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D-29
주석에도 나와있지만 아주 어린 아이들, 그리고 ADHD 아이들은 특히 anger에 관련된 감정에 가장 인식이나 표현이 다양하지 못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이가 다른 아이들이나 어른들의 감정을 잘 못 해석하거나 자기 자신의 감정 표현을 무조건 화내는 것으로 밖에 표현 못하거나 등의 상황에서 아이가 지금 어떤 증상을 보고(또는 보이고) 있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스스로 인식하고 배울 수 있게 꾸준히 목이 쉬도록 대화하면서 가르쳤는데요. 그 당시에는 이게 과연 뭔 짓인가..했지만 고등학생이 된 지금 남편 및 다른 사람들이 다 그만큼 노력한 게 성과가 있었고 이제 확실히 감정 인식, 표현, 조절 등이 나아졌어요. ADHD를 생각하면 보통 산만함이나 학습 장애 등만 생각하는데 이런 점이 있고 이런 과정들을 아이도 부모도 거쳐간다는 걸 잘 모르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ADHD 아이들 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그렇게 감정 표현을 이해하는 걸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해요. 넘겨짚는 게 아니라 이해하는 쪽으로 말이죠. 감정 표현의 원인이 하나는 아니니 말이죠. 요즘 아이들은 나와 다르게 표현하는 것에 대해 일단 분노하고 보더라고요. 다르게 표현하는 구나.. 하는 이해가 아니라 '왜 저래?'라며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더라고요.
앗 맞아요 아는 대안학교 교사님들도 보통 학교 교사님들도 요즘 애들이 의사소통능력이나 EQ 및 사회성에 이전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다고 하더라구요.. ㅠㅠ 저도 요즘 신입 직원들이 고객 불만이 접수기 넘 많아서 고민이에요.. 아 다르고 어 다른데.. 그런 미묘한 차이를 캐치하지 못하더라구요
문학 독서가 그런 감정 공부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소설가라서 그러는 것만은 아니고... ^^) 뚱딴지 같이 플로베르의 "감정 교육"도 책장에 꽂아봅니다.
감정 교육 1플로베르가 19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프랑스 작가로 자리 매김하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작품. 사랑을 이야기하고 근대 도시 파리를 스케치한 풍자적 역사소설이다. 낭만주의적 전통을 뒤엎고, 사실주의적 원칙 또한 무시한 채 동시대인들의 도덕의 역사를 감히 말하고자 한 작품으로, 플로베르 생전에는 냉혹한 비판을 받았으나, 사후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았다.
배럿 님도 똑같은 얘기를 하십니다. :) 덧붙이면, 3월 벽돌 책 주인공 앨버트 허시먼의 최애 소설가가 플로베르였어요!
흑흑... 앨버트 허시먼 함께 읽기 모임 놓친 게 점점 더 억울해지네요. ㅠ.ㅠ
오호~ 제목부터가.. ^^ 플로베르 넘 재미있죠. ㅎㅎㅎ 정말 모순되면서도 복잡한 내면 묘사에 뛰어난 작가같아요. 안그래도 요즘 아이와 함께 책 읽고 토론할 때 그런 걸 많이 얘기하는데요. 최근에는 대안학교 선생님이 아이에게 추천해준 허수경 시인의 '혼자 가는 먼 집'을 읽고서 '이 사람은 왜 킥킥거리면서 울고 있을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왜 금방 울 것 같은 사내가 아름다워 보일까?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부빌 때 어떤 느낌일까? 이 사람은 왜 계속 웃으며 말을 끝까지 하지 못할까?'하면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비슷한 느낌이지만 또 미묘하게 다른 '농담 한 송이'도 읽어보구요. 시나 소설 등 문학작품들은 정말 복잡하고 아주 subtle하며 여러 상황과 상호작용하는 감정을 우리가 가상 시뮬레이션해보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음.. 저는 감정교육이라기보단 다른 사람의 감정 이해하기로... 그런거 있죠.. 웃어 놓고 왜 딴지를 걸어? 웃는 게 꼭 동의한다는 건 아닌데 우린 그렇게 인정하죠. 또 화를 내놓고 왜 지금 와서 다르게 행동하는데?.. 라든가.. 어떤 사안에 화를 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전체를 다 반대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고보니 사람은 뭐든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데서 많이 부딪친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정을 넣지 않고 객관화 된 사실만으로 받아들인다면 싸울 일도 없을 텐데.. 저 자스기... 표정을 보아하니 불만 있네.. 라는 것 처럼요.. 그리고 사회에서도 표정 읽기를 강요하기도 해요. 사무실에서 싸..한 표정을 했다고 해서 나에게 감정이 있는 게 아닌데 '나 때문에 그런가?'(NBTI)라며 막 소심해지는 사람도 있고요.
