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정용준 소설가와 [플레인송] 함께 읽기

D-29
드디어 “플레인송”을 다 읽었습니다. 음. 먹먹하네요. “홀트”라는 장소를 떠올리며 정용준 작가님의 단편 “스노우”에 나왔던 문장이 떠올랐어요. “감정이 장소다.”라는 문장이었는데요, 그 작품 속에서 “종묘”가 고요와 미안함과 분노와 그리움 등등 많은 감정을 담은 장소 그 자체였듯, 홀트 역시 안쓰러움과 다정함과 애틋함과 아련함 등등을 일으키는 장소가 되어버렸네요. 좋은 독서였습니다. 함께해서 더더욱요.
저도 다 읽었습니다. 지금 한 번 더 읽을까, 아니면 켄트 하루프의 다른 작품을 읽을까 고민이 되어요. <플레인 송>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담담하게 감정없이 해나가는 묘사에 마음이 몇 번이나 무너졌네요. 우아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켄트 하루프의 다음 소설들도 얼른 읽어보고 싶어요! 최근 읽은 책 두 권 추천드려요! 대니 샤피로 <계속 쓰기>와 앵거스 플레처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입니다. 첫번째 책은 글쓰는 사람의 태도에 대해 솔직하게 서술한 책이고 두번째는 문학작품에 숨겨진 25가지 발명품에 대한 책입니다. 지금 그믐에서 황보름 작가님과 함께 읽고 있어요! 두 권 모두 오래오래 곁에 두고 읽고 싶은 책입니다. :)
작가의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 함께 읽게 되어 넘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플레인송> 이번주에 다 읽고 함께 구매해둔 <축복>도 읽어보려 해요. 백수린 작가님이 <다정한 매일매일>이란 에세이에서 <축복> 추천하셨는데, 그땐 무심코 넘겼는데 여러 작가님이 켄트 하루프의 소설 왜 좋아하고 추천하시는지 이제 잘 알것 같고 이번 기회에 꼭 다 읽어야겠다 생각했어요. 소설은 다들 저보다 많이 읽으셨을 것 같고, 저는 비문학에서 이라영 작가님 책들을 강력 추천하고 싶네요! 대표작으로 <여자를 위해 대신 생각해줄 필요는 없다> <정치적인 식탁> <환대받을 권리, 환대할 용기> 등등이 있고요, 이번에 신간 <말을 부수는 말>이 나왔어요. 여성, 소수자, 예술, 사회 관련 주제를 아주 광범하고 흥미롭게 다루는 책들이고 글도 재밌고 솔직하고 읽기 쉬워요. 그분 책들 보고 세계를 보는 눈이나 자기 인식에 대한 변화가 좀 있었다고 해야할까요. 저희 남편은 책들 제목만 보고도 대체 그런 책을 왜 읽냐고 핀잔 주는데, 그것만 봐도 읽을 이유가 충분하다 생각해요 ㅎㅎ
작가님 좋은 책 공유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홀트라는 가상공간에서 주고받던 온기 이곳에까지 전해지는듯 행복했습니다. 날씨가 부쩍 쌀쌀해졌어요. 그믐에 종종 들러 따뜻한 온기 나누면서 겨울채비해야겠네요.
시는 단어가 그린 그림이나 음악이라는 작가님의 말씀이 매우 인상깊습니다. 저도 시가 무척 어려웠는데 그런 마음으로 시를 읽어야겠네요. 그럼 더 편안하게 시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팁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 추천은 항상 어려워요. 사람마다 독서 경험이 다른 것처럼 독서 취향도 다 다르니까요. 그래도 몇 권 권해 본다면.....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 기억에 남는 책을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첫 번째 책은 '유원'이라는 청소년 소설입니다. 소재가 특이한 성장소설인데요. 불의의 사고를 겪고 살아남은 주인공 소녀가 자신을 구해준 은인과 악연으로 엮여 괴로워하는 내용입니다. 저는 다른 소설에서는 이런 소재를 본 적이 없어서 굉장히 신선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인물이 단 한 번 도덕적인 선택을 하는데, 그 선택이 오히려 인물을 도덕적 파탄으로 끌고 나가는 전개가 인상 깊었어요. 먹먹한 여운을 주는 성장 소설이라서 성장 소설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두 번째 소설은 박서련 작가님의 장편소설 '마르타의 일'입니다. 박서련 작가님의 여러 소설 중에서 다른 소설을 더 좋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저는 이 소설을 가장 좋아합니다. 소재가 시의성을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고 무엇보다도 저는 담담하고 차분하게 복수를 계획하고 수행하는 주인공 캐릭터가 참 좋았습니다. 제 식견이 짧아서 그런지 저는 이런 성격을 가진 여성 캐릭터를 처음 봐서 이 캐릭터를 접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소설도 재미있게 잘 읽힙니다. 여러분 앞에서 독서 경험을 이야기 하는 게 어쩐지 참 쑥스럽지만 좋은 책 공유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해서 저도 용기내어 글 올립니다.
