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D-29
내게 찾아온 기회는 감정이 어떤 물체가 아니라 여러 사례를 포괄하는 범주이며, 어떤 감정 범주든 거기에는 어마어마한 다양성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밖의 깨달음이었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장, 54쪽 ,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몇몇 과학자들은 분노 또는 공포의 신경 지문이 이런 통계적 요약본으로 묘사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마어마한 논리적 오류다. 공포의 통계적 패턴은 뇌의 실제 상태가 아니라 많은 공포 사례의 추상적 요약일 뿐이다. 이 과학자들은 수학적 평균을 표준으로 착각하고 있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장, 67쪽 ,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맞아요. 의외로 가장 기본적인 통계학을 잘못 이해하는 과학자들이 많더라구요..
저도 평균을 표준으로 착각하고 있던 문장에서 '아!!' 했어요. 일상 생활에서도 그렇게 생각했던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서요
얼굴 표정으로 그 사람의 감정을 알 수 있다는 것 역시 학습된 것이라는 내용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감정마다 그것을 알아챌 수 있게 해주는 표정이 있다는 주장에는 어떤 합리적 근거도 없다" (p.47)
수많은 연구를 거듭했지만 근육 움직임으로 누가 화가 났는지 아니면 슬픈지 아니면 공포에 휩싸였는지를 알 수 있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근육 움직임은 각각의 감정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지문이 아니다. 우리는 이런 움직임을 통해 기껏해야 유쾌한 감정과 불쾌한 감정을 구별할 수 있을 뿐이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장 감정의 지문을 찾아서,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만약 표정이 보편적인 것이라면, 분노를 느낄 때 노려보고 슬픔을 느낄 때 입을 삐죽 내미는 것은 성인보다 아기에게서 더 잘 관찰될 것이다. 아기는 아직 어려서 사회의 예의범절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정을 불러일으킬 만한 상황에서 유아를 관찰했을 때, 유아는 과학자들이 기대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장 감정의 지문을 찾아서,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감정과 관련해 얼굴이 그 자체로 무엇을 말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기본 감정 기법에 사용된 표정들은 실제 세계에서 얼굴을 관찰해 발견한 것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다윈의 책에서 영감을 얻어 이런 표정들을 미리 규정했고, 그런 다음에 배우들에게 이것을 연기하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얼굴들이 감정의 보편적 표현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장 감정의 지문을 찾아서,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웃는 표정을 지으면 실제로 기분이 밝아진다는 식의 ‘안면 피드백’은 우울증에 대한 조언을 담은 책에서 자주 나옵니다. 저도 그래서 밝은 표정, 웃는 표정을 지으려고 애썼고요. 그런데 이게 논란이 많은 가설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배신당한 느낌이 드네요.
지인들이 웃는 표정을 지으면 실제로 스트레스 호르몬이나 생리학적 반응이 변화하는지 실험을 지금 하고 있는데 이 또한 결국에는 basic emotion theory에 기반을 둔 것이군요. 그다지 좋은 결과를 기대하진 않고 있지만 나중에 결과를 검토해봐야겠습니다. 웃는 낯에 침뱉으랴나 소문만복래도 그런 basic emotion theory 에서 비롯된 걸지도?
볼펜을 물고 만화책을 본 피실험자들이 더 재미있게 봤다고 평가했다, 웃는 얼굴로 졸업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나중에 성공했다는 식의 연구 이야기는 자주 들었는데, 아직 결론이 난 이야기는 아닌가 보네요. 지인 분들의 연구 결과 저도 궁금합니다. 그래도 얼굴 찡그리며 사는 것보다는 웃으며 사는 게 제 기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몰라도 제 근처에 있는 사람들 기분은 한결 낫게 하겠지요? 미소 지으며 살렵니다. ^^
네 실은 저도 요즘 basic emotion theory에는 많은 회의가 들고 있었는데 아직 이와 대립하는 constructed emotion theory 또는 약간 중간에 걸터있는 듯한 appraisal theory도 최근에 많이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연구가 많이 더 진행되어야할 것 같아요. 작가의 사이트에서 1850년 Spencer에 이어 Darwin 그리고 William James 등에 의해 감정이론의 암흑기에 이어 가장 최근의 Lisa Barrett까지 이어온 Timeline과 역사에 대한 논문이 있어서 좀 읽어봤습니다. https://www.affective-science.org/pubs/2009/gendron-barrett-2009.pdf
그런데 점점 배럿 쪽으로 수렴되고 있는 듯해요. 이 책에서 배럿이 많이 비판하는 뇌 과학자가 안토니오 다마지오잖아요. 그런데 2017년에 펴낸 『느낌의 진화』(아르테)에서 다마지오가 배럿의 견해를 호의적으로 인용하면서 자신의 이론을 정정하는 대목을 체크한 적이 있어요.