ㅎㅎㅎ 웃어 놓고 딴지 걸기.. 그러고보니 그런 말도 있죠.. 내가 지금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빨간리본님은 어떤 MBTI일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저는 실은 아들에게 감정교육(?) 훈련(?) 등을 열심히 하는 이유가 아이의 사회성치료 자체를 위해서도 있지만 제가 약간 죄책감을 느껴서 그런 것 같아요. 제 자신이 남의 감정에 좀 둔하고 관심이 별로 없는, 가끔 자폐성 스펙트럼으로 혼동되기도 하는 INTJ의 전형이여서;; 그래서 아이를 위해서도 제 자신을 위해서도 이런 감정을 읽으려는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요. 결국 아이의 감정교육이 제 자신의 수양?이 되었네요;;
ㅋㅋㅋ 제 MBTI는 먹고보자~ 입니다. 일단 배부르면 다 용서가 되는 단순아메바형이라서요 . 저도 지금은 다른 일을 하지만 예전에 사람을 만나는 일을 했었거든요.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걸 배웠죠. 그러면서 정말 세상은 넓고 살아가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란 걸 깨달았죠. 다양한 분야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니 재미도 있고 호기심도 생기고 ... ㅋㅋ 뉴스나 인터넷 세상이 넓은 것 같지만 오히려 사람의 생각을 고착화하고 가두더라고요. 글이나 영상으로 알게 되는 것도 결국은 자신의 그릇만큼만 받아들이니까요. 그런데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 전체를 보게 되니(그것도 착각이겠지만) 360도 회전하면서 느끼게 된달까..
딸아이에게 제 MBTI를 물어봤더니 MDAB라네요.. 매우단순아메바...ㅋㅋㅋ
ㅋㅋㅋ 아메바라뇨..
허시먼 선생님께서는 “저는 언제나 플로베르를 읽거든요.”라고 말씀하셨답니다. 음하하하 (<앨버트 허시먼>을 완독한 자의 거만한 자랑질 V, 천페이지 넘는 책을 읽었으니 이렇게라도 생색내야 한다..) 소설을 통한 감정 이해를 말씀하시니, 얼마 전에 읽은 앤드류 포터의 신작 단편집 <사라진 것들>을 읽은 경험이 떠오르는데요. 앤드류 포터는 힘을 뺀 채로 무심히 쓴 것 같은데 (독자에겐 그렇게 느껴짐), 읽고 난 후에 스토리보다 내게 남은 느낌이 더 강한 작품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느낌을 뭐라고 해야 좋을 지 모르겠더라구요. 이 느낌의 정체는 뭐지? 아련함? 서글픔? 그리움? 안타까움? 허망함? 이 모두인 것 같기도 하고, 어느 것도 아닌 다른 감정인 것 같기도 하고.. 일부러 하루에 한두편 이상 읽지 않으면서 서로 다른 단편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느낌도 감지해보려고도 했는데, <사라진 것들>을 읽은 후 제게 남은 느낌들을 말/글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결론은.. 앤드류 포터 씨, 다음 작품 빨리 내주시오!!
