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D-29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인터넷에서 본 게시물 중에 fMRI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게 있었어요. 아주 구식 게임기를 놓고, 게임을 하면서 회로 기판에서 어느 영역이 활성화되는가를 측정한 거예요. 분명히 다른 종류의 게임을 할 때 서로 다른 영역이 활성화되기는 하지만 그걸로 ‘무슨 게임을 하고 있다’고 추측하기는 참 막막하더라고요. 사람 뇌가 게임기 기판은 아니겠지만 꽤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 읽으면서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렸다는 (네 자신이 구성하는 세계) 원효대사가 진정 불세출의 선각자가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요, 원효대사의 해골물 정신이 21세기에도 통하는 개념이라고…아닌가? 내 뇌가 어마무시하게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몸뚱이가 게을러터져서 뇌도 같이 게으른 줄 알았는데.. (니가 고생이 많다.) 내 몸이 쉰다고 뇌도 쉬는 게 아니라니..수십년동안 비슷한 강도로 그렇게 맹렬히 열일하는 게 가능할까, 그러다가 지쳐 파업이라도 하지 않을까 싶어서 갑자기 무서워지는데요?
@borumis 두 분의 전문적인 대화는 역시나 독서량이 바탕을 이룬 거겠죠. 두 분의 전문성에 ~ 저는 계속 눈팅만~
전문성 1도 없습니다. 저는 이제 어디까지가 심리학이고 어디서부터가 뇌과학인지도 모르겠어요 ㅠㅠ
그냥 다 인터넷 여기저기 논문들과 책들 여기저기 그리고 지인들 (실제 전공하시는 분들도 많으니) 등 이곳저곳에서 짜집기 지식입니다..;;
오오 원효대사..!! 그러고보니...!! 모든 것은 내 마음 속..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그분이 실은 CTE의 선구자..(아, 아니 그럼 부처님도..?)
저는 아무래도 객관적 실재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원효대사 말씀에 그다지 동의를 하지 않거든요. 해골 물 정도는 삼다수라고 생각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겠지만 청산가리 탄 물을 아무리 삼다수라고 생각해도 그건 마시면 죽는다고 생각해서요. (그래서 만약 구성된 감정 이론이 원효대사 말씀과 이어진다면 괴로워하면서 못 받아들일 거 같아요. ^^;;; 제가 받아들이든 말든 아무 상관도 없겠지만.) 유발 하라리가 만든 개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호모 데우스』에서 실재를 객관적 실재(청산가리의 독성), 주관적 실재(해골 물을 맛있게 만드는), 상호주관적 실재(객관적 실재가 아니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믿기에 실제로 힘을 발휘하는 화폐, 국가 같은 개념)라고 구분할 때 이거다, 하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감정은 객관적 실재일까요, 주관적 실재일까요, 상호주관적 실재일까요. 어떤 식으로든 실재하는 건 맞는 거 같은데요.
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인류는 어디로 갈 것인가.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의 후속작. 역사의 시간 동안 인류의 가장 큰 과제이던 굶주림, 질병 그리고 전쟁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무엇인가? 10만 년간 지속되어온 호모 사피엔스의 믿음을 한순간에 뒤엎은 역사 탐구서이다.
@장맥주 그 부분은 배럿이 처음부터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외부 환경과 내부 신경 회로가 함께 영향을 미쳐서(신경 구성) 특정한 정동이 발생하고(객관적 실재), 여기에 개념을 통해서 특정한 감정이라고 이름 붙이는 과정(주관적 실재 + 상호주관적 실재)이 있고, 그 감정에 맞춤해서 표정을 짓고 행동하는 과정(객관적 실재 + 상호주관적 실재)이 다시 또 나를 둘러싼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그러니 '감정'은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이고 또 상호주관적인 실재겠죠. 이런 문제 의식이 제가 한 번 다른 모임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었던 브뤼노 라투르 같은 철학자의 접근법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신물질주의(신유물론)'라는 트렌디한 현대 철학 사조의 문제의식과도 통하는 바가 있고요. 라투르의 철학에 대한 쉬운 입문서는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가 있고, 신물질주의(신유물론)의 소개는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신유물론 입문』 같은 책이 있습니다. (그런데 신물질주의는 여전히 추상 수준이 높습니다. 그런 연구하시는 인문학자들이 리사 배럿 책을 좀 읽으면 좋겠어요;)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모순과 미스터리로 가득 찬 과학의 속살을 들여다보다. 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통합적 사유의 새로운 패러다임. ‘논란 속의 과학’을 단순한 찬성이나 반대에서 벗어나 정치-사회적 관계까지 포괄하는 인문학의 지평에서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 전 지구적 공존을 위한 사유의 대전환브뤼노 라투르, 도나 해러웨이에서 유시 파리카, 그레구아르 샤마유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대표 사상가 스물다섯 명의 논의를 명료한 언어로 해설하는 책이다.
