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무래도 객관적 실재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원효대사 말씀에 그다지 동의를 하지 않거든요. 해골 물 정도는 삼다수라고 생각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겠지만 청산가리 탄 물을 아무리 삼다수라고 생각해도 그건 마시면 죽는다고 생각해서요. (그래서 만약 구성된 감정 이론이 원효대사 말씀과 이어진다면 괴로워하면서 못 받아들일 거 같아요. ^^;;; 제가 받아들이든 말든 아무 상관도 없겠지만.)
유발 하라리가 만든 개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호모 데우스』에서 실재를 객관적 실재(청산가리의 독성), 주관적 실재(해골 물을 맛있게 만드는), 상호주관적 실재(객관적 실재가 아니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믿기에 실제로 힘을 발휘하는 화폐, 국가 같은 개념)라고 구분할 때 이거다, 하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감정은 객관적 실재일까요, 주관적 실재일까요, 상호주관적 실재일까요. 어떤 식으로든 실재하는 건 맞는 거 같은데요.

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인류는 어디로 갈 것인가.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의 후속작. 역사의 시간 동안 인류의 가장 큰 과제이던 굶주림, 질병 그리고 전쟁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무엇인가? 10만 년간 지속되어온 호모 사피엔스의 믿음을 한순간에 뒤엎은 역사 탐구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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