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

D-29
책을 최고로 친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가 비록 아무것도 없는 노숙자라도 뭔가 책을 끼고 깊이 생각하는, 당연히 그렇겠지만 그가 하는 말이 예사스러운 게 아니고 동시에 뭔가를 끼적거리며 쓰고 있으면 그가 혹 책이라도, 유명하지 않고 비록 미발표된 것이라도 -쓰고 있는 것 자체를 높게 평가한다- 있으면 그를 그냥 개돼지로 안 보고 뭔가 그만의 철학을 가진 오히려 부자보다 아무것도 없는 그런 사람을 더 치는 그런 경향이 아주 강하다. 나는 부자이면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오히려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라도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을 더 치고 그가 하는 말을 자동으로 더 귀담아듣게 된다. 없이 살아도 자기만의 어떤 인생길을 갖고 사는 사람, 생각이 있는 사람을 더 친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그게 그냥 생각 없이 하는 게 아니라 뭔가 의미를 잔뜩 지닌 것이라고, 생각해 버리고 마는 건 어쩔 수 없겠다. 비록 연쇄살인범이라도 책을 가까이하면 그의 행동의 논리가 분명 있을 것 같아 호기심이 동하고 그에게 갑자기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가 영화 주인공으로 나오면 평범한 범인보다 더 보게 된다. 그가 자기만의 어떤 논리로 그런 짓까지 하게 되었는지. 궤변이라도 그만의 이론이 있을 것 같은, 일반인이 감히 이해도 못 하는 뭔가가 숨겨져 있을 것 같은 느낌이 팍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하겠다. 이건 단순히 내가 책을 최고로 치기 때문에 그런 것뿐이다. 단순히 책을 최고로 여기는 병적인 이유만으로.
내가 신뢰하는 작가 작가는 주로 내가 좋아하는, 근본적이고 본질적이고 아주 상식적인 것을 다룬다.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는 직업군이다. 주로 어린이가 궁금해하고 그들에게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것들이다. 복잡하고 쓸데없는 것에 신경을 쓰는 인간도 죽을 때가 되면 결국 이곳으로 향한다. 즉 빙빙 돌아온 것이다. 그래 작가는 삶의 지름길을 아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일본에선 장어가 고급음식에 들어가는 것 같다. 그러나 김은 우리나라보다 맛 없는 것 같다.
해봐야 다 거기서 거긴데 남처럼 잘 키우는 게 겁이 나서 애를 안 낳는 것이다. 그러나 남보다 뛰어나 인간이 머리가 좋으면 별로 좋을 것도 없다. 해봐야 다 거기서 거기다. 요즘 의사들이 자기는 특권층이고 기득권을 주장해 단합을 한다며 뭉치고 있다. 다 웃기는 소리다. 그들이 그렇게 해봐야 다 자기 밥그릇 더 챙기려는 수작,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딱 그것이다. 무슨 고상한 신념이 있어 그런 게 아니다. 겨우 남들보다 조금 더 잘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는 것에 불과하다. 실은 못난 사람과 잘난 사람이, 그걸 굳이 의식 안 하고 그냥 그 자리에서 행복하게 사는 게 가장 잘 사는 비결이다. 서로 비교할 게 많아 우리나라가 이처럼 가장 우울한 나라가 되었다. 인간은 어쩔 수 없다. 빨리 각성하든지 그냥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 주는 게 모두를 위한 길이다. 그 외엔 답이 없다.
늙을수록 변화를 싫어해 보수를 찍는다. 이들이 단지 변화가 싫어 그렇게 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가. 아마 대개는 그럴 것이다. 나도 나이 들면서 만사가 귀찮다. 지금은 좋은 것이다. 괜히 변화를 해서 혼란스러워지면 나도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그냥 지금의 안정이 좋은 것이다. 전부터 내려오는 것, 지금의 따스함이 좋은 것이다. 실은 그렇지도 않고 가만히 있으면 99개 가진 독재가가 하나만 가진 내 것 1을 빼앗을 것인데도. 실은 설마 그렇게까지 한다.
모르더라도 거기선 그냥 넘어가 아주 쉽게 쓰는 작가도 이 부분은, 독자가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있다. 그건 작가가 자기 세계에 빠져 자기에겐 아주 익숙한 것을 그냥 써서 그렇다. 전문가들이 쉽게 범하는 잘못이다. 독자의 입장을 고려 안 해서 그렇다. 그렇다고 독자는 그걸 알아내려고 진도를 안 나가면 안 된다. 그냥 넘어가면 나중에 알 때가 있다. 그래도 모르겠으면 그냥 지나가는 수밖에 없다. 모르면 그냥 넘어가는 게 좋다. 자기가 무슨 천재라고 그걸 물고 늘어지면 안 된다. 내가 남의 생각을 다 알 수는 없는 것이다, 항상.
일본인은 오이를 좋아하고 마요네즈도 좋아하는 것 같다.
인간들이 서로 파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나를 증명할 수는 없다. 국가가 요구하는 양식에 맞게 나를 증명해야 한다. 전에 시골에서 그 어떤 서류도 없이 나를 증명했지만 지금은 닭장 같은 고시원에서 옆의 한 사람도 증명할 수 없다. 서로 파편화되어 간다. 이게 어디 사람이 사는 세상인가. 지옥도 이런 지옥이 없다.
