있다. 의료 환경은 이미 천지 개벽할 정도로 바뀌었음에도 말이다. 그것을 우리는 '성공의 위기'라고 부른다.
개념의료 -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 p.6, 박재영 지음
이 책은 앞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질문들에 대한 장문의 답안지다.
개념의료 -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 p.11, 박재영 지음
생각해 보니까 전자책으로 구하기도 쉽지 않은 책인데 모임을 바로 시작할 게 아니라 모집기간을 충분히 두고 시작을 했어야 했나 봅니다. 아무도 안 들어오시면 자연스럽게 혼자읽기 모임으로 운영하렵니다~^^
별로 화 안 나요~ 아플 때 고쳐주시는 고마운 분들인데요^^
다행입니다. @느려터진달팽이 님 같은 분이 대부분이겠지만 병원에서 소리지르시는 분, 포털 댓글을 어쩌다가 보게되면 그런 분들만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병원에 자주 가진 않는 편이지만, 아파서 더 화도 날 것이고 그 화를 더 주체 못해서 더 아프기도 하는 가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자신을 도와주려는 사람에게도 소리 지르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면 말이죠. 타인에게 축복하는 마음이든, 저주하는 마음이든 그게 상대에게 합당한 까닭이 없다면 결국 내게로 올텐데 말입니다^^ 심지어 성경에도 보면,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손을 탁탁 털어버려라 하더군요~
13년 동안 한국의 의료는 '땜질식 처방'으로 연명해 온 거였다. 저보험-저수가-저급여라는 삼박자 원칙으로 건조된 한국의 의료는 어지간한 불화와 분쟁에도 끄떡하지 않을 채 태생적 관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개념의료 -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 p6, 박재영 지음
의료가 문화의 일부이기 때문에, 한국의료의 특징은 의료의 본질적 특성에 한국인 및 한국 문화의 특성이 더해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약의 비중이 유난히 높다는 것인데, (중략)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서비스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개념의료 -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 p36, 박재영 지음
우리나라에 서양의학을 전파한 의사이자 선교사였던 알렌의 다음 글은 과거로부터 전해 오는 우리 의료문화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조선 사람들은 병이 낫지 않으면 약값을 치르지 않는다는 원칙을 따르는 것 같았다. 더구나 돈으로 지불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
개념의료 -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 p37, 박재영 지음
다시 말하지만 의료는 문화다. (중략) 의료에 관련된 논쟁에 참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흔히 전후 맥락을 무시한 채 외국의 단편적인 사례들을 거론하며 자신의 주장을 늘어놓기도 한다. 하지만 그 많은 나라들 중에서 몇몇 나라가 채택하여 성공했다거나 실패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가 그 제도를 도입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거의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
개념의료 -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 p.40, 박재영 지음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응급의료체계의 정비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당장 시급한 과제만 해결하기에도 힘이 부쳤기 때문이다. 정부가 어렵게 예산을 마련하여 지원한다고 해도 그것은 주로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비용이었고,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의 인건비는 병원들이 알아서 충당해야 하는 식이었다.
개념의료 -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 p44, 박재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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