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벌거벗은 세계사 정주행!

D-29
동서양을 아우른 거대한 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드로스는 효과적인 통치를 위해 동서 융합 정책을 펼쳤습니다. 서양의 그리스 문화와 동양의 오리엔트 문화가 결합한 헬레니즘 문화가 그것이죠.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7,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알렉산드로스에 들어가기 앞서 헬레니즘 문화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었는데요. 기원전 323년 ~ 기원전 146년 사이 고대 세계에서 그리스의 영향력이 절정에 달한 시대. 알렉산드로스 시절 그리스 세계와 중동, 서남 아시아의 문화가 융합된 산물. 대체로 사회 상류층의 실용적인 문화 수용. 정복사업과 더불어 그리스 문화가 전파됨. 라고 정리해볼 수 있었네요.
미다스가 신전 기둥에 수레를 묶으면서 남겨둔 매우 복잡한 매듭이 있었습니다. 그 매듭에는 신탁이 내려져 있었는데, 그 매듭을 푸는 자가 소아시아 전체를 지배하리라는 것이었죠. -중략- 그는 마침내 해답을 찾았습니다. 칼을 빼들어 매듭을 단숨에 잘라버린 것이었습니다.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023, p025,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고운 소리로 노래해야 할 두견새가 지저귀지 않을 때 일본 에도시대의 3대 무사라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묘사한 시가 있습니다. 오다 노부나가, '지저귀지 않으면 베어 버린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지저귀지 않으면 지저귀게 만들자' 도쿠가와 이에야스, '지저귀지 않으면 지저귈 때까지 기다리자' 알렉산드로스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칼로 끊은 일화는 저돌적이고 냉정한 면에서 오다 노부나가와 닮은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매듭과 관련된 신화에서 궁금했던 점은 과연 원문에 매듭을 '푸는'자 라고 적혀있느냐 하는 넘이었어요. 만약 매듭을 '해결'하는 자 였으면 알렉산드로스의 결단이 맞았다고 봅니다만, 푸는 것이 정답이라면 저는 그가 잘못된 해결책을 내었다고 봐요. 그래서 정벌의 어느 순간 모두가 피로감을 느꼈고, 알렉산드로스 본인 또한 개인적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죽었으니까요.
물론 신화와 역사를 너무 사실관계에 얽매여서 보는 것이 좋은 건 아닙니다만ㅎㅎ 알렉산드로스가 편법을 썼으니 대업도 완성이 되지 않은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이거 뭐랄까.. 이전 제가 대학 다니던 시절에 단과대별로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 같아서 재밌네요. 더군다나 이게 시였다니.. ㅎㅎ 논의로 돌아간다면...글쎄요. 저는 조금 다른데요, 살아있는 새를 베어버린다는 건 죄없는 생명을 아무런 이유 없이 벤다는 점에서 참으로 잔인하다면, 매듭은 대중의 잘못된 믿음이나 미신 같은 걸 척결한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지 않을지요? 어쩌면 대단한 무리수였을 페르시아 원정 자체도 이런 과단성 있는 성품과 맥락이 통했고 그래도 결국엔 성공했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이런 역사들을 보면 승리자의 기록이라고는 생각도 못해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결단력도 좋고 대단했구나~ 했었거든요. 그런데 과연 페르시아인들과 점령당한 그 주변국들은 어떤 입장이었을지도 꽤나 궁금해지더군요. 사실 아무리 좋은 대접을 해준다한들 패배자의 입장에서 모든 부분을 만족할 수는 없으니까요.
알렉산드로스의 스승이 그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 였다는 점도 놀라왔어요. 저는 영상을 본적이 없어가지고 이 유명한 철학자가 이 사람의 스승이었다니! 하며 읽었습니다. 그것보다 더 놀라왔던 건 "하나의 영혼이 두 개의 육체로 나뉘어 있구나"라고 놀라했던 알렉산드로스의 반쪽(?) 헤파이스티온 입니다. 그리스 문화가 어느 정도 개방적이기도 했고... 제가 세계사에 너무 무지한 탓도 있었지만, 헤파이스티온이 '남성'일 줄은 진짜 꿈에도 몰랐네요.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실제로 동성애에 대한 기록이 꽤 남아 있었다고도 하더군요. 그가 죽었을 때 약을 잘못 처방한 의사를 처형시키고 바빌론에 거대한 제단을 쌓아 그를 신으로 모시도록 시켰다고 까지 합니다.
당시 그리스에서는 동성애를 이상하게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나의 영혼이 두 개의 육체로 나뉘어 있구나"라고 놀랐다는 표현을 보면 정신적인 사랑(플라토닉 러브)에 가깝다는 뜻이 아닐까요?
실제로 동성애를 나누었다는 설이 꽤나 유력하다고도 하더군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남색가였다는 얘기도 곳곳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아 단순히 정신적 사랑은 넘어선 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동성애를 이상하게 여긴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권장(?)하는 듯한 대목을 이전 플라톤 <향연>에서 읽은 적이 있어서 참고삼아 옮깁니다. 책에 나오는 에로스에 관한 여섯 주장들 중 첫번째로서 파이드로스의 견해입니다. "그러니 국가든 군대든 잘 다스려지게 하는 최선의 방법은 연인(戀人, erastes)들과 연동(戀童, eromenos)들로 구성하는 것이네. <...>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나란히 서서 싸우게 되면 비록 소수라 해도 말 그대로 전 세계를 정복할 수 있을 것이네."(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향연, 272쪽)라는 대목이 있네요. 전장에서 사랑하는 이 앞에서 비겁할 수 없으며, 연인 사이이니 목숨도 기꺼이 바친다는 거겠죠. 알렉산드로스와 헤파이스티온도 아마 이들처럼 전장으로 함께 나아간 연인 사이가 맞을 거 같네요.
