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지 않아 배는 한결같은 무역풍을 비스듬히 받으면서 배 한 척 보이지 않는 쓸쓸한 해역을 오랫동안 항해했다. 파도는 단조로울만큼 잔잔했다. 이 모든 것이 어떤 광포하고 절망적인 장면에 앞서 전주곡으로 펼쳐지는 기묘한 고요함처럼 느껴졌다. p711 ”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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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젠장, 저놈이 고래를 먹는 대신 고래가 저놈을 먹었으면 좋겠군. 진짜 상어보다 더 상어 같아 보인단 말이야.
『모비 딕』 423p, 64장 스터브의 저녁식사,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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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이 문장은 처음 스터브가 잡은 향유고래를 피쿼드호 옆에 매어둔 후 밤새 상어들이 물어뜯는 장면에 이어 나오는 스터브의 저녁식사 장면입니다. 아흔 살이 되어 보이는 흑인 요리사에게 스터브는 스테이크가 맛이 없다느니, 제대로 요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느니 하면서 소위 말하는 '갑질'을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느 사회나 어느 시대나 있죠. 물론 그 사람이 '악해서'라고 단정하면 너무나 허무한 이해방법일테고요. 사람의 본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장입니다. 사람이란 어떤 지위를 갖느냐에 따라,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이 장면에서는 인종 차별적인 스터브의 편견도 드러나지만, 스터브는 백인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사회적 약자인 흑인 요리사를 마치 '상어'처럼 공격해대고 괴롭힙니다.
좀 더 확장하면, 우리 시대나 사회에서도 자신의 지위에서 보다 열세에 있는, 취약한 존재들(인간-비인간 포함)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은 이 흑인 요리사의 표현에 따르면 '상어떼'와 같은 이들이 아닐까요. 저 역시 그런 적은 없었는지 생각해봅니다.
선경서재
'갑질'이라...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거 같아요. 나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약한 상대에게 함부로 하면 안 될거 같아요.
ICE9
“ 고래의 눈이 허셜의 망원경 렌즈만큼 크고 귀가 성당 입구만큼 넓다면 고래는 더 멀리까지 볼 수 있고 고래의 청각은 더 예민해질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여러분의 마음을 넓히려고 애쓰는가? 그보다는 마음을 예민하게 하고 섬세하게 하는 데 노력하라. ”
『모비 딕』 463p, 74장 향유고래의 머리-비교연구,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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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향유고래의 머리의 해부학적 사실을 뜯어보고 비교해보는 장에서, 멜빌은 인간의 시각 원리(2개의 눈이 시차를 이용하여 3차원으로 영상이 형성되는 원리)를 언급하면서 고래의 눈은 해부학적으로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고래는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까 고민하고 설명하고자 노력합니다. 멜빌의 이러한 타존재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과 호기심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다소 훈계조 혹은 계몽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멜빌의 시선은 고래를 관찰한 후 우리 자신에게 다시 향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선경서재
@모임
다들 완독 하셨나요? ^^
저는 어제 마지막 챕터들의 긴장감과 여운이 오래남았습니다.
오늘은 마무리 하는 날입니다.
이번 스케줄에 다 읽지 못하셨더라도, 천천히 완독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재독을 아이과 함께 읽게 될 듯 합니다. 아들이 청소년버전이 아니라 오리지널로 읽겠다네요.
지난 15일 동안 고래생각에 빠질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숨쉬는초록
진행하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무거운 이야기라 시작하기 부담스러운 작품이었는데 함께 읽기라서 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제가 번아웃 상태라 열심히 읽지도, 참여하지도 못했지만 모임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읽는 동안 중간중간 아이에게 읽어주니 재미있다고, 하지만 혼자 읽으니 재미없다고 해서 ㅎㅎ 남은 부분은 아이와 함께 읽어나가려고요.
저도 감사드려요.
때굴짱
모두 애쓰셨습니다. 전 200페이지에서 멈추고 말았습니다. ㅠ.ㅠ 힘내어서 이어나가겠습니다. :)
ICE9
이 거대한 괴물이 잔잔한 열대의 바다를 유유히 달리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는 그 웅장한 신비감에 감동되어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모비 딕』 513p, 85장 물보라,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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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이번 읽기에서는 완독을 하지 못했지만, 향유고래에 대한 화자 이슈메일의 경외감과 숭고한 감정등이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오늘 읽기 마무리하기에 인상적인 문장 같아서 가져왔습니다.
ICE9
“ 모든 사람이 의심을 품고 많은 사람이 부정하지만, 의심하거나 부정하는 사람들 가운데 직관을 더불어 가진 사람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지상의 온갖 것에 대한 의심, 천상의 무언가에 대한 직관, 이 두 가지를 겸비한 사람은 신자도 불신자도 되지 않고, 양쪽을 공평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된다. ”
『모비 딕』 513p, 85장 물보라,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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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85장을 끝으로 함께 읽기를 마무리하면서 이 장의 마지막 문장에 시선이 머뭇거립니다.
저는 이 문장이 '의심'에 '직관'이 더해진 것이 '회의하는 지성'의 모습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어요.
당연해보이는 것을 당연하게 바라보지 않는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170여 년 전에, 기득권인 백인의 입장에서 왜곡된 기독교 정신과 인종차별적인 생각이나 백인 우월적인 관행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았던 멜빌은 참 대단한 지성을 지닌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자신과 다른 조 건에 있는 존재들에 대해 생각이 깨어 있고 마음이 열려 있었던 작가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 주간 함께 읽으신 분들도 수고 많으셨네요.
선경서재님, 좋은 기회 마련해주셔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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