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좌절의 시대>를 내가 읽으려고 만든 모임

D-29
저도 요즘 많이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단기 목표를 합격, 졸업, 정규직 되기 등등으로 잡고 살아오다가 막상 정규직이 되어서는 '목적 이후'의 시간이 와버린 느낌입니다.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걸작을 쓴다(그린다, 연주한다, 공연한다).' 등을 목적으로 하면 될 텐데, 언제건 대체될 수 있는 기능인으로 사는 저같은 사람은 무얼 목적으로 삼아야 할까요?
"인문학은 '분별력'이라는 가치를 만듭니다. 그게 인문학의 쓸모입니다." 상상 속에서 혼자 열변을 토했다. "분별력은 현대사회가 값을 잘 쳐주지는 않지만, 대단히 귀중한 자원입니다."
미세 좌절의 시대 p278, 장강명 지음
이제 바야흐로 기행으로도 돈을 버는 관심경제 세상이 열렸고, 사람들은 자신의 노동력뿐 아니라 존엄성까지도 쥐어짜낸다.
미세 좌절의 시대 p279, 장강명 지음
야근에 시달리는 회사원, 육아에 지친 부모, 학원 다니느라 바쁜 학생들을 나는 가슴검은도요새가 지켜보는 물가 갈대숲으로 데려가고 싶다. 때가 되면 산그림자가 내려오고,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그 순간 그들이 홀로 됨을 벅차게 느끼도록 하고 싶다. 그런 그윽하고 감미로운 고독을 선사하고 싶다.
미세 좌절의 시대 p20, 장강명 지음
그래서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연을 날립니다. 바람부는 언덕이나 해안가에서 연을 날리고 있으면 가끔 홀로 됨을 벅차게 느낄 수 있습니다.
연날리기 취미라니 멋지고 부럽습니다~그런데 바람부는 언덕이나 해안가가 주변에 있다니 더 부럽네요~
명쾌한 선악의 이분법을 바탕으로 한 해결책을 외치는 이가 있다면, 특히 그가 없애자고 하는 '악'이 우리 근처의 특정 개인이나 소수 집단이라면, 십중팔구 선동가다. 취업난이나 미세 먼지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고 약속하는 이도 마찬가지다. 앞길이 흐릿해도 포퓰리즘이라는 수렁의 냄새는 미리 맡을 수 있다. 수렁 뒤에는 파시즘이라는 낭떠러지가 있을지도 모른다.
미세 좌절의 시대 p61, 장강명 지음
점점 선거판이 천하제일선동가 선발대회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절대 악은 운동권일까요? 검찰일까요? 아니면 대통령?
다들 상상의 절대악을 품고 사는 시대인가 봐요. 그런 상상을 하게 만드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힘을 주는 구조에 대해 나중에 제대로 책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아주 조금) 있습니다.
시인이나 화가가 되려는 아이에게도 과학을 가르쳐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가? 첫째, 우리가 시민사회라는 섬세한 이상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는 시민이 있어야 제대로 작동하는데, 과학적 태도는 시민이 꼭 지녀야 할 덕목이다. 윤리 감각이나 역사의식과 동급이다.
미세 좌절의 시대 p80, 장강명 지음
다만 간혹 어떤 학자들이 과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과학은 재미있으니까, 자연의 신비를 깨닫게 해주니까'라고 답하는 모습을 볼 때면 살짝 쓴웃음이 나온다. '선생님은 그러셨겠죠'싶어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과학을 재미없어한다.
미세 좌절의 시대 p83, 장강명 지음
다들 공룡 좋아하지 않으세요? 라는 정재승 교수님이 방송에서 하셨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근데 다들 과학 재미있지 않았나요? 저는 공룡은 안 좋아하지만 과학은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40여 년간 개와 공룡에 대한 사랑을 잃은 적이 없습니다. 과학에 대한 사랑은 양자역학을 만나면서부터 많이 식은 거 같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그대...
저는 양자역학을 우연히 알게 된 후 과학이 눈곱만큼 좋아졌는데...
전 과학분야만 나오면 신나게 읽다가도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가서...ㅜㅜ 이번 <미세좌절의 시대>에서도 언급했지만 과학과 수학은 어느 정도 기본이 있어야 할거 같아요.. 왠지 세계의 반을 잃어버리는 기분입니다...그런데 학생 때도 포기했던 걸 다시 공부할 수 있을런지..^^;; 그런데 작가님들은 과학분야도 따 공부하시나봐요...
요새는 쉽고 재밌는 대중과학서가 많아서 심심풀이로 공부하시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거북별85님 정도의 독서내공이면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저도 이거 크크 햇심다
정작 『레 미제라블』은 의분을 북돋고 혁명을 찬미한다기보다는 '분노 없는 의로움'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소설이다.
미세 좌절의 시대 p117, 장강명 지음
분노없는 의로움. 좌우명으로 삼고싶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현실적인 목표일까. 이 질문의 답을 궁리하 다보면 음울하게도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속담 이 떠오른다. 내가 세운 목표들이 혹시 내 타고난 본성을 거스 르는 것은 아니었을까. 사도 바울이나 장 발장의 경우도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바뀐 것이지, 식성이나 아침 기상 시각이 변 한 것은 아니었지 않은가. 그들은 변신 전에도 열정적인 캐릭터 들 아니었던가. 매사에 열기가 모자란 내가 정신력만으로 '에너 자이저'가 되는 게 과연 가능할까.
미세 좌절의 시대 P323,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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