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벌거벗은 세계사 정주행!

D-29
여기서 다시 비교 대상으로 알렉산드로스(재위 BC 356-323) 생각이 나는데요. 고대에는 국경선이 칼로 그은 듯 명확한 게 아니라 점이 산재, 혼재하듯이 불분명했다는 점, 그리고 정복 루트를 보면 알렉산드로스가 선형으로 주요 도시와 전장을 이동하면서 정복했다는 점, 13년의 정복기간이 이전 제국들의 역사에 비해서는 상당히 짧은 기간이 라는 점, 진시황(재위 BC 246-210)과는 달리 완전히 다른 문화권의 한복판을 관통해서 나아갔다는 점, 그래서 단기간에 중앙집권적 체계를 만들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점. 그런데도 3개 대륙에 걸쳐서 헬레니즘 문화가 퍼지고 정착된 걸 보면 결국 이 정복자가 단순히 전쟁뿐 아니라, 기록에 남지 않은 엄청난 다방면의 사업들을 벌였을까요? 아마도 그리스 문화의 성숙도와 잠재력이 동시대 다른 문화들에 비해서 워낙 뛰어났던 게 무엇보다 근본적인 이유일 수도 있겠고 그러면서도 개방적인 태도가 진시황보다는 훨씬 낫고 훗날의 칭기스 칸과 더 닮아보이기도 하고, 아무려나 위대한 왕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중앙집권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오히려 개방적인 문화수용을 택했던 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가장 좋은 것은 상대국가가 굴복하고 흡수되는 것이지만, 국가라는 것이 국가원수 한명이 머리 숙여 항복했다고 해서 그 국가의 국민 전체가 정복에 응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국민적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강력한 중앙권력의 억압을 통해 짖누르거나, 기존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 문화적 자유를 제공하거나 둘 중 하나의 선택지밖에 없었을거라 봅니다. 혹은 통치보다는 정복 자체에 의미를 두었기 때문에 문화적 개방성을 허용해준 것일지도 모르구요. 모든 의견은 다 제 추측입니다ㅎㅎ
진시황이 화폐를 통일하기 전까지는 작은 칼이나 화살촉으로 화폐를 만들었는데요. 그래서 화폐가 아닌 다른 용도로도 쓰였다고 해요. 이와 달리 반량전은 오늘날의 동전처럼 둥근 모양에 가운데 네모로 구멍이 뚫려있는데요. 하늘의 둥근 모양과 땅의 네모난 모양을 상징했다고 합니다. 즉, 하늘과 땅에 널리 유통되는 보편적인 보물이란 뜻이지요. 하지만 반량전의 보급과 함께 극성을 부린 것이 있는데 바로 위조 화폐의 유통입니다. 반량의 무게가 되지 않는데 이름만 반량이라고 붙여 유통된 것이죠. 화폐는 통일했지만 위조를 막을 기술은 뒷받침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엽전의 초기 모델이 반량전이군요. 뒤에 엘리자베스 1세 때도 얘기가 나오겠지만 이때나 지금이나 늘 위조화폐의 문제는 국가의 골칫거리였나 봅니다. 지금이야 화폐에 사용된 실질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약속에 의해 움직이는 화폐에 익숙해져 있지만, 과거에는 화폐가 지닌 가치에 맞게 금속을 사용하기도 했으니까요.
진시황의 주변인물 하면 떠오르는 사람 중 '서불'이 있지요. 영원한 권력을 누리기 위해 불로불사를 꿈꾸는 진시황의 욕망을 잘 이용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바다 가운데 봉래, 방장, 영주라는 세 개의 산에 신선이 살고 있습니다(중략) 청컨대 어린 남녀 아이를 데리고 신선을 찾게 해주십시오.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62,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제주도에 '서불과지'라 적힌 곳이 있고, 이곳이 실제로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뜻 그대로 서불이 지나간 곳이라고 하며 거제도에도 이런 기록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서불은 이렇게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정착하여 살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하네요.
진인은 신선을 추구한 중국인들이 만든 개념으로 도를 깨우쳐 깊은 진리를 깨달은 사람을 말합니다.(중략) 그들은 진인의 경지에 도달하려면 황제가 거처하는 곳을 사람들이 모르게 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중략) 그리고 수도 함양 부근 200리 안의 궁궐 270곳을 구름다리로 연결합니다.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63,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200리면 78km에 가까운 엄청난 거리인데 이만한 폭 안에 궁궐이 270개나 있었다는 것도 놀랍고, 만리장성을 지으며 폭군의 위치에 올라 국민들의 원성이 자자했을텐데도 궁궐들을 연결하는 공사를 또 했다는 것에 놀랐네요.
