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쫓기]밝은세상과 함께하는『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북클럽

D-29
noxy님이 중요한 점을 지적해 주셨네요. 약자로 여겨지는 누군가를 이용했다는 것, 결과를 불편해하면서도 같은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했다는 것. 마냥 '영리하다'라고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 같아요.
챕터 26까지 읽은 지금, 마커스는 영리하지만 비겁한 사람 같아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구분하고, 더 잘 해내는 것처럼 보이게 극대화시키는 연출도 가능한 그의 행동은 영리하지만, 그 행동의 이유가 비겁해 보입니다. 뱀의 머리가 된 후에 발전 없이 안주하는 대학생 마커스의 모습이 비겁함을 보여주는 듯해요. 마커스가 덜 영리했다면 혹은 더 일찍 해리를 만났다면 실패를 딛고 나아가는 용감함을 배울 수 있었을까요? '경쟁의 결과'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면 영리함이 더 크다고 느껴지겠지만, 저는 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경쟁을 통해 성취, 좌절 등 많은 것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마커스의 영리함보다 비겁함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경쟁의 결과', '경쟁 과정에서의 성장'을 비교하는 말씀을 해주셨네요. 확실히 경쟁의 결과만 생각하면 과거의 마커스는 영리한 학생이지만, 경쟁 과정에서의 성장은 이룰 수 없었겠죠. 담당자는 '그래도 결과를 우선시 했을 때 마커스가 얻어가는 게 더 많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해묘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정당한 경쟁을 했을 때 얻는 것이 더 많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마커스가 영리한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커스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들을 읽으며, 어쩌면 저렇게 자신에 대해 잘 알 수 있을까 적잖이 놀라기도 했습니다. 자신에 대해 안다는 것이 쉬워보이지만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커스의 선택을 보면 자신을 잘 알고 그에 맞게 행동했다는 점을 알 수 있어, 영리하다고 봅니다. 그의 잔꾀를 보아 현명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요.
영리하지만 현명하다고는 할 수 없다! 정말 명문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사실 마커스의 행동은 말씀해주신대로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타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면 이룰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마커스가 우둔하다고는 볼 수 없었겠죠. 하지만 본인이 진정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는 정말 현명하다고 할 수 없겠네요.
지혜님의 '영리하지만 현명하다고 할 수 없다'와 장맥주님의 한국 교육제도와 어린 마커스들에 대한 댓글이 마음에 깊이 남아요! 저 역시 제삼자의 눈으로는 마커스가 비겁하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결과를 절실히 원하면 얼마든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마커스 골드먼의 행동이나 태도까지는 이해하거나 동의할 수 없지만, 그 배경이 되는 심리는 공감이 되요. 저도 어릴 때 우수하다는 칭찬을 받아 높은 기대감을 받다가 점점 내가 그냥 평범한 사람이구나, 를 알게 되면서 뭔가 복잡한 심정이었거든요. 뒤쳐지거나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도전이나 적극적 행동을 주저하고 소극적이 되어가기도 한 거 같아요. 그런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중요하죠. 해리의 말대로 제대로 쓰러질 줄 아는 게 중요하죠.
네 정말 제대로 쓰러질 줄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결국 자신의 이상 속 자신의 모습을 위해 현실을 왜곡해 버리고 마니까요. 그러니까 성장도 어렵구요 ㅎㅎ
저는 사실 지금 같이 읽기를 하지는 않고, 예전 기억을 더듬어서 쓰고 있습니다. ^^ 처음에는 기욤 뮈소의 『종이 여자』를 떠올렸어요. 젊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주인공인 이야기이고, 그 주인공이 글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점, 소설에 대한 소설이라는 점, 그러면서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점, 술술 읽힌다는 점에서요. 물론 전혀 다른 이야기이지만... 저는 두 소설 모두 다 재미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두 작품 모두 젊은 프랑스인 작가가 쓴 가독성 높은 소설이라는 공통점도 있네요.
