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resh] 1. 『원미동 사람들』 다시 읽어요.

D-29
@지구반걸음 님 말씀처럼 <찻집여자>를 읽고 씁쓸해 지는 건 엄씨도, 엄씨 부인도, 찻집여자 홍주희도 누구하나 '행복'하지 못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간판에서 떨어진 'ㄱ'을 찾는다고 행복해 지는 건 아니겠지만, 'ㄱ' 찾기를 포기하고 가게로 들어오는 엄씨를 보며 제 마음에도 억센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러게요... 투영되어 흐릿하게보이는 모습이 바로 나자신이겠지요 그래서 반감아닌 공감을 하는... 긴 여운을 남기는 ...
그믐에 '좋아요' 버튼이 없는 것이 아쉽네요. 말씀 참 좋습니다.
9.지하생활자 다시 읽어도 기생충 영화 생각이 너무 납니다 가족이 모여 피자상자를 접으며 나누는 대화 배우 송강호님이 대사를 하던 표정 "넌 계획이 다 있구나 " 가격이 저렴한 지하방이라 화장실이 사용이 힘든 상황 참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하더니... 안타까움을 넘어서 불공평한 삶에 화가 납니다 사회적 해결이 절실하지요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우리를 둘러싼 문제지요 ... 끝부분의 '지하생활자들만의 냄새'란 표현이 팍팍한삶을 그대로 표현해주는 듯 합니다
이상한 일이었다.주인여자를 향해 솟구치던 적개심은 어느 순간 먼지처럼 날아가버렸다.이제는 미워할 대상도 사라져버렸다는,집주인을 잘못 만난 자신의 재수없음을 어쩔것이냐는 생각이 그를 쓸쓸하게 만들 뿐이었다. p.328
원미동 사람들 양귀자 지음
지하의 자기 방과 다를 바 없는 동굴같은 102호의 모습을 그는 보고 또 보았다.
원미동 사람들 p.329, 양귀자 지음
<일용할 양식>은 매우 유쾌하게 읽었습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들 배불러'지는 이야기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제가 늘 새우의 입장이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김반장과 경호아버지도 실상은 '새우'의 입장인 사람들임을 생각하면, 먹고 살기 힘들어 벌어진 이 일들이 '웃픈' 현실 같아 보입니다.
지하의 방 한 칸이 그의 처지에는 딱 맞았다. 그는 지하 생활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지상으로 올라갈 날이 있기도 하겠지만 지금은 지하의 방 한 칸도, 지하의 일자리 하나도 목숨처럼 소중한 사람이었다. 그의 소망은 그저 일하기 위해 먹은 밥이었으므로 응당 자유롭게 배설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아주 소박한 것이었다.
원미동 사람들 지하 생활자 / p315, 양귀자 지음
이리도 절박한 일상이 있을까 싶습니다. 눅눅하게 곰팡이가 피어나는 지하 방에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 새벽에 깨어 여기저기 배설을 구걸해야 하는 일상이라니요... 이러한 일상을 사는 사람의 소망 또한 자유롭게 배설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소박하기 그지 없는 것이라니, 화가 납니다.
눈물주머니를 달고 살았던 그때, 턱없이 세상을 무서워하면서 또한 끝도 없이 세상을 믿었던 그때의 이야기들은 매번 새롭게 읽혀지고 나를 위안했다. 소설 쓰는 것을 업으로 삼는 자가 자기가 쓴 소설을 읽으며 위안을 받는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른다. 깊은 밤 한창 작업에 붙들려 있다가도 마음이 편치 않으면 나는 은자가 나오는 그 소설을 읽었다.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자꾸만 뒷걸음쳐서 달려가면 거기에 철길이 보였다.