저는 좀 다른 이야기인데, 이번에 노벨문학상을 탄 '아니 에르노'에 대해 작가님 의견을 듣고 싶어요. 그녀의 작품 중 <단순한 열정>을 읽은 적이 있어요. 물론 재밌긴 하지만, 작품마다 '직접 경험하지 않은 허구는 쓰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 이해하기가 어려워요. 음... 그녀의 이런 소신때문에 책에 등장한 여러 사람들이 당혹스러우셨다고 하던데. 허구를 쓰는 것이 소설이 아닌가요? 한 두 편쯤은 오토픽션으로 쓸 수 있겠지만, 모든 작품이 그런것도 괜찮은 건가요? 전 잘 모르겠어요. 작가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맑고 밝은 가을이네요. 다들 좋은 주말 보내고 계시나요? 모든 분들이 대화에 참여하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각자의 독서 경험과 독후감을 남겨주셔서 저 역시 기쁨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댓글로 참여하시지 않지만 눈과 마음으로 이 독서에 참여하고 계시다고 저는 믿겠습니다. 이제 대부분 소설을 다 읽으신 것 같네요. 다음주부터는 <플레인송>에 관한 직접적인 이야기와 장면들 그리고 여러 인물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각각 추천해주신 좋은 책들 저도 메모해뒀습니다.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은 언젠가 꼭 읽으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여러분들도 서로의 독서 리스트 보면서 자신의 독서 리스트를 확장하는 좋은 기회로 삼으셨으면 합니다. '적도행편도티켓'님의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오늘 화두를 살짝 꺼내보겠습니다. 며칠 전 노벨 문학상 발표가 났죠. 수상자는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 입니다. 저 역시 무척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가여서 제 일처럼 기쁘고 행복하더군요. 아니 에르노의 문학이 긴 세월 흘러 이렇게 많은 이들 앞에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어 감회가 새롭고 세상은 정말 계속 변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적도행편도티켓'의 생각과 의문이 바로 아니 에르노의 문학을 사유하는 문학적 화두입니다. 픽션이 무엇인가? 이야기의 세계에서 경험이란 무엇인가? 깊이 들어가 작가의 경험은 소설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 생각해보면 일기와 수기와 에세이와 1인칭 소설은 형식적으로는 차이가 없습니다. '내가 엄마를 다시 만난건 3년 전 강릉이었다.' 로 시작하는 문장은 글의 형식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글의 형식을 결정하는 것은 문법이 구조가 아닌 작가의 의도와 마음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소설이라는 정의도 따지고 보면 복잡합니다. 대충 '허구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허구를 무엇이라고 규정하느냐에 따라 논점은 다양해질테니까요. '적도...'님의 질문은 너무 좋은 질문인데 이 자리에서 제가 한번에 답하기는 너무 외연이 큰 주제네요 ㅜㅜ 하지만 이렇게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내 경험'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야기 될 때는 허구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팩트를 진술하는 것이 아니라 ... 기억되는 것. 강조되는 것. 등등이 이미 왜곡과 편집이 이루어졌기 때문이죠. 작가의 경험이 소설에 들어가 있어도 수기가 아닐 수 있는 지점은 바로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이야기라는 것은 결국 가공의 산물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부분은 지금도 여전히 문학의 입장과 판단에 의해 다양하게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 화두입니다. 아니 에르노는 이 논쟁에서 가장 뜨겁게 오르 내리고 독자들과 평단으로 하여금 고민하게 만든 문제적 작가 중 한명이죠. 여러 입장이 있을 뿐 정답도 없고 반드시 받아들여야 할 해석도 없습니다. 아마 아니 에르노의 이번 수상은 전 세계 문학계에 이런 주제를 다시금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아니 에르노가 자신의 소설을 스스로 설명하는 과정 중에서 의도치 않게 실존 인물들이 호명되며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일들은 지금 시대의 시각으로 보면 그때와는 다르게 평가받을 요소라고 생각해요. 여러분들도 이번 노벨 문학상 발표에 대한 의견 있으시면 남겨주셔도 좋고 픽션에서의 경험이란 과연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에 대한 생각을 남겨주셔도 좋겠습니다. 저는 주말 지나고 <플레인송>에 관한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작가님, 이해할 수 있게 상세히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떠한 정답은 없겠지만 작가님께서 평소 갖고 계시는 생각을 알게 되었고 저도 작가님의 설명을 따라가며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믐의 이번 프로그램을 통하여 소설에 대한 작가님의 무한한 사랑을 알게 되었고, 소설을 사랑사는 사람들을 향한 애정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시간에 더 많이 만나뵙기를 희망합니다. 비가 오고 쌀쌀한 주말이 지나가고 있네요. 남은 시간 편히 보내세요^^