사라진 것들소설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으로 한국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앤드루 포터의 두번째 소설집. 작가에게도, 한 사람의 삶에서도 결코 짧지 않은 시간, 『사라진 것들』의 가장 주요한 주제는 바로 그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오오 허시먼 플로베르에 이어 앤드류 포터까지 독서 희망 목록이 또 증식 중입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오! <사라진 것들> 완전 공감하면서 읽었고 소피아님의 느낌에도 동의가 되어요. 40대 언저리의 삶의 구간에서 각각 다르지만 비슷한 것도 같은 단편 속 화자들이 이전에는 있었지만 지금 삶에서 없어진 사람(옛 애인, 옛 친구, 친구의 애인, 이웃), 사물(단골 레스토랑의 메뉴, 남에게 받은 선물), 시간(담배피는 시간, 와인과 심야의 여유)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데 ㅡ 물론 이렇게 단순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진짜 제가 제발 읽어보라고 기회 될때마다 영업중 ㅡ 여운이 진했어요. 첫 단편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이래 십수년만에 나온 이 책을 읽으니 작가가 나이 들어가는만큼 작품도 나이들어간다는(좋은 의미에서) 느낌이 드는데, 십년 후 다음 작품집이 나온다면 그것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풍의 남성 화자 단편집이 나오는 걸까.. 하고 기대중이예요. (논점이탈 급 소설 영업 죄송 ㅎㅎ)
“<사라진 것>들을 읽고 느낀 감정을 30자 이내로 요약하시오.” —> 이런 거 해보면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감정 묘사가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이것이 바로 구성된 감정이론의 예시. 모시모시님이 <사라진 것>들을 읽으셨다니 내적 하이파이브 날리고 갑니다!
앨버트 허시먼 읽고 말겠습니다. 앤드류 포터도... 영업 고단수이십니다. ^^
1만% 동의합니다. 문학 비문학 모두 감정 공부에 도움이 되죠. 비문학은 객관적인 정보 습득(그것도 저자 나름이겠지만서두..) 그리고 다양한 각도로 감정을 들여다보는 법 - 이 부분에서 소설가의 시각을 따라가는 건 엄청 재미있습니다.
처음에 ‘1%만 동의합니다’라고 읽고 ‘아니!?’ 했더랬습니다. ^^;;;
ㅎㅎㅎ 이것또한 prediction 오류군요. 우리가 보통 만을 숫자가 아닌 조사로 보는 경험에 익숙해져서 생긴 오류..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정재승, 김경일 추천 도서『집단 망상』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비공개 PDF 제공] 미출간 신간 <슈퍼 아웃풋 공부법> 먼저 읽고 이야기 나눠요! [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전차 B의 혼잡>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코스모스> 꼭 읽게 해 드리겠습니다!
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내 맘대로 골라보는《최고의 책》
[그믐밤] 42. 당신이 고른 21세기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그믐밤] 17. 내 맘대로 올해의 책 @북티크
🎨책과 함께 떠나는 미술관 여행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그믐 앤솔러지 클럽에서 읽고 있습니다
[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
듣고 이야기했어요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1일 오프라인 북토크 예정!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AI 에 관한 다양한 시선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결과물과 가치중립성의 이면[도서 증정]《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AI 메이커스> 편집자와 함께 읽기 /제프리 힌턴 '노벨상' 수상 기념[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AI 이후의 세계 함께 읽기 모임
독자에게 “위로와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이희영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이희영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 함께 읽어요![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
한 해의 마지막 달에 만나는 철학자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도서 증정] 순수이성비판 길잡이 <괘씸한 철학 번역>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증정]《너를 위해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니체가 말했다》 저자&편집자와 읽어요!
<피프티 피플> 인물 탐구
피프티피플-이기윤피프티피플-권혜정피프티피플-송수정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