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내가 아직 내 안에 살아있다면

D-29
10대의 기억이 희미해진 채 30대가 되었다. 태어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아이들을 키워내면서 오래 전 고대의 유물을 꺼내 보듯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의 내가 느껴온 감정과 기억들이 튀어오르는데 그리운 건지 아니면 두려운 건지. 과거를 달콤하게 음미하면서도 너무 취하지 않도록 두 뺨을 때리곤 한다. 나에 대해서. 내 인생에 대해서 더 늦기 전에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토바이어스의 도움을 받아 진실도 허구도 아닌 시간을 붙잡아 보려고 한다.
싱글챌린지는 자신이 직접 정한 책으로 29일간 완독에 도전하는 과정입니다. 그믐의 안내자인 제가 앞으로 29일 동안 10개의 질문을 던질게요. 책을 성실히 읽고 모든 질문에 답하면 싱글챌린지 성공이에요. 29일간의 독서 마라톤, 저 도우리가 페이스메이커로 같이 뛰면서 함께 합니다. 그믐의 모든 회원들도 완독을 응원할거에요. 계속 미뤄 두기만 했던 책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싱글챌린지! 자신만의 싱글챌린지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로 접속해 주세요. https://www.gmeum.com/gather/create/solo/template
싱글챌린지로 왜 이 책을 왜 선택했나요?
오늘까지 읽은 부분에서 인상적인 내용을 알려 주세요.
책을 선택한 이유 책을 들어 훑어보다가 옮긴이의 말이 인상 깊어 선택하게 되었다. 옮긴이의 말 첫 문단에서 작가가 ‘더티 리얼리즘’이라고 불리는 20세기 미국의 리얼리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고 했다. ‘불쾌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핍진성’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고 했는데 살아오며 경험한 개같은 사건들을 어떻게든 적어내고 싶은 나에게 힌트가 될 듯 싶고 용기도 얻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 문단에서 다양한 방법과 관점으로 이 책을 읽는게 가능하며 그러한 ‘오독’이 결국 책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즐거운 문학적 경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해 글을 쓰는 사람의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 바로 이런 것인가 하는 흥미와 두려움이 생겼다. 뭐 구구절절 글을 옮겨가며 썼지만 결국 가슴이 두근거려서 골랐다.
책을 받아든 첫인상은 어땠나요?
처음 보는 작가여서 궁금했다. 내가 좋아하는 크기와 두께의 책이라 부담이 없다고 생각했고 겉표지가 없이 양장본 표지만 있었는데 판화로 찍어낸 듯한 타자기 삽화가 인상적이었다. 타자기 위에 영어로 뭐라뭐라 적혀 있는데 처음엔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다 읽고 나니 책의 ‘위기’에서 다뤄지는 소설의 시작 부분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우리 학교는 속물근성에 차 있는 학교가 아니었다. 어쨌든 우리는 그렇다고 믿었다. 그리고 가능한 한 그 믿음을 진실한 것으로 만들려 노력했다. …… 명문가 출신이거나 집안이 부유해 처음부터 유리한 출발선에 서 있는 학생들이 몇 명 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설령 그들의 특권이 즉시 스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준다 해도 나머지 학생들은 그건 아주 위험한 자리라고 생각하고 싶어했다. 그런 자리에서는 더이상 나아가는 게 불가능했다. (자랑 혹은 과시하)는 식으로 그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게 전부였다. 달리 탁월한 점이 없다면 그렇게 노력을 하면서도, 오직 스스로 이루어낸 것에만 가치를 두는 명예 체제에 꾸준히 기반을 내줄 수 밖에 없었다. 그건 너무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 오히려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는 이념이었다. …… 한편 이 이념은 학생이 자기 손으로 직접 해낸 일이라면 무엇이든, 학교는 그 일을 다른 모든 기준을 넘어 그학생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것으로 받아준다는 뜻이었다.
올드 스쿨 P.14, 토바이어스 울프 지음, 강동혁 옮김
우리 모두는 누구에게든 영향을 받았다. 헤밍웨이든, 커밍스든, 케루악이든, 아니면 그 작가들 전부, 혹은 그보다 더 많은 작가들로부터. 아무도 인정하려 들지 않았으나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투고된 원고들을 그토록 잔인하게 조롱하면서도 모방 혐의는 한 번도 제기하지 않았으니까. 그건 아무런 이득이 없는 일이었다. 누군가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식이 한번 굳어지고 나면 우리가 쓴 작품은 순전히 우리 것이라는, 집단적이고도 필수적인 환상이 깨지고 말 테니까.
올드 스쿨 P.34, 토바이어스 울프 지음, 강동혁 옮김
우리 학교는 성품과 성과에 따른 계급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이 체제가 바깥에서 작동하는 체제보다 우월하며, 이 체제를 통해 과도한 자긍심이나 존경심을 보이는 습관으로부터도 멀어질 수 있을거라 믿었다. 괜찮은 꿈이었고 우리는 그 꿈을 실현시키려 노력했다. …… 우리는 배우일 분이며 …… 극장 밖에서는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세상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모두 알면서도.
올드 스쿨 p.36, 토바이어스 울프 지음, 강동혁 옮김
나는 나 역시 유대인이라는 변명을 써먹지 않겠다고 간단히 결심해버렸다. 이런 식으로 비밀스럽게 구는 데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 그동안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누가 누구를 괴롭히거나 눈에 띄에 멸시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 그런데도 내가 보기에 유대인 소년들은 인기 있는 아이들이나 운동선수들조차 주변에 미묘하게 충전된 듯한 자장을, 동떨어진 듯한 기류를 달고 다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쩐지 그 기류가 그 소년들 자신과 그들의 자질이나 소망에서가 아니라 학교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느 느낌이 내 안에 자리잡았다.
올드 스쿨 p.51, 토바이어스 울프 지음, 강동혁 옮김
현실세계에서의 계급(가문, 재력, 인종, 민족, 종교, 성별)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묵인된다. 학생들은 제시된 시나리오-학교에서는 성품과 성과에 따라 주어지는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에 맞게 연기하는 배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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