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D-29
@오구오구 @borumis @장맥주 @YG @조영주 와아.. 이 곳은 빅T들의 모임이었던거군요.. 갑자기 외로움과 당혹감이 몰려 드네요. 냉동고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랄까요 (급속냉각되어 사고 능력 멈춤) 위에 줄줄이 달린 T 댓글이라니… 제가 이 구역의 F 대표 주자자리 떠맡아야 합니까? (조영주님은 T로 의심받는 F라시니..) 얼떨결에 마이노리티가 되서 투쟁해야(?) 하니 강하게 (뭘?) 반박해 보겠습니다. 요즘 집중력을 영끌해야 하는 시기라서 책도 다 못 읽었는데, 이 타래에 또 걸려들었.. 우선 용어 정리부터 하고 들어 가겠습니다. MBTI에서 F와 T의 구분은 “의사 결정 과정 선호도”에 따릅니다. Feeler는 주관적인 가치 및 타인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의사 결정을 한다면, Thinker는 원칙과 논리적 결과에 따른 의사 결정을 선호합니다. 다시 말해, 의사 결정 시 value-oriented냐 logic-oriented냐의 차이겠죠. 이 정의들을 놓고 보았을때, 위에서 하신 말씀들 중 의문이 드는 내용들이 있어서 모아봤습니다. (1) 감정 과잉 문제 - 감정이 넘쳐나고 공감이 과도하게 중시되는 현상이 T와 F 구분과 연관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저는 F이지만,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 감정에 휘둘리면 사회 생활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되도록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 생각은 이번에 리사 배럿 책을 읽고 박살나긴 했습니다). 그리고 F로서 타인의 입장이 되어본다는 것은 sympathy의 차원이 아니라, empathy의 차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또다른 질문이 생기는 데요, 내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관점을 변화시켜 (타인의 입장이 되어) 본다는 것 자체가 객관적이고 이성적 사고를 포함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위험할 정도의 감정 과잉”은 극단적인 F의 발현이라기 보다, 그냥 땡깡이 아닐까요? 기본적으로는 이성적 바운더리 안에서 T들도 느끼고 F들도 사고한다고 생각합니다(Thinkers feel, feelers think). (2) 책을 많이 읽어서 공감 부족? 독서가 T들의 취미? - 이 부분은 정말 생각해보지 못했던 거라 무척 당황했습니다. 리사 배럿 선생님께서도 독서가 감정입자도를 높이는 활동이라고 하셨는데요…. 장맥주 님이 그믐에 T들이 많다고 느끼신 원인 중 (정말 그럴까요?) 그믐 UX를 꼽으셨는데요, 제가 그믐 UX가 좋다고 느낀 이유는 F적인 요소와 전혀 상관없이 제 극I 성향탓이 큽니다. (3) ”T발 C냐?“ 이 말도 처음 들어서 무슨 뜻인지 잘… (4) 여기 빅T 이신 분들께 평소 궁금했던 거 하나 질문 던지고 갑니다. T분들도 시를 읽으시나요? (이 질문 자체가 F/T 정의에 맞지 않긴 합니다만)
(2) 진짜 그러네요~ 감정을 느끼는 것과 표현사이에는 또 다른 간극이 있는것 같습니다. 인지적 공감하는데 표현이 안되는... 말과 사고가 따로 노는 경험을 정말 많이 합니다. 이것도 연구가 필요한 영역으로 보이네요??? (4) 저는 시를 따로 읽지는 않는데, 가끔 지하철에서 만나는 시에 크게 감동하기는 합니다. 제가 즐기는 시는 삼행시입니다 ㅠㅠ
@오구오구 @borumis 읽기와 쓰기가 다른 영역이듯이 감정 이해와 감정 표현은 다른 영역입니다. 그리고 감정 표현은 T/F 구분과 상관없습니다. 제가 빅F에 가까운 사람인데 ‘차갑다’, ‘다가가기 힘들다’,‘곁을 안 준다’ ‘오랜만에 보면 낯설다(?)’‘무뚝뚝하다’ 등의 말을 듣습니다. 그냥 낯가림이 심할 뿐인데..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읽다가 왜 갑자기 성격으로 인한 애로 사항을 토로하게 되었는지 어리둥절). 감정 표현 적절히 잘 하는 사람들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그것도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로 상냥함과 다정함이 큰 위안이 되기도 하니까요.