종이 여자기욤 뮈소의 대표작 《종이 여자》가 새로운 표지를 제작해 새롭게 만난다. 가슴 설레게 만드는 로맨스, 심장을 뛰게 만드는 서스펜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영화적 긴장감,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판타지,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기발한 결말이 함께한다.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기욤뮈소의 『종이 여자』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네요! 둘 다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죠. 다만 『종이 여자』는 로맨스가 주가 되는 다소 밝은 분위기의 소설이라면,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은 살인사건이 주가 되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소설인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그런데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도 군데군데 깨알 같은 유머들이 있어서 중반부까지는 상당히 유쾌하게 읽었습니다. 마커스가 어머니와 전화 통화할 때도 그렇고 게할로우드 경사와 티격태격할 때도 그렇고요. ^^
아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담당자는 마커스와 어머니의 전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그 부분을 읽을때마다 현실에서 키득키득거렸답니다! ㅎㅎ
마커스 어머니 정말 너무 웃기십니다. 제가 마커스였으면 속 터져 죽었을 뻔... ^^
진짜 그렇네요! 종이 여자 읽은지 너무 오래되서 잊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종이 여자』는 시종일관 명랑하고,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도 특히 앞부분에 좀 명랑한 구석이 있어서 더 비슷해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프랑스 작가이면서 미국이 배경인 소설을 많이 쓴다는 점도 두 작가의 공통점이네요.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속편인 『볼티모어의 서』와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도 배경이 미국이더라고요. ㅎㅎㅎ
볼티모어의 서두 번째 소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고교생들이 뽑은 콩쿠르 상, 블뢰스타인 블랑셰 재단 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무려 3백만 부라는 놀라운 판매부수를 기록한 작가 조엘 디케르의 세 번째 장편소설.
[세트]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2 - 전2권《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의 작가 조엘 디케르 신작 소설. 잘못 결론이 내려진 사건을 치밀한 복기와 탐문 수사, 날카로운 추리를 통해 결과를 뒤집어버리는 조엘 디케르 소설 특유의 대반전은 흥미진진한 전개 과정과 더불어 속이 후련해지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그러고 보니 진짜 중요한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기욤 뮈소도, 조엘 디케르도, 상당수 국내 번역서가 밝은세상 출판사에서 나왔군요. 더글러스 케네디도 밝은세상 출판사에서 나왔던데 아마 이런 풍의 '품격 있는(문학성 있는?) 대중문학'을 출판사에서 좋아하나 봐요.
이 책도 영어판이 있어서 조만간 읽어보고 싶어서 도서관에 신청해뒀어요.
아, 저는 속편들은 못 읽어봤어요. 읽고 나서 재미있으면 말씀해주세요~. ^^
젊은 마커스가 비겁한 것도 사실이고 위선적인 것도 사실인데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이해하는 편이에요. 좀 딱하기도 하고요. 저도 실패를 아주 두려워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거 같습니다. 한국 교육제도가 특히 아이들에게 실패할 권리를 잘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이 순간 제 주변에도 어린 마커스들이 꽤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1인출판사 대표이자 편집자와 책읽기[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예수와 교회가 궁금하다면...
[함께읽기] 갈증, 예수의 십자가형이 진행되기까지의 이틀간의 이야기이수호 선생님의 교육 에세이 <교사 예수> 함께 읽기[올디너리교회] 2025 수련회 - 소그룹리더
인터뷰 ; 누군가를 알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6월의 그믐밤도 달밤에 낭독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수북탐독을 사랑하셨던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 벽돌책 같이 격파해요! (ft. YG)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
내일의 고전을 우리 손으로
[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이 계절의 소설_가을] 『냉담』 함께 읽기
댓글로 쌓아올린 세포, 아니 서평들
작별하지 않는다도시의 마음불안세대
스토리를 찾아 탐험해요.
스토리탐험단 7번째 여정 <천만 코드>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8) [제발트 읽기] 『이민자들』 같이 읽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문풍북클럽의 뒷북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문풍북클럽] 6월 : 한 달간 시집 한 권 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5월의 책 <죽이고 싶은 아이 1,2권>[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4월의 책 <예술도둑>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