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함께 읽기 모임

D-29
"돛은 절대 손대지 말고, 닻은 절대 움직이지 말고, 모든 것을 밧줄로 단단히 묶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내 고원까지는 도달하지 않았 다. p693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모임 에이해브는 모비 딕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장간의 화덕에서 자신만의 작살을 만들고 사분의를 부수고… 오늘의 챕터는 제121장 - 제130장 입니다. 오늘 챕터를 읽으면서 한 생각이나, 인상 깊었던 소설 속 문장을 적어주세요.
작살 던지기에서 최대의 능률을 올리려면 이 세상의 모든 작살잡이들은 힘든 일을 하다가 작살을 던지지 말고, 빈둥빈둥 놀다가 벌떡 일어나 작살을 던져야 한다.
모비 딕 411p, 62장 작살 던지기,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어제까지 읽은 부분 중에서 갑자기 "꽂힌" 문장은 읽을 때마다 나오는 것은 아닌데요, 우연히도 '제62장 작살 던지기'라는 글에서 이 문장이 바로 눈에 콕 들어왔습니다. 특히 이 문장에서 방점은 '빈둥빈둥'에 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는데요^^ 사람의 기본적인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문제도 그렇지만, 예술 혹은 인간의 창조성을 필요로하는 모든 부분에 두루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따라서 이 문장에서는 '빈둥빈둥'이란 표현이 가장 의미심장하게 다가왔구요, 좀더 확장하면 '빈둥빈둥 놀다가...'가 되겠네요^^ 어쩌면 AI와 다른 인간만의 특징이란 이런 것들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네요.ㅋ
'빈둥빈둥'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드네요. 일상을 살아가는 데에도 빈둥거리고 노닥거리며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놓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런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게 쉽지는 않지만...
에너지를 쏟아붇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빈둥빈둥이 아닐까 싶어요😀
기울어진 해가 바다에 생긴 이 진홍빛 못을 비추며, 못에 비친 자신의 영상을 선원들의 얼굴에 되돌려 보냈다. 그래서 그들은 다들 적색 인종처럼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모비 딕 408p, 61장 스터브, 고래를 죽이다,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여러 개의 작살을 맞은 향유고래 한 마리가 엄청난 피를 내뿜으며 죽어가는 장면의 이미지가 무척이나 강렬했습니다. 오죽했으면 핏빛 바다에 비친 얼굴색이 모두 '적색 인종'처럼 붉어져 있었다라고 표현했을까요. 이 '적색 인종(red man)'은 사실 오늘날 미국 원주민(인디언)을 가리키는 차별적인 표현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당시에 백인사회에서는 무의식적으로 혹은 무감각하게 받아들여졌을 표현이라 보입니다. 그리고 고래가 마지막으로 죽는 장면에서 고래의 목숨을 '황금 시계'라는 표현을 쓴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래의 생명이 끝나는 현장을 저도 목격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모임 모비 딕을 만나러 가는 길에 불길한 전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태풍이 치는 바다, 벼락에 고장난 나침반 바늘, 끊어진 측심줄, 바다표범의 울음고리, 동료 선원의 추락, 퀴퀘그의 관으로 만든 구명부표, 레이첼호 선장의 아들실종, 사나운 물수리가 에이해브의 모자를 물고 날아가 버림으로서 불행의 전조가 아니라 예고된 재난들이 서서히 실현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슬프고 무거운 마음이 드네요. 오늘은 드디어 마지막 챕터입니다. 제131장 - 제135장까지 읽으면서 한 생각이나, 인상 깊었던 소설 속 문장을 적어주세요.
아 저는 내일까지 완독은 못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 한 번 읽기는 했지만, 다시 읽어보니 완전히 새롭기만 하네요^^
재독이셨군요. 저도 완독하고 나니 천천히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래지 않아 배는 한결같은 무역풍을 비스듬히 받으면서 배 한 척 보이지 않는 쓸쓸한 해역을 오랫동안 항해했다. 파도는 단조로울만큼 잔잔했다. 이 모든 것이 어떤 광포하고 절망적인 장면에 앞서 전주곡으로 펼쳐지는 기묘한 고요함처럼 느껴졌다. p711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젠장, 저놈이 고래를 먹는 대신 고래가 저놈을 먹었으면 좋겠군. 진짜 상어보다 더 상어 같아 보인단 말이야.
모비 딕 423p, 64장 스터브의 저녁식사,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이 문장은 처음 스터브가 잡은 향유고래를 피쿼드호 옆에 매어둔 후 밤새 상어들이 물어뜯는 장면에 이어 나오는 스터브의 저녁식사 장면입니다. 아흔 살이 되어 보이는 흑인 요리사에게 스터브는 스테이크가 맛이 없다느니, 제대로 요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느니 하면서 소위 말하는 '갑질'을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느 사회나 어느 시대나 있죠. 물론 그 사람이 '악해서'라고 단정하면 너무나 허무한 이해방법일테고요. 사람의 본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장입니다. 사람이란 어떤 지위를 갖느냐에 따라,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이 장면에서는 인종 차별적인 스터브의 편견도 드러나지만, 스터브는 백인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사회적 약자인 흑인 요리사를 마치 '상어'처럼 공격해대고 괴롭힙니다. 좀 더 확장하면, 우리 시대나 사회에서도 자신의 지위에서 보다 열세에 있는, 취약한 존재들(인간-비인간 포함)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은 이 흑인 요리사의 표현에 따르면 '상어떼'와 같은 이들이 아닐까요. 저 역시 그런 적은 없었는지 생각해봅니다.
'갑질'이라...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거 같아요. 나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약한 상대에게 함부로 하면 안 될거 같아요.
고래의 눈이 허셜의 망원경 렌즈만큼 크고 귀가 성당 입구만큼 넓다면 고래는 더 멀리까지 볼 수 있고 고래의 청각은 더 예민해질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여러분의 마음을 넓히려고 애쓰는가? 그보다는 마음을 예민하게 하고 섬세하게 하는 데 노력하라.
모비 딕 463p, 74장 향유고래의 머리-비교연구,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향유고래의 머리의 해부학적 사실을 뜯어보고 비교해보는 장에서, 멜빌은 인간의 시각 원리(2개의 눈이 시차를 이용하여 3차원으로 영상이 형성되는 원리)를 언급하면서 고래의 눈은 해부학적으로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고래는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까 고민하고 설명하고자 노력합니다. 멜빌의 이러한 타존재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과 호기심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다소 훈계조 혹은 계몽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멜빌의 시선은 고래를 관찰한 후 우리 자신에게 다시 향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모임 다들 완독 하셨나요? ^^ 저는 어제 마지막 챕터들의 긴장감과 여운이 오래남았습니다. 오늘은 마무리 하는 날입니다. 이번 스케줄에 다 읽지 못하셨더라도, 천천히 완독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재독을 아이과 함께 읽게 될 듯 합니다. 아들이 청소년버전이 아니라 오리지널로 읽겠다네요. 지난 15일 동안 고래생각에 빠질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진행하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무거운 이야기라 시작하기 부담스러운 작품이었는데 함께 읽기라서 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제가 번아웃 상태라 열심히 읽지도, 참여하지도 못했지만 모임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읽는 동안 중간중간 아이에게 읽어주니 재미있다고, 하지만 혼자 읽으니 재미없다고 해서 ㅎㅎ 남은 부분은 아이와 함께 읽어나가려고요. 저도 감사드려요.
모두 애쓰셨습니다. 전 200페이지에서 멈추고 말았습니다. ㅠ.ㅠ 힘내어서 이어나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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