그동안 아니 에르노라는 작가와 작품 많이 들어는 봤는데, 노벨문학상 받고 드디어 호기심이 발동해 <단순한 열정>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소설이나 어떤 이야기라기보단 회고록을 읽는 느낌이긴 했는데, 또 문학 그 자체로 읽히기도 했어요. 중간중간 작가(화자)가 내용 중, 혹은 각주로 A라는 인물이나 글의 특성에 대해 변명 비슷한 것을 기술해 놓은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가령 "나는 그 사람을 내 존재를 위해 선택한 것이지 책의 등장인물로 삼기 위해 선택한 것은 아니다"라거나 "그런 질문들은 전형적인 소설의 형식을 갖추지 않은 모든 책이 출간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행위가 아닐까?" 같은. 하지만 자신의 삶과 경험을 오롯이 녹여 문학적으로 써낸다면 그것이 어떤 형식이든 문학이, 자유로운 소설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제가 지식이 부족하여,, 의견이 별로 없지만ㅋ)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엔 이야기의 소재가 된 누군가가 큰 피해를 입고, 소송을 걸거나 그럴 수도 있으니 문학적 범주가 아닌 윤리적 범주에서 문제 삼을 수 있겠지요. 아무튼, 무척이나 개성적인 글쓰기를 통해 사랑과 열정(혹은 수난)을 박제한 글에 "자신의 심정을 글로 절실히 표현해준 것에 고마워"한 "십 대 청소년뿐 아니라 늙수그레한 아저씨"들처럼, 그 중간쯤 어딘가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글 읽을 수 있어 참 감사하고 다행이란 생각 들었어요! 정용준 작가님께서 '한 사람을 위한 문학이야기'에서 다루신 <세월>이라는 작품도 꼭 읽어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어젠 맑은 하늘에 통통한 구름들이 귀여웠는데, 남은 연휴 내내 비가 오려나 봅니다... 주말 연휴 평온하게 잘 마무리하세요^^
안녕하세요. 연휴 잘 보내셨나요? 간간이 이렇게 독서를 주제로 인사를 건네는 것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네요. 제가 처음 이 모임의 제안을 받고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할 때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은 책 읽는 사람들끼리의 연대이자 유대감의 확인이었습니다. 독서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내 삶과 일상속에서는 마음을 나눌 사람이 많지 않지요. 삶의 대부분을 나누는 가족과 친구들과는 어째서인지 마음과 취향을 나누는 것이 쉽지가 않은 것이 어쩌면 현대인들이 겪는 소외의 핵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현상으로도 나오지만 더이상 학연 지연 등등으로 설명할 수 있던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고 심지어 현실세계에서 연대 자체가 약화되고 있어서 어쩌면 내 마음을 받아줄 진짜 친구나 동료는 모두 인터넷에 있는 그런 기이한 사회가 된 것 같아요. 모두가 각각의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말하는 것 같아요. 최근 소설에서도 이런 현상이 굉장히 중요한 주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너진 가족. 무책임한 부모와 어른들. 하지만 사람들은 가족이 필요하고 부모가 필요하고 공동체가 필요하니까 가족을 대신할 부모를 대신할 공동체를 대신할 무언가가 소설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플레인송>도 그렇죠. 무책임한 어른. 아이를 지켜주지 못하는 부모. 안정감을 느낄 수 없는 집. 하지만 소설에서는 부모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이웃과 집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집을 마련해주는 가족아닌 어른이 나옵니다. 좋은 어른과 나쁜 어른은 무엇인가. 집이란 무엇인가. 이런 화두를 <플레인송>에서는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소설 속에서 여러 인물들이 나오죠. 자신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어른 캐릭터 한명을 떠올려보시고 그에 대해 좋든 나쁘든 각자의 인상과 생각을 말해주면 좋겠습니다.