원미동 사람들 한계령 / p347, 양귀자 지음
누군들 그러지 않겠는가. 부천으로 옮겨와 살게 되면서 나는 그런 삶들의 윤기 없는 목소리를 많이 듣고 있었다. 딱히 부천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부천 사람이어서 그랬을 것이었다. 창가에 붙어 앉아 귀를 모으고 있으면 지금이라도 넘어져 상처입은 원미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고, 또 넘어지는 실패의 되풀이 속에서도 그들은 정상을 향해 열심히 고개를 넘고 있었다. 정상의 면적은 좁디 좁아서 아무나 디딜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엄연한 현실도 그들에게는 단지 속임수로밖에 납득되지 않았다. 설령 있는 힘을 다해 기어올랐다 하더라도 결국은 내리막길을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수긍하지 않았다. 부딪치고, 아등바등 연명하며 기어나가는 삶의 주인들에게는 다른 이름의 진리는 아무런 소용도 없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인생이란 탐구하고 사색하는 그 무엇이 아니라 몸으로 밀어가며 안간힘으로 두들겨야 하는 굳건한 쇠문이었다. 혹은 멀리 보이는 높은 산봉우리였다.
원미동 사람들 한계령 / p.350, 양귀자 지음
한계령을 마지막으로 <원미동 사람들>을 완독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 순위에 양귀자 작가님을 상위에 랭크 시켜봅니다.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이리도 정감있게 그러나 사실적으로 거기에 희망을 놓치지 않고 풀어낼 수 있을까요. 읽는 내내 마음이 쓰리기도, 안타깝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게 몸으로 밀어 삶을 지탱하는 힘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일정에 맞춰 완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열어 놓고 열심히 참여를 못했지만, 스타맨님 올리시는 글들 보면서 같이 공감하고 있었습니다ㅠㅜ 다음엔 좀 더 파이팅을 해보겠습니다! 또 뵈어요~
덕분에 좋은 작품 읽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망나니누나 님 이런 자리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다른 모임으로 뵙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한계령이란 단어는 들을때마다 걸어도걸어도 나갈 수없는 곳에 갇혀 헛된 노력만 잔뜩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곤해서 먹먹해집니다 이 작품도 역시나... 그러나 묘한 희망도 느껴지는 건 은자씨의 까페 이름때문일까요? '좋은나라' 스스로의 삶에 만족?이란 단어를 붙이기에 너무 인색한건 아닌가 싶은 맘이 드는건 ... 한계령 테마를 읽으며 추억에 젖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마지막표지판이 누구일까? 그리고 저를 마지막 표지판으로 기억해 주는 누구가도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구요 작품속 큰오빠의 허물어짐을 조금은 이해가 되네요 건강의 결핍이 마음까지 앗아가버리는 ... 어쩌면 마음결핍이 먼저였는지도 모르죠 그걸 꾸역꾸역 견디니 반란이 일어난 셈일지도... 제가 겪어보니 그런듯해요 직장까지도 놓아야 했으니... 그러나 살아온 시간만큼 남은 시간도 흘러갈테니 너무 매여 애쓰지않고 흐르는 시간대로 바라볼 용기가 생겼어요 이제는 좋아하는 책과 더불어, 내가 소용이 되는 곳으로 발걸음을 딛으며, 다함께 잘 사는 세상이 올 것을믿으며... 한번더 읽을 기회가 생겨 좋았습니다. 팍팍한 삶의 모습들이지만 하루의 몫을 다하는 원미동사람들 이기에 미소가 머금어지는책이었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모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이 계셔서 다음 모임을 해볼 기운을 얻어가네요~ 감사합니다. :)
유황불이 이글거리는 지옥의 아수라장처럼 무섭기만 했던 그 세상에서 나는벌써 몇십년을살고 있는가.아니 살아내고 있는가...
원미동 사람들 p.335, 양귀자 지음
그들은 모두 지쳐 있었고 제각기 무거운 짐꾸러미를 어깨에 메고 있었다.짐꾸러미의 무게에 짖눌려 등은 휘어졌는데 고갯마루는 가파르고 헤쳐야 할 잡목은 억세기만 하였다 목을 축일 샘도 없고 다리를 쉴 수 있는 풀밭도 보이지 않는 거친 숲에서 그들은 오직 무거운 발걸음만 앞으로 옮길 뿐이었다 p.363
원미동 사람들 양귀자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다음 책으로 조세희 작가님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 함께 읽고 싶은 옛 책들이 있다면 마구마구 추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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