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

D-29
전쟁이 나면 병사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개죽음을 당한다. 이런 걸 하루키는 노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냥 심플하게 갔어야 했다. 뭔가 다른 것과 차별하기 위해 감독이 있어보이려고 하다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이왕 상업 영화로 발을 들였으면 그대로 있어야 했다. 그곳의 문법을 따라야 했다. 아니었으면 아예 발을 들여놓지 말든가.
월남전 갔던 사람들이 그때 한 일과 할 때 느낀 자기의 마음을 책이나 글로 표현한다면 좋을 것 같은데 막상 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글을 많이 쓰지 않았고 그래 대부분은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쓴다고 해도 그것을(진실) 세상에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잘 쓴다고 해도 자기 변명이 대부분일 거고 그 내용도 기억에 의해 왜곡되는 내용이 거의 대부분일 것이다.
글은 원래 자기를 변명하는 것이다 1964년부터 1973년까지 맹호, 백마 부대 등 월남전에 갔던 사람들이 그때 한 일과 그 당시 느낀 것을 책이나 글로 표현한다면 좋을 것 같은데, 막상 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글을 많이 쓰지 않았고 그래 대부분은 자기 심정을 실감 나게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쓴다고 해도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세상에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자기 치부(恥部)까지 드러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잘 쓴다고 해도 자기변명이 대부분일 거고, 그 내용도 개인적 기억에 의해 왜곡된 부분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자기를 표현하는 글에서 변명하고 자기 입장에서만 쓰기 때문에 제3자가 보면 진실(Truth)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사이가 좋지 않은데 이에 대해 우리와 일본이 쓰면 자기에게 유리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건 실상이나 진실과 멀어지게 된다. 그럼, 누가 써야 하나? 아무 상관도 없는 제삼자가 써야 한다. 우리나 일본의 반대편에 있는 남미의 볼리비아 사람이 쓰면 그건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또 문제는 그들은 일본과 한국과의 관계와 그 사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별 관심도 없을뿐더러 그에 대한 지식이 빈약해 구체적이고 디테일하게 쓰지 못할 것이다. 쓴다 해도 수박 겉핥기로 쓰거나 잘 모르기 때문에 글에 오류도 많을 것이다. 사람은 자기와 이해관계가 맞아야 관심도 가고 흥미도 동하는 법이다.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쟁 중인데 이보단 4월 10일 총선에 사람들은 솔직히 더 관심이 많다. 그렇다면, 절충점으로 지한파나 지일파가 써야 하고 그는 두 나라에서 떨어져 객관적으로 그것을 보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더라도 일본과 한국 중 자기가 좋아하는 쪽에 더 유리하게 그는 쓸 것이다. 그가 유명한 지일파이지만 만일 친일파 후손이라면 일본에 더 유리하게 쓸 것이다. 이처럼 팔은 안으로 굽는 것이고, 글은 자기변명으로 쓴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대해야 한다. 역사를 기술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미 써놓은 걸 갖고도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뽑아 유용(流用)하려고 드는 게 인간이다. 요즘 영화에서 「건국전쟁」과 「파묘」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걸 다 전제하고 글을 대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모든 걸 곧이곧대로 직역하지 말고, 배경과 집필자의 성향(性向)을 살피면서 의역해야 한다. 비판적으로, 회의(懷疑)하면서.
자기 위주 속에서 자기 기질을 살려라 어느 순간에 어떤 생각이 마음에 딱 박힌다. 박힌 게 빠지지 않고 계속 성장하고 확장한다. 내게 박힌 것 중 하나가 자기 역할의 중요성이다. 사는 동안 타고난 기질을 살리는 거. 이것의 중요성을 깨달으면, 나머진 사실 그냥 하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일상이더라도 그것 때문에 그걸 살리지 못하면 쓸데없는 데에 시간 낭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게 퍼져나가 확장되고 그것에 대해 더 정교하게 생각을 가다듬고 그것에 대해 거듭 정리해 근간(根幹)을 담아 글로 표현한다. 스스로 발전(Prevalence)하면서 더 농밀(Precision)해진다. 확장(Extension)과 압축(Condensation)이 동시에 일어난다. 포용하면서 커널화한다. 그러는 중에, 내가 그 박힌 걸 다스리는 게 아니라 생각 스스로 커나간다. 내가 그것의 주인이지만 그것도 주체성을 갖고 있다. 나에게서 독립해 스스로 큰다. 그걸 근간에 두고 다른 생각들이 가지를 친다. 그러니 그건 더 튼튼해지고 나중에 천하무적이 되어 꿈쩍도 안 한다. 그리고 인간은 자기 위주라는 바뀌지 않는 본능이 있고 그건 잘 고쳐지지 않고 역사는 반복된다. 자기를 벗어난 생각은 아예 하지 못한다. 거기서 자기가 떨어져 나오지 못한다. 아니 벗어나더라도 자기만 주가 되고 나머진 반드시 객체다. 아니면 죽은 것이다. 자기 위주이기 때문에, 타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게 어려우니까 어리석게도 역사는 반복된다. 인간 역사는 발전하는 게 아니라 반복이 핵심이다. 이러니 인간이 바라는, 바람직한, 이상적인 모습은 시간이 흘러도 오지 않는다. 뭔가 발전하는 것 같지만 본능은 변하지 않는다. 자기 위주이고 인간 위주이기 때문에 과학은 발전한 것 같지만 다른 생물이 멸종하고 그 결과 지구가 위태로워졌다. 이러니 인간을 개조하려 하고 변화를 꿈꾸는 건 불가능한 일이고 그것보다 그냥 짧은 내 인생 자기 기질을 살려 뭔가 인간 세상에 있을 때 흔적을 조금은 남기고 그 속에서 내 행복할 찾을 수밖에 없다. 본능에 기반한 자기 위주의 절대 속에서, 자기 기질을 최대한 살리며 그 속에서 자기만의 행복을 찾아라.
오사카 도톤보리 거리에 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 그냥 떠밀려갈 정도다. 그 많은 사람이 잘 때 어디서 자나 그게 걱정될 정도로 사람이 많다. 주변에서 공연도 많이 한다.
요즘 게임도 그렇고 연예인도 그렇고 이젠 정치까지 골수팬에게 잘못 보이면 그야말로 끝장이다. 이럴수밖에 없는 게 실은 이들이 키웠기 때문이다. 정해진 코스로만 몰던 부모가 그들에게 보상을 받는 것하고 똑같다. 그러니까 나처럼 아무 기대도 없이 그냥 나 좋으라고 쓰는, 독고다이로 가는 게 최고다.
일본에서 길을 찾기는 쉽지 않다. 거기가 거기 같다. 길을 찾아 헤맨 경우가 많다. 한번은 온천을 못 찾고 결국 포기하고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만난 적이 있다. 일본 참 길을 알 수 없는 곳이 많다. 일본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길을 찾아 헤매다, 이다.
일본은 거리가 깔끔하다. 어떻게 보면 너무 깔끔해 사람 사는 곳 같지 않다. 한국에서 저렇게 하려면 매일 청소헤야 하는데 막상 일본엔 청소하는 사람을 볼 수 없다. 그러니까 애초에 더럽히지 않는 것 같다. 솔직히 깨끗하니 보기는 좋고, 자꾸 그 깨끗한 거리를 찾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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