하루키는 현실 세계에 사는 사람들과는 동떨어지게 한 사람을 그런 환경에 놓이게 하여 다른 세계를 그린다. 일반인과 는 다른 작가와 딥한 독자는 아마도 이런 세계를 그리고 살 것 같아 그들을 기리기 위해 그런 것 같다. 다 자기의 세계를 글로 형상화하는 것이다.
스피릿은 하나 서로 동떨어진 장소와 세계와 시간에 살아도 마치 본래 한 몸이었던 것 같은 사람의 생활을 작가들은 그리는 걸 즐기며 잘하는 것 같다. 몸은 여럿이지만 정신과 영혼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장소와 시간을 달리해 여기저기 유비쿼터스 (Ubiquitous)하게 산재해 있다. 그들의 몸은 여자, 남자, 노인, 어린애를 가리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를 그리워하고 응원하고 막상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다 같이 현실 세계에서 이해받지 못해 외롭다는 것이다. 이것은, 몸에서 영혼이라도 분리해 다른 세계에서, 현실에선 느끼지 못하는 자기만의 충만과 행복을 누리고자 함이다.
하루키는 노르웨이의 숲이나 해변의 카프카처럼 꼭 세계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에 대한 것을 적는 게 아니라 일본 내에서 움직이는 것을 적는다. 그건 다행이다. 일본을 더 알 수 있어서. 일본 문학을 계속 접하니 일본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전엔 공부를 좀 하면 서울대보단 육사를 가려고 했다. 지금은 검사가 되려고 한다. 인간은 참 생각하는 게 아주 저렴하다. 나도 한때는 그랬다.
인간은 다 상대적 불행을 겪는다. 그래서 국가가 할 일은 이런 상대적 불행을 겪지 않도록 불합리하게 이익을 많이 갖고 가는 자의 것을 거둬들여 그 밑의 사람들에게 같이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 그래야 덜 불행하고 자살도 덜 한다.
괴물이 판치는 세상 지금, 괴물들이 판을 치고 있다. 트럼프가 다시 등장할 것 같고,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전쟁하면서 종신 집권하려 하고 시진핑도 독재를 위해 개방이 아닌 폐쇄로 돌아선 것 같다. 오직 자신의 영달 하나를 위해 나라 하나 망하는 것에 눈도 깜짝 안 하는 같다. 이들을 끌어내리지 않는 그 나라 국민이 이해가 안 간다. 바보들만 모였나? 하긴 한반도 북쪽에서도 무슨 재벌도 아니고 대를 이어 해먹고 있으니 말하면 뭐 하나? 가자 지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들이 굶어 죽는데 인권을 중시하는 선진국들이 외면하고 발 벗고 나서는 나라 하나 찾아볼 수 없다. 이미 그들도 괴물들에게 물들어서 그러나?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오직 총선 승리만 위해 선거 중립은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대통령이 뜬구름 잡는 난개발을 지방을 순회하며 남발하고 있다. 미래에 희망을 심어주고 신뢰를 주는 지도자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세상이다. 세상은 이미 괴물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인간의 이념 때문에 이런 꼴이 이념이, 사람을 죽이고도 뻔뻔하다. 오히려 당당하다. 전쟁에서 서로 죽이는 것하고 같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아주 거룩하고 위대한 용단으로 친다. 오히려 그렇게 안 하는 사람을 용기 없다고 비난한다. 일본은 그런 전범들을 기리기 위해 신사를 따로 만들어 모시고 있다. 그런 이념 속에서 자기주장을 펴다 개죽음을 당한 사람은 또 얼마나 많나? 공산국가에서 독재가 생기면 그런 독재에 저항하다 죽임을 당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소련 스탈린, 캄보디아 폴 포트,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인간의 편협한 생각이 다른 인간을 죽이는 게 반복되고 있다. 다른 생물이나 같은 인간에게도 악을 행하는 인간은 그럴 거면 가능한 한 속히 사라져 주는 게 유일한 답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이런 걸 없애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인간에게만 있는 마음의 작용 때문이다. 인간이 사라져 줘야 이 마음의 작용도 같이 멈춰 이 지구와 우주와 다른 존재들, 인간 자체에도 모두가 이득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노천 온천이 발달하고 마사지가 발달한 것 같다.
어릴 적 가장 평온하고 기분 좋았던 장소로 내가 가는 중이면 반드시 잠이 잘 온다.
글 쓰는 곳이 세 군데 있으면 좋다. 우선 외부로 알려도 좋은 곳이다. 이것은 신구들이 봐도 되는 곳이다. 한 곳은 식구들이 못 보는 곳이고 그래서 더 노골적인 내용을 쓸 수도 있는 곳이다. 또 한 곳은 가장 개인적이고 은밀해서 남에게 절대 밝힐 수 없는 것으로 쓰는 곳이다. 이런 무기가 있으면 거의 스트레스를 안 받고 생활할 수 있다.
내가 여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일본은 AV도 소설도 여자가 성욕이 왕성한 거로 잘 나온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성문화가 발달해서 그런 면도 없지 않지만 그런 것보단 과장된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
하루키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이성 간의 섹스가 그 발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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