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D-29
문학 독서가 그런 감정 공부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소설가라서 그러는 것만은 아니고... ^^) 뚱딴지 같이 플로베르의 "감정 교육"도 책장에 꽂아봅니다.
감정 교육 1플로베르가 19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프랑스 작가로 자리 매김하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작품. 사랑을 이야기하고 근대 도시 파리를 스케치한 풍자적 역사소설이다. 낭만주의적 전통을 뒤엎고, 사실주의적 원칙 또한 무시한 채 동시대인들의 도덕의 역사를 감히 말하고자 한 작품으로, 플로베르 생전에는 냉혹한 비판을 받았으나, 사후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았다.
배럿 님도 똑같은 얘기를 하십니다. :) 덧붙이면, 3월 벽돌 책 주인공 앨버트 허시먼의 최애 소설가가 플로베르였어요!
흑흑... 앨버트 허시먼 함께 읽기 모임 놓친 게 점점 더 억울해지네요. ㅠ.ㅠ
오호~ 제목부터가.. ^^ 플로베르 넘 재미있죠. ㅎㅎㅎ 정말 모순되면서도 복잡한 내면 묘사에 뛰어난 작가같아요. 안그래도 요즘 아이와 함께 책 읽고 토론할 때 그런 걸 많이 얘기하는데요. 최근에는 대안학교 선생님이 아이에게 추천해준 허수경 시인의 '혼자 가는 먼 집'을 읽고서 '이 사람은 왜 킥킥거리면서 울고 있을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왜 금방 울 것 같은 사내가 아름다워 보일까?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부빌 때 어떤 느낌일까? 이 사람은 왜 계속 웃으며 말을 끝까지 하지 못할까?'하면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비슷한 느낌이지만 또 미묘하게 다른 '농담 한 송이'도 읽어보구요. 시나 소설 등 문학작품들은 정말 복잡하고 아주 subtle하며 여러 상황과 상호작용하는 감정을 우리가 가상 시뮬레이션해보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음.. 저는 감정교육이라기보단 다른 사람의 감정 이해하기로... 그런거 있죠.. 웃어 놓고 왜 딴지를 걸어? 웃는 게 꼭 동의한다는 건 아닌데 우린 그렇게 인정하죠. 또 화를 내놓고 왜 지금 와서 다르게 행동하는데?.. 라든가.. 어떤 사안에 화를 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전체를 다 반대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고보니 사람은 뭐든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데서 많이 부딪친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정을 넣지 않고 객관화 된 사실만으로 받아들인다면 싸울 일도 없을 텐데.. 저 자스기... 표정을 보아하니 불만 있네.. 라는 것 처럼요.. 그리고 사회에서도 표정 읽기를 강요하기도 해요. 사무실에서 싸..한 표정을 했다고 해서 나에게 감정이 있는 게 아닌데 '나 때문에 그런가?'(NBTI)라며 막 소심해지는 사람도 있고요.
ㅎㅎㅎ 웃어 놓고 딴지 걸기.. 그러고보니 그런 말도 있죠.. 내가 지금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빨간리본님은 어떤 MBTI일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저는 실은 아들에게 감정교육(?) 훈련(?) 등을 열심히 하는 이유가 아이의 사회성치료 자체를 위해서도 있지만 제가 약간 죄책감을 느껴서 그런 것 같아요. 제 자신이 남의 감정에 좀 둔하고 관심이 별로 없는, 가끔 자폐성 스펙트럼으로 혼동되기도 하는 INTJ의 전형이여서;; 그래서 아이를 위해서도 제 자신을 위해서도 이런 감정을 읽으려는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요. 결국 아이의 감정교육이 제 자신의 수양?이 되었네요;;
ㅋㅋㅋ 제 MBTI는 먹고보자~ 입니다. 일단 배부르면 다 용서가 되는 단순아메바형이라서요 . 저도 지금은 다른 일을 하지만 예전에 사람을 만나는 일을 했었거든요.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걸 배웠죠. 그러면서 정말 세상은 넓고 살아가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란 걸 깨달았죠. 다양한 분야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니 재미도 있고 호기심도 생기고 ... ㅋㅋ 뉴스나 인터넷 세상이 넓은 것 같지만 오히려 사람의 생각을 고착화하고 가두더라고요. 글이나 영상으로 알게 되는 것도 결국은 자신의 그릇만큼만 받아들이니까요. 그런데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 전체를 보게 되니(그것도 착각이겠지만) 360도 회전하면서 느끼게 된달까..
