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증정] 《저주받은 미술관》을 함께 읽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D-29
책을 완독하고 나니 재앙이 끊임없이 휘몰아치던 인류사를 재빨리 훑어본 것 같네요. 생명이란, 삶이란,인간이란 무엇인가 등을 되묻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본 그림들은 대부분 처음 접한 작품들이었어요. 나름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나 각종 유명 서양화가들을 다룬 책들을 읽어본 터라, 서양미술에 대해서는 얼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모르는 화가의 작품들이 많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전쟁, 질병, 자연재해 등을 다룬 낯선 그림들은 소위 '서양미술사'에서 잘 언급되지 않지만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작품 속에 드러난 죽음, 고통, 눈물 등이 가슴을 찌르는 듯한 강렬함을 선사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살면서 그런 아픔을 피할 수 없으니 좋든 싫든 공감하지 않을 수 없겠죠. 이 책은 예술가들의 예리한 시선이 담긴 그림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인류의 나약함과 어리석음을 일깨워주는 힘도 가진 것 같습니다. 20세기까지의 그림들이 이런 참혹한 풍경들을 담았다면, 21세기와 그 이후를 장식할 그림들은 또 어떤 방식으로 인류의 참혹함을 그리게 될까요. 여전히 질병, 재해, 사고, 자살 등 수많은 죽음들이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는 무심하게 죽음을 관망하거나 망각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우리 시대의 죽음을 직면할 책이 나오기를 기다려봅니다. 아무튼 나카노 교코의 다른 책들도 펼쳐보고 싶네요. 이런 책을 통해 예술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책과 온라인 모임으로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에 사진이나 영상이 없던 시절의 역사화가의 역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재앙의 역사만을 다룬 특별한 책이었지만 그간 미술관들을 돌아다니면서 슥 보고 지나쳤던 수많은 역사화들이 당시를 기록한 귀중한 사료였다는 생각을 새삼했어요. 그림 설명을 읽으면서 큰그림의 구석에 배치해 평소에 별로 눈을 두지 않았던 표현들에 대해서도 알려주셔서 좋았고요.화가가 아무 의미 없이 공간을 이용하지 않았구나 깨닫게 되었고 제는 메인, 중앙, 밝게 그려진 부분에만 눈길을 주로 두었던 습관이 었더라구요. 그림을 좀더 꼼꼼히 뜯어보는 습관이 생긴건 같아서 보람찬 독서였습니다.
저도 그림을 볼 때 중앙이나 중심이 되는 인물만 보려고 했었는데, 이번 모임을 통해 그림 곳곳을 살피게 된 것 같아요...ㅎㅎ 더불어 그 시대의 특별한 상황에 대해서도 연관지어 살펴보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서 너무 좋았답니다 ㅎㅎㅎ
실은 여기 나온 재앙들 대부분이 실제로 그 당시 사실적 기록보다는 상상력에 많이 의존해서 그린 것이기에 이 디테일과 치밀한 구성이 더 놀라왔습니다. 홍수, 전쟁, 역병 등 대부분의 재앙이 실은 그것을 직접 경험하는 이들은 너무 정신이 없고 너무 고통스럽고 피폐해져서 스스로 관조하거나 되돌아볼 여력이 남아 있지 않죠. 그들의 고통받은 영혼을 재구성하고 그들의 입장에 서서 다시 그 경험을 되살리고 그 지옥을 재창조하는 것은 세상을 창조하는 신과 같은 영역을 넘보는 것이기 때문에 더 대담한 상상력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의학에 종사하는 1인으로서 역사와 함께 했던 질병의 당시 모습들을 자세히 알게 되서 흥미로웠습니다. 신종플루 때도 메르스와 코로나 때도 이와 그리 다르지 않은 사회의 만상을 겪어서 그런지 이 그림들이 오래 되었지만 참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이 책에 나온 작품들은 실제로 보고 그린 것도 많지만 말씀하셨던 것처럼 단순 상상력이라기 보다 많은 기록과 자료를 참고해서 나온 작품들이기에 디테일에 놀라게 된 것 아닐까요 ㅎㅎ 그래서 어떤 그림은 실제보다 더 극한 표현으로 또는 풍자적으로 그릴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렇긴 한데.. 해골들이 돌아다니는 브뤼헬의 그림이나 황녀의 마지막을 그린 모습도 (실제로 황녀가 그렇게 죽지는 않았으니) 어찌보면 실제 모습에 상상력을 가미했기 때문에 더 풍자적이고 드라마틱하고 디테일해진 것 같아요. (제가 풍자나 드라마틱한 그림들을 고른 것도 그 이유고요^^;;) 정작 제가 코로나 팬데믹 때도 그렇고 기타 질병의 현장에서 일할 때 당사자들은 너무 정신 없고 피곤해서 그런지 그런 디테일을 기억 못 하거든요. 지금 읽고 있는 뇌과학 책에서도 우리가 실은 감정이나 기억도 그렇지만 perception 자체도 단순히 객관적인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우리의 경험에 토대를 둔 해석이 개입되어 지각을 하는 것이라고 인지과정이 단순 사실적이고 수동적인 과정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주관적 과정이라는 연구결과가 늘어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인간의 상상력이 발휘된 예술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서 자료에만 의존한 기록보다 더 대단해 보이더라구요.
글 앞부분에서 말씀하신 부분이 121쪽에서 언급된 '데포르메' 기법과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회화에서 사용되는 이 용어를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요, 사실주의 기법보다 데포르메 기법이 아이러니 하게도 실상을 더 잘 보이게 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앗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들어보던 데포르메..! 그렇네요. 가끔 저도 사실주의 소설보다 어쩌면 전혀 현실과 멀어보이는 초현실주의나 마법사실주의 소설들이 더 사실을 반영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14장을 읽으니 문득 클레어 키건의 소설 <이토록 사소한 것들>이 생각납니다. 소설 배경이 14강에서 언급된 것처럼 영국 때문에 경제와 사회가 힘들었던 아일랜드였으니까요. 초점을 벗어난 이야기이기도 하고 괜히 사회적 이슈를 꺼내는 건 아닌가 싶지만, 이번 챕터를 읽으며 역시나 일제강점기가 떠오르네요. 영국 식민지로서 힘들었던 아일랜드에 대한 내용을 다루며, 작가가 일본 식민지로 힘들었을 여러 나라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시대별, 사조별 흐름에 따라 미술작품을 감상했는데 이렇게 특정 주제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구나, 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님의 설명 속에 그림을 세세히 살펴보다보니 작품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더 많이 느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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