아... 뭔가요~ 감사해요!!! 굉장한 위로가 됩니다~
(4) 시 좋아합니다. 지금 그믐에서도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함께 읽고 있습니다. ^^;;
저는 반대로 '눈치가 없다' '사교성이 부족하다' '공감보다 문제해결에 급급하다' '감정 표현이 별로 없다'는 등 평가를 받는데요. MBTI는 아니고 autism 평가 (아이 치료 때문에 부모인 저도 그런 심리검사들을 많이 받았습니다)등을 받으면 확실히 emotion이나 empathy 면에서 일반인 통계에 비해 많이 부족할 것 같긴 해요.. 저도 인정하고 노력하는 중이지만 그게 확 달라지기는 힘들구요. 그리고 이런 autistic 특징이 강하거나 Extreme type S(systemizer)에 속한 사람들이 감정이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고 감정을 느끼긴 하는데 (affective empathy) 그것을 제대로 타인의 입장이 되어 보거나 표현하는 Cognitive empathy 면이 부족한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리사 바렛이 얘기한 arousal 면에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강도가 덜 나타나긴 하는 것 같아요. 저도 화나고 슬프고 기쁜데 그게 남들에 비해 덜 강렬하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책에서 나온 방법들 중 책을 읽거나 언어를 다양하게 배우는.. 이건 실은 제가 이미 예전부터 많이 하던 활동이긴 한데..^^;; (다양하게 많이 읽는 편이고 5개국어를 하고 있습니다) emotional granularity를 높이는데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아이 화용언어 치료를 하면서 되도록 자세하고 구체적인 감정 어휘를 많이 쓰려고 했는데.. (3) T와 C를 바꾸면 이해가 될 겁니다. ㅎㅎㅎ @장맥주 님이 spoonerism을 이용한 조크를 하신 것 같아요.
"T발 C야?"가 지난해 유행어였다고 하네요. 저도 쓰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 https://www.kukinews.com/newsView/kuk202312230030
“T발 C야?” T C 바꿔 읽어보라는 @borumis 님 —이번 달 들은 최고로 유용한 정보였습니다. 말 안해주셨으면 T에서 출발해서 어디로 가라는 건가? 를 계속 고민할 뻔 했습니다. 장맥주님이 링크해주신 기사는 충격적이네요. 지난 해 유행어까지.. 하아— 그냥 10-20대들은 애정과 공감을 갈망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30대가 저러는 건… 어쩌라는 건지..
이거... 중딩, 고딩이 톡대화로 많이 쓰죠.. 한창 MBTI로 성격 단죄할 때...
사실을 말하면 단죄하는 세대로군요...
ㅋㅋㅋㅋ 사실이 맞습니까?
어우, @빨간리본 님 T세요? ㅋㅋㅋㅋ
@조영주 참, 범죄 목격자의 기억을 놓고서 집요하게 연구했던 과학자로는 엘리자베스 로프터스가 있어요. 로프터스가 범죄 사건 증언과 기억 연구에 집착하게 된 계기도 극적인데요. 1970년쯤에 실종되고 나서 시체로 발견된 8세 여자아이 수전 네이슨이 있었어요. 그런데 20년이 지나고 나서 수전의 친구였던 에일린이 자기 아버지 조지 프랭클린을 수전을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하면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1990년 법정에서 에일린은 자기 기억이 억압되었다가 다시 떠올랐으며 당시 아버지 조지가 수전을 죽이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죠. 조지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가 5년 후에 에일린의 증언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고 나서 풀려났습니다. 로프터스는 이 조지 프랭클린 사건을 도우면서 기억에 의존한 증언이 얼마나 불확실한지 파고들기 시작했죠. 물론 그 과정에서 살인자와 강간범을 옹호한다는 맹비난을 받았고요. 하지만, 결국 대법원은 로프터스의 연구를 인정하고 기억에 의존한 증언의 불확실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내용은 아래 <네이처>의 기사에 좀 더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고요. https://www.nature.com/articles/500268a 로프터스의 책 『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도 국내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절판입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구할 수 있어요.
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 거짓기억과 성추행 의혹의 진실1980~90년대, 미국에서 삶의 여러 가지 문제들(우울증, 거식증 등)에 시달리던 많은 여성들이 심리치료사를 찾아갔다가 어린 시절 부모나 친척에게 당한 성추행 기억을 되찾았다는 고발이 잇따른다. 기억 연구의 권위자이자 여성 심리학자인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박사가 이 문제에 뛰어들어 거짓기억의 실체를 파헤친다.
우왓 너무 감사합니다!!
애월에 계시면 사계절과 위즈덤하우스에서 베테랑 편집자로 활약하셨던 정보배 선생님께서 운영하시는 '보배책방'도 한 번 놀러 가보세요. :) 대중교통 24분. 자동차 11분. 제주시 애월읍 납읍로2길 15-1 보배책방.
아 예전에 몇번 갓었심다 ㅎㅎㅎ 이제 서귀포쪽으로 넘어왓심다 ㅎㅎㅎ
ㅋㅋㅋ 이런 깨알정보 너무 좋습니다.
『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도 제가 좋아하는 책인데 언급해주셔서 반갑습니다. 무슨 과학잡지에 제가 서평을 싣기도 했어요. 그런데 약간 아쉬움도 있는 책입니다. 1980년대의 가짜 성추행 고발 신드롬, ‘만들어진 기억’ 실험, 로프터스 박사가 당한 온갖 수모와 고군분투 등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많은데 어쩌면 이렇게 밋밋하고 다소 정리되지 않은 듯하게 책을 썼는지. 전문 저자로 참여한 캐서린 케첨의 실력 부족이 원인 아니었을까 멋대로 짐작해보는데요. 월터 아이작슨이나 존 캐리루, 실비아 나사르 같은 분이 썼다면 정말 흥미진진한 논픽션 한 편 나왔을 텐데요.
네, 맞아요. 협업하는 작가 파트너를 좀 더 잘 만났으면 요즘 유행하는 OTT 드라마로도 만들 수 있는 소재가 많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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