신유물론 입문 - 새로운 물질성과 횡단성물질에 대한 새로운 사유를 통해 현대 사상을 뿌리부터 바꿔 내는 신유물론에 대한 개론서다. 분석철학 및 과학철학을 전공한 저자는 기존 철학의 문법에서 벗어나 있어 일견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 사상들을 그 기원부터 사상의 펼침까지 빠짐없이 제시한다.
아, 맞습니다. 덕분에 배럿 박사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오해하고 있었네요. 게다가 7장에서 바로 ‘감정이 실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니까 많이 머쓱합니다. ^^;;; 이쯤에서 독자들이 이거 궁금해 하겠지? 하고 딱 짚어주는 박사님의 필력에도 신뢰가 가고요. 배럿 박사님이 이야기하는 물리적 실재, 사회적 실재가 각각 하라리가 말한 객관적 실재, 상호주관적 실재에 대응하겠네요. 하라리는 실재를 셋으로 구분했고, 배럿 박사님은 이분법적으로 구별하면 안 된다고 했고요. 라투르는 STS 관련 서적 읽으면서 간접적으로만 주장을 접했는데 이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신유물론 입문’ 저 책은 되게 어려워 보이네요. ^^;;;
네, 많이 어려워요. 사실 제가 보기에는 배럿 주장과 다를 게 없는데 왜 저렇게 어렵게 꼬아서 쓰셨는지;
아직 고대에서 근대철학까지만 읽어보고 현대철학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데 이 철학자 책은 읽어보고 싶네요. 근데 진짜 어려울 것 같긴 하네요...
YG님의 명쾌한 설명을 바탕으로 저도 제 생각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개념 or 언어 or 감정의 형성 = (a) 선천적인 부분 (객관적 실재) + (b) 개인의 인지적 발달 (주관적 실재) + (c) 환경과의 상호작용 (상호주관적 실재) (a) < (b) + (c) —> (b)와 (c)의 합이 (a)보다 크다고 생각합니다. 청산가리 물을 피할 수 있게 해주는 게 (b) 인지적 발달의 역할이 아닐까요? 예를 들면, 인지적인 발달 과정에 있는 어린아이는 청산가리의 독성을 모를 수 있죠. 저 라투르란 분은 상당히 어렵게 보이시네요..
‘원효대사 해골물 발언은 내가 오버했나’하고 (내가 뒷목 잡을 타이밍인가 하고 ㅎㅎ) 3초간 반성 타임 가졌는데, 이 포스트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리사 배럿 주장이 원효대사랑 연결되어서 장맥주님이 열받고 괴로워하며 또 술 마시고 글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울부짖으며 게시판 초토화시키실거 상상만 해도 즐겁네요 ^^
어허허... 이 또한 함께 읽기가 너무 즐겁다는 뜻으로 원효대사처럼 주관적 인식을 가동합니다. ^^
@소피아 님 말씀에 덧붙이자면, 범주화(categorization)를 "개체 간에 유사성을 발견하고(identify) 분류한 후(classify) 묶는(group) 사고방식"으로 이해하더라도 동양과 서양은 그 양상이 다른 것 같아요. 조금 거칠게 얘기해보면 동양은 유사성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연결'하고 '확장'하는 데에 관심을 둔다면 서양은 유사성을 좁게 이해하고 '나누고' '좁히는' 데에 관심을 둔다고나 할까요. 여기서 좀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서양은 그렇게 나누고 좁혀서 분류한 것을 또 위아래로 위계 질서를 만들죠. 그런 경향을 분류학과 우생학에 대한 열망과 연결해서 비판한 멋진 책이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곰출판)이고요. 또 여기서 고민이 되는데. 그럼, 동양은 다 그러냐? 동북아시아와 남아시아와 서아시아가 다를 테고, 동북아시아 사이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이 다르겠죠. 그리고 동북아시아나 남아시아(인도)에서 오랫동안 존재해 왔던 신분제와 노예제 등을 염두에 두면 위계 질서에 대한 집착이 동양은 없었나, 이런 의문도 들고. (마지막은 제 개인적인 고민이랍니다.)
동북아시아 뿐만 아니라 서남아시아도 생각해보면 카스트 제도 등의 위계질서에 집착하긴 하네요.
왜 이 장면을 보며 비디오드롬을 떠올리냐...?
비디오드롬유선 방송 사장 맥스의 하루는 하루 일정을 알려주는 비디오와 함께 시작한다. 고객들의 환상과 욕구 불만을 비디오를 통해 해소시키고자 하는 맥스는 고통을 받아야 성적으로 만족을 느끼는 닉키를 사귀게 된다. 맥스는 ‘음극서 전도단체’에서 브라이언 오블리언 교수를 만나고 교수가 만든 비디오드롬을 통해 새로운 환각세계를 경험하게 되는데...
아주 오래된 영화네요..!
넹 작년 복습했거덩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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