느낌의 진화 - 생명과 문화를 만든 놀라운 순서다마지오는 감정이 의사 결정이나 행동, 의식, 자아 인식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그의 핵심 주장을 진화적 관점에서 논한다.
앗 맞아요. 이거 작년에 읽어서 안그래도 자율신경계에 대해 이야기하며 안토니오 다마지오가 생각났는데 homeostasis vs allostasis 이론과 연관되서 나올 듯하네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었을 때 좀 실망했기 때문에 이 책은 비추입니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담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여성 과학자 앞에서 무엇이 정말로 분노인지 보여주겠다며 주먹을 쥐고 얼굴을 때릴 듯한 자세를 취한, 우람한 체격의 동료 과학자는 농담을 한 거였을까요, 진짜로 화가 난 거였을까요...
@장맥주 @borumis 애초 1960년대에 애크먼의 연구가 진행될 수 있었던 데에도 마국 펜타곤 펀드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고 합니다. 당시 돈으로 100만 달러에 가까운 연구비가 지원되었고, 그 연구비로 애크먼은 표정의 심리학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이런 내용은 앞에서 언급했던 『AI 지도책』에 자세히 나와요. (숫자는 제가 책 다시 보고서 정확히 확인 한 번 해보고 필요하면 정정할게요.)
앗 감사합니다. 책 검색해보니 밀리의 서재에 있네요.
헐 SPOT 프로그램에 9억 달러를 썼군요;;; 게다가 제가 우려했던 것처럼 실험대상자들에게 표정을 지시해서 인위적 감정을 유발하는 건 순환논증의 오류를 범할 것 같았는데.. 이 책에서 더 자세히 나와 있네요.
YG님이 언급하셔서 <AI 지도책> 5장 감정을 미리 읽었는데 이 책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있습니다. @YG 숫자 백만불 맞아요(YG님 기억력 무엇? 거의 기억의 천재 푸네스..) 당시 돈 백만달러 현재가치로는 8백만 달러랍니다. ㅡ 저는 어제 읽고 메모해 둔 것임.. @borumis 님이 말씀하신 FACS랑 SPOT 이야기도 나와요.
ㅋㅋㅋ 정말 보르헤스의 푸네스 뺨치네요.. 그나저나.. 돈도 참 많구나.. 역쉬 국방부의 예산은..;;; 살짝 부럽네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우리의 일상을 응원하다 이송현 작가 신작《제법 괜찮은 오늘》 함께 읽어요![책 증정_삼프레스] 모두의 주거 여정 비추는 집 이야기 『스위트 홈』 저자와 함께 읽기[도서 증정] <탄젠트>(그렉 베어)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 증정] 『악은 성실하다』를 저자 &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극단 '피악'의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
[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텍스티] 소름 돋게 생생한 오피스 스릴러 『난기류』 같이 읽어요✈️[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
나는 너의 연애가 궁금해
[📚수북플러스] 6.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북다] 《나의 사내연애 이야기(달달북다02)》 함께 읽어요! [북다/책 나눔] 《하트 세이버(달달북다10)》 함께 읽어요!
각양각색!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과학의 언어로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는 작가, 김초엽
[라비북클럽] 김초엽작가의 최신 소설집 양면의 조개껍데기 같이 한번 읽어보아요[다정한 책방] '한국작가들' 함께 읽기5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_김초엽[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8월의 책 <지구끝의 온실>, 김초엽, 자이언트북스방금 떠나온 세계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레슨!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지금보다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을 믿은 인류의 역사, 《자기계발 수업》 온라인 독서모임
한국의 마키아벨리, 그의 서평 모음!
AI의 역사한국의 미래릴케의 로댕최소한의 지리도둑 신부 1
🎬 우리가 사랑한 영화 감독들
[책나눔] <고양이를 부탁해><말하는 건축가> 정재은 감독 에세이『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저항의 문장가, 윌리엄 해즐릿!
[아티초크/책증정] 윌리엄 해즐릿 신간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와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윌리엄 해즐릿 신간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서평단&북클럽 모집[아티초크/책증정] 장강명 작가 추천! 해즐릿의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와 함께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축하합니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31. 사탄탱고[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신간읽기클럽 )1.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공룡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로!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밀리의 서재로 📙 읽기] 10. 공룡의 이동경로💀《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