플라톤전집 1 - 소크라테스의 변론 / 크리톤 / 파이돈 / 향연, 2017년 개정판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가 사형당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고는 정계 진출의 꿈을 접고는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스승 소크라테스가 등장하여 대화를 주도하는 25편의 대화편과 스승이 변론하는 장면을 기술한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출판했다.
전우애와 연애의 혼합인 걸까요. 플라톤의 말을 들어보니 저것도 맞는 말 갖기도 하네요.
벌거벗은 세계사는 인물, 전쟁, 사건 등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역사라는 것이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딱딱 구분되는 게 아니더군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등을 돌리고 돌아서 각자 군사동맹을 결성하고 확장하면서 서로 눈엣가시처럼 여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두 나라는 끝내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시작했고, 이는 27년이나 지속되었습니다. 결국 스파르타가 승리했지만 그리스 전체를 효율적으로 지배하지는 못했죠.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15,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펠로폰네소스 전쟁(B.C431 ~ B.C 404) 과두정치 체제인 스파르타와 민주정지 체제인 아테네 사이의 전쟁. 직접적 원인은 델로스 동맹(아테네가 페르시아의 침략에 대비하여 에게 해 여러 나라들과 맺은 해상 동맹)을 지배하는 아테네의 횡포와 더불어 케르키라와 코린토스 싸움에 아테네가 끼어들면서 시작됨. 아테네는 케르키라의 편을 들고, 코린토스, 메기라 등은 펠로폰네소스 동맹회의를 열고 아테네와의 전쟁을 결의함과 동시에 강국인 스파르타를 부추겨 끌어들임.
펠로폰네소스는 총 3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 1기 : 10년 전쟁. 스파르타 땅 아르키다모스가 육군을 거느리고 아테네 원정. 아테네 장군 페리클레스는 농성전술을 택하여 지상전을 피하고 해군으로 습격하여 승리를 획득하려 했으나 아테네에 페스트가 유행하고 호전파 지도자가 죽으면서 421년 니키아스 화약이 체결되며 전쟁이 마무리 되는 듯해 보였습니다. 제 2기 : 세력 유지를 위한 냉전 상태. 아테네가 시칠리아 원정을 시도하였을 때 스파르타가 이를 간섭하면서 다시 전쟁이 발발합니다. 제 3기 : 시칠리아 원정 실패 후 재정비를 꾀하였으나 스파르타는 아테네의 데켈레아를 점령. 아테네의 해군은 아이고스포타이 해전에서 패배하면서 델로스 동맹 도시들이 떨어져 나갔고, 식량난과 과두파에 의한 정변이 발생하는 등 아테네가 내외로 무너져내리면서 스파르타에 항복하게 됩니다. 그 결과 아테네는 함대를 인도하고 장성을 헐었어요. 델로스 동맹은 해산되고 스파르타의 정치방식인 과두정부가 세워집니다. 스파르타는 패권을 장악하였으나 과두정치에 대한 반발이 많아지면서 쇠망의 길을 걷게 됩니다.
저는 오리엔탈리즘 같은 것도 짚어보고 싶어요. 사실 서양 중심의 세계사가 대세이고 이전 고대의 기록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사실 여기서 패망한 페르시아 제국이 아니더라도, 이전의 아카드니 아시리아, 이집트, 바빌로니아 등도 여러 대륙에 걸친 세계 제국이었고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차지한 강역과도 크게 차이가 나질 않는다고 봅니다. 위대한 왕과 제국은 이미 이전에도 동양, 정확하게는 바로 메소포타미아에 존재했다는 거고요. 물론 이 젊은 왕이 십수년의 짧은 기간에 그리고 당시 유럽의 심장 그리스까지 제국에 포함됐다는 점,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동서양 문화 융합을 통해서 길이길이 그 영향을 남긴 점 등등은 무엇보다 눈여겨봐야할 거 같네요. 아무튼 30쪽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원정 지도와 21쪽 페르시아 제국의 영토 지도를 비교하다가 든 생각입니다.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아요!!
우리가 세계사를 공부할 때 대체로 유럽의 역사를 위주로 공부하고, 유럽의 우수성 위주의 편협한 세계사를 배우게 되는데요. 그리스가 강성해지고 알렉산드로스가 페르시아를 집어삼키기 전까지는 그 당시 기준으로 중동/아랍권이 훨씬 선진국이었다고 합니다. 후에 징기스 칸에서 보게되겠지만 몽골 같은 경우도 강력한 동아시아의 힘을 보여줬구요. 근래에 들어서는 동양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풀어놓은 책들도 많아서 병행하기 좋은 것 같습니다. 모든 역사가 서양을 중심으로 흐르진 않으니까요ㅎㅎ 다만 고대 그리스 이전의 중동/아랍권의 역사의 경우엔 대표적인 기록물이 아닌, 시대를 기록한 기록물이 너무 적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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