진시황의 경우도 권력의 분산으로 국가가 분열되는 것이 두려웠는지 권력의 집중화를 위한 군현제를 실시했는데요. 혼란의 시기에 태어나 통일이나 국가 기강을 세우려는 군주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권력의 중앙집중화 인듯 합니다. 군현제는 군과 현으로 나눠 황제가 임명한 관리를 통해 다스리는 제도였는데요. 분명 이 제도의 의미는 왕에게 복종하는 신하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것이었겠지만, 이런 체제는 매관매직이 쉽다는 단점도 있지요. 뒤에 루이 14세를 할 때 이 문제점이 많이 도드라졌는데, 자세한 건 이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근래의 세계사 교양 프로그램과 각종 도서들로 인해 이미지가 많이 바뀐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네로황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폭군 그 자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그가 처한 상황 때문에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사건들, 권력의 위협, 그럼에도 국민을 위한 정책도 많이 세운 황제지요.
네로 황제에 대한 악평은 네로 황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한 역사가들의 기록이 널리 퍼진 것이 원인인 듯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누명이 역사가 '수에토니우스'에 의해 쓰여졌다고 하더군요. 로마사 연구자들이 수에토니우스의 저서 <황제열전>을 많이 참고함에도 불구하고 그 기록에 대해서 좋은 평을 내리지는 않는다고 하더군요.
네로 황제를 읽다보니 요즘 고전에 빠져 있어서 그런지 <쿠오 바디스>가 궁금해지더라구요. 네로 황제를 아니꼽께 보는 편파적 시선이라고는 하지만 충분히 분별력을 가지고 다른 시선에서의 로마를 본다고 생각하고 읽는다면 좋은 작품이지 않을까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아 둬 봤습니다.
쿠오 바디스 1190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쿠오 바디스>가 수상 10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되었다. 고대 로마의 가치관과 새로운 기도교 사상의 갈등, 그 해소를 그려낸 역사소설이다. 폴란드어 원전에서 직접 번역한 최초의 한국어 판으로, 화가 얀 스티카사 <쿠오 바디스>를 주제로 그린 연작 화보가 수록되어 있다.
비 기독교인과 기독교인의 대립이 이분법적으로 드러난 작품이라고 합니다. 비 기독교인 vs 기독교인 사치와 향락 vs 사랑과 자비 악 vs 선 혼란 vs 평화 의 대비가 선명하다고 하네요. 당연히 네로 황제는 대화재와 그리스도교의 수난의 주범으로 등장합니다.
네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왜곡된 시선과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눈을 가지라는 마지막 문장이 너무 어렵게 느껴집니다. 의붓동생과 친어머니를 죽인 것도 모자라 사랑하는 아내와 뱃속의 아이마저 무참히 살해했는데요. 그 어떤 시대적 배경과 의도를 풀어놓아도 폭군이란 해석이 희석되지 않습니다.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고 잘한 것도 잘못한 것으로 보이게 역사가 기록되어졌다는 게 문제인 거 같아요. 대화재가 대표적인 사건이구요. 대화재가 네로가 일으킨 것이 아니고, 대화재 이후 화재 예방을 위해 건축 관련 여러 법안들을 만들고 시행도 했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들은 많이 누락되어 있지요
네 번째 인물은 칭기스 칸 입니다. 식민지를 제외하면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가졌던 국가를 만들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가장 넓었던 시기는 칭기스 칸 손자인 쿠발라이칸) 식민지를 포함하면 몽골제국의 약 1.5배 넓이를 가졌던 대영제국이 1위고 몽골제국이 2위라고 하네요. 몽골제국의 면적만 봐도 넓은데 이보다 더 넓었던 데 영국이라해서 찾아보니 전세계 영토의 1/4을 조금 넘는 땅이 영국 땅이었다고 하네요
대영제국 전성기(좌)와 쿠발라이칸이 왕일 때의 몽골제국(우)
칭기스 칸도 역사가들의 기록에서 양면적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자신이 태어난 몽골에서는 대륙을 확장하고 통일한 정복자지만, 유럽과 중동, 심지어 중국의 입장에서도 그들은 잔인한 침략자일 뿐이었지요. 물론 몽골 내에서도 여러 부족이 있었고 부족들끼리의 다툼, 전쟁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었기에 다른 부족의 입장에서는 칭기스 칸의 부족 통합이 침입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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