딸아이에게 제 MBTI를 물어봤더니 MDAB라네요.. 매우단순아메바...ㅋㅋㅋ
ㅋㅋㅋ 아메바라뇨..
허시먼 선생님께서는 “저는 언제나 플로베르를 읽거든요.”라고 말씀하셨답니다. 음하하하 (<앨버트 허시먼>을 완독한 자의 거만한 자랑질 V, 천페이지 넘는 책을 읽었으니 이렇게라도 생색내야 한다..) 소설을 통한 감정 이해를 말씀하시니, 얼마 전에 읽은 앤드류 포터의 신작 단편집 <사라진 것들>을 읽은 경험이 떠오르는데요. 앤드류 포터는 힘을 뺀 채로 무심히 쓴 것 같은데 (독자에겐 그렇게 느껴짐), 읽고 난 후에 스토리보다 내게 남은 느낌이 더 강한 작품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느낌을 뭐라고 해야 좋을 지 모르겠더라구요. 이 느낌의 정체는 뭐지? 아련함? 서글픔? 그리움? 안타까움? 허망함? 이 모두인 것 같기도 하고, 어느 것도 아닌 다른 감정인 것 같기도 하고.. 일부러 하루에 한두편 이상 읽지 않으면서 서로 다른 단편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느낌도 감지해보려고도 했는데, <사라진 것들>을 읽은 후 제게 남은 느낌들을 말/글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결론은.. 앤드류 포터 씨, 다음 작품 빨리 내주시오!!
사라진 것들소설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으로 한국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앤드루 포터의 두번째 소설집. 작가에게도, 한 사람의 삶에서도 결코 짧지 않은 시간, 『사라진 것들』의 가장 주요한 주제는 바로 그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오오 허시먼 플로베르에 이어 앤드류 포터까지 독서 희망 목록이 또 증식 중입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오! <사라진 것들> 완전 공감하면서 읽었고 소피아님의 느낌에도 동의가 되어요. 40대 언저리의 삶의 구간에서 각각 다르지만 비슷한 것도 같은 단편 속 화자들이 이전에는 있었지만 지금 삶에서 없어진 사람(옛 애인, 옛 친구, 친구의 애인, 이웃), 사물(단골 레스토랑의 메뉴, 남에게 받은 선물), 시간(담배피는 시간, 와인과 심야의 여유)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데 ㅡ 물론 이렇게 단순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진짜 제가 제발 읽어보라고 기회 될때마다 영업중 ㅡ 여운이 진했어요. 첫 단편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이래 십수년만에 나온 이 책을 읽으니 작가가 나이 들어가는만큼 작품도 나이들어간다는(좋은 의미에서) 느낌이 드는데, 십년 후 다음 작품집이 나온다면 그것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풍의 남성 화자 단편집이 나오는 걸까.. 하고 기대중이예요. (논점이탈 급 소설 영업 죄송 ㅎㅎ)
“<사라진 것>들을 읽고 느낀 감정을 30자 이내로 요약하시오.” —> 이런 거 해보면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감정 묘사가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이것이 바로 구성된 감정이론의 예시. 모시모시님이 <사라진 것>들을 읽으셨다니 내적 하이파이브 날리고 갑니다!
앨버트 허시먼 읽고 말겠습니다. 앤드류 포터도... 영업 고단수이십니다. ^^
1만% 동의합니다. 문학 비문학 모두 감정 공부에 도움이 되죠. 비문학은 객관적인 정보 습득(그것도 저자 나름이겠지만서두..) 그리고 다양한 각도로 감정을 들여다보는 법 - 이 부분에서 소설가의 시각을 따라가는 건 엄청 재미있습니다.
처음에 ‘1%만 동의합니다’라고 읽고 ‘아니!?’ 했더랬습니다. ^^;;;
ㅎㅎㅎ 이것또한 prediction 오류군요. 우리가 보통 만을 숫자가 아닌 조사로 보는 경험에 익숙해져서 생긴 오류..
ㅋㅋㅋㅋㅋㅋ 숫자로 쓰야만 인지되는 .. 이것 또한 prediction 오류 맞죠~
거기에 더해 ‘다른 사람은 네 생각에 동의 안 해’라는 제 피해의식도 영향을 미쳤을 거 같습니다. ^^;;;
누굽니까? 동의 안 하는 그 '다른 사람'(팔 걷어부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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