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D-29
5장 개념과 단어의 통계학 "그러므로 개념은 당신의 뇌에 있는 고정된 정의가 아니다. 그리고 개념은 가장 전형적인 또는 빈번한 사례에 해당하는 원형도 아니다. 그 대신에 당신의 뇌는 차, 점들의 패턴, 슬픔 기타 등에 대한 많은 사례를 가지고 있다가 특정 상황에서 당신의 목표에 맞게 순식간에 사례들 사이의 유사성을 내세운다."(181쪽) "이렇게 개념은 정적이지 않고 상당히 유연하며 맥락에 따라 좌우된다. 바로 목표가 상황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183쪽)
오히려 당신은 당신의 목표를 바탕으로 상황을 경험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범주화를 수행할 때 당신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당신은 세계 안의 유사성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한다. 개념이 필요하면 당신의 뇌는 당신이 과거에 경험한 개체군을 바탕으로 이리저리 짜맞추어 특정 상황에서 당신의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개념을 즉석에서 구성해낸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감정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5장, 184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실제로 당신이 경험하는 것은 당신 자신이 구성한 세계다."(174쪽) "감정은 세계에 대한 반응이 아니다. 감정은 당신이 구성하는 세계의 일부다."(206쪽)
저도 이 책에서도 그렇지만 실은 많은 심리치료나 상담 시간에도 내가 느끼는 감정이나 인식하는 현실이 실은 내가 나의 안에서 구성하는 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는데요..(그러고보니 이 상담하시는 선생님들도 CTE를 응용하신 듯..?) 제 자신이 구성한 건데도 참 제 마음대로 안되는 게 아쉽네요.. 제 자신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제 자식이 참 감정으로 힘들어할 때 이런 걸 자꾸 피드백을 통해 얘기해줘도 바로 조절되기는 아직 힘들 때가 많은 가봐요..
* 감정에 대한 새로운 이론이라고 해서, 다양한 의견을 알아보면 좋지 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요. 어떤 부분에서는 "1+1=2" 처럼 너무 당연한 내용을 왜 길게 설명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또 어떤 부분에서는 “어? 1+1=0이라는 건가?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약간 혼란스럽습니다. 이 혼란스러운 독서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서 빨리 끝까지 읽고 싶어요. ^^::
저도 비슷한 생각 했어요. 읽다가 '응? 이렇게까지?'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만날때도 있는데, 또 조금 더 계속 읽어나가다 보면 '흠.. 그렇군. 그렇게 설명할 수도 있겠군.' 하고 자연스럽게 의문이 해소될 때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처음 의문이 들때는 (몽테뉴 평전 벽돌책 읽으면서 배운) '에포케(epoche, 판단중지)'를 마음 속으로 외치며 😆 뒷 내용을 조금 더 읽어보고 또 다시 생각해보고 그러면서 읽고있어요.
오.. epoche.. 요 단어도 좋은데요.. 복잡한 논픽션 읽을 때 꼭 필요한 단어군요.
당연한 부분도 있고 일부 내용은 굉장히 많이 반복되는 느낌입니다. 빌드업에 엄청난 공을 들이시는 스타일!!!
저도 혼란스러울 때가 많은데.. 아직 반밖에 안 읽었고 이후 좀더 명확해지겠지..하고 희망을 갖고 읽어봅니다. ㅎㅎ
"당신이 다른 사람의 얼굴에서 감정을 발견하거나 인식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당신이 당신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패턴을 인식하는 것도 아니다. 당신은 이런 감각의 의미를 개연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하고 설명한다. 당신이 어떤 감정 단어를 들을 때마다 또는 일련의 감각을 접할 때마다 이런 일이 일어난다."(213쪽) "내가 범주화했기 때문에 뱀을 보았고, 심장이 마구 뛰는 것을 느꼈고, 도망친 것이다. 나는 이런 감각을 올바르게 예측했으며, 그럼으로써 이런 감각을 ‘공포’ 개념의 사례로 설명했다. 이것이 바로 감정이 만들어지는 방식이다."(215쪽)
끊임없이 예측하는 뇌는 감각 입력들을 잽싸게 예상하면서, “내가 가진 개념 중에 무엇이 이것과 같은가?”라고 묻는다. 예컨대 당신이 어느 차를 정면에서 보고, 다시 측면에서 볼 때 당신이 그 차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면 이 두 각도에서 당신의 망막에 와닿는 시각 정보는 완전히 다르지만 당신은 이것이 똑같은 차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5장,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이게 안 되었던 기억의 천재 푸네스가 생각났습니다. 뇌의 범주화 능력에 문제가 있었던거군요. :)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에게는 일반적인 사고, 즉 플라톤적인 사고를 할 능력이 실질적으로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개’라는 속(屬)적 상징이 형태와 크기가 상이한 서로 다른 개체들을 포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으며, 또한 3시 14분에 측면에서 보았던 개가 3시 15분에 정면에서 보았던 개와 동일한 이름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곤 했다.
픽션들 기억의 천재 푸네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픽션들'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5권. 기호학, 해체주의, 후기 구조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 20세기 주요 현대 사상을 견인한 선구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대표작. 1941년 발표한 '두 갈래로 갈라지는 오솔길들의 정원'과 1944년 발표한 '기교들'에 수록된 열일곱 편의 단편 소설을 모은 소설집으로, 일생 동안 단 한 편의 장편 소설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단편 전문 작가 보르헤스의 문학적 정수를 보여 준다.
오오 픽션들의 발췌까지..! 감사합니다~
그쵸. 일반화를 할 수 없었던 푸네스...
가끔 '폭력적인 일반화'라는 말을 들으면 푸네스가 생각납니다. 지성을 가지려면 범주화를 해야 하는데, 그런 범주화는 대상의 여러 개성들을 무시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걸 폭력이라며 거부하면 우리는 푸네스처럼 살 수밖에 없다고요. 범주화가 지성의 본질이라는 주장은 "괴델, 에셔, 바흐"를 쓴 더글라스 호프스태터가 에마뉘엘 상데와 함께 집필한 "사고의 본질"에서 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고의 본질 - 유추, 지성의 연료와 불길‘유추’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두 학자의 지적 교류. <괴델, 에셔, 바흐>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와 파리 제8대학 인지 및 발달 심리학 교수인 에마뉘엘 상데 교수가 만나, 7년여에 걸친 사고 교환 끝에 완성된 책이다.
아, 괴델 에셔 바흐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도 나중에 읽어봐야겠어요. 안그래도 꽤 오래전에 읽은 책인데도 인식에 대한 책들을 읽다보면 호프스태더가 그 책에서 얘기한 것과 연관해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괴델 에셔 바흐"보다는 읽기 훨씬 수월한데, 대신 "괴델 에셔 바흐"의 현란한 맛도 없습니다. ^^;;;
아하.. 하긴 괴델 에셔 바흐의 현란함과 재미를 따라가기는 힘들죠.
앗 안그래도 주석에서 보르헤스의 푸네스를 언급했어요!^^ https://how-emotions-are-made.com/notes/Funes_the_Memor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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