다 읽고 나니 매기 존스라는 인물이 마음에 참 많이 남습니다. 초반엔 주요 인물이라기보단 이야기 진행을 위한 매개 장치 정도로 인식했는데, 결국 매기의 역할이 홀트 사람들의 연대와 유대에 가장 중요하지 않았나 싶어요. 홀로 아버지를 모신다는 점, 빅토리아가 믿고 찾아간 사람이라는 점, 그리고 맥퍼런 형제의 집을 고른 판단도 그만큼 타인을 향한 깊은 관심 덕에 가능했을 것이고... 거스리의 실수는 나름 큰 상처였을텐데 용서도 했죠. "그가 아는 어떤 여자보다 너그러웠다"란 문장에 깊이 동감했어요 ㅎㅎ 그밖에도 "삶 때문에 좌절하거나 겁먹는 일이 없어 보여요. 무슨일이 있어도 항상 중심을 잃지 않잖아요."라는 문장은 매기 존스를 잘 묘사하는데, 오히려 그래서 그런지 가장 실제에 없을법한, 소설적인(허구) 인물이 아닌가... 하는 약간 씁쓸한 마음도 들더군요. 아이크와 바비와도 분명 친구 같은 새엄마로 잘 지낼 것 같다는 상상도 했습니다. 거스리의 표현대로 정말 "너무 과분"한 사람인 듯요.. 멋지고 닮고픈 캐릭터를 발견한 기분으로 마무리...^^
매기존스, 정말 좋죠. 빅토리아가 처음 찾아갔을 때 보였던 모습과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이고 단호한 태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저도 어제 완독했습니다. 책의 앞부분은 다소 어두운 느낌이 있었지만 중반부로 가면서 상처입은 인물들이 서로 연대하고 의지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어요. 마치 제가 홀트의 주민이 되어 그들을 바라보는 것 같은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독서하는 사람은 많지만 가족과 친구들과는 어째서인지 마음과 취향을 나누기 어려운 것'이 저만 그런게 아니었다니. 다들 그랬다니. 위로를 받고 가네요. 책 읽는 사람끼리의 연대와 유대감을 느낄 때 참 기쁘고 벅차요. 이런 경험을 이곳에서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저는 <플레인 송>에서 맥퍼런 할아버지들이 기억에 남아요. 무뚝뚝하고 차가워보였던 분들이 빅토리아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에서 소심한[?] 고민들을 나누는 장면들이 너무 귀여웠달까요. 빅토리아의 출산 장면은 정말 찡하기도 했구요. <자기앞의 생>을 읽으면서도 느꼈던 부분인데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네요. 연대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최소한의 혈연적 기반이 없어도 그게 곧 가족이 되어가는게 아닐까 싶어요. 늦었지만 저도 책을 추천해본다면 이승우 작가님의 <사랑이 한 일>과 <지상의 노래>를 추천하고 싶어요. <사랑이 한 일>은 표제작이 정말 좋았습니다. 구약 성경을 모티프로 쓰신 작품인데요 종교가 없는 분들도 '사랑' 그 자체에 대해서 천착하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천천히 읽다보면 이승우 작가님 문장력에 휩쓸려 가게 됩니다. <지상의 노래>도 '사랑'에 관한 작품이라고 해석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인물의 내면을 천천히 들여다보며 '사랑'이 뭔지, '진심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이승우 작가님 작품은 하나에 깊게 천착하다보니 좀 어렵다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지상의 노래>는 스토리도 흥미진진해서 페이지가 빨리 넘어갔었어요. 이 커뮤니티가 5일 남아서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독서에 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문학계의 욘사마이신 작가님께서 함께 해주셔서 더더욱요:)
맥퍼런 형제들은 따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고 무뚝뚝해보이지만 사려깊은 애정과 다정을 삶으로 보여주는 인물들이었어요. 추천해주신 이승우 작가님의 소설 저도 너무 너무 좋아하는 작품들입니다. 이번 기회에 이렇게 독서경험 나누고 대화할 수 있어 저도 참 좋아요 ^^
제 경우 아이크와 바비에게 쿠키 만드는 경험을 선사해준 스턴스 할머니가 기억 납니다. 몸이 불편한 경우 애당초 누구를 초대한다거나 쿠키를 구울 생각 따위 하지 않았을 다른 어른들과 달리 할머니는 제대로 거동도 못하는 불편한 몸으로 아이크와 바비를 동참시켜 마술처럼 쿠키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더 귀한 경험이 아니었을까 싶고 쓸쓸히 고독사한 할머니 모습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상황이 허락해야만 무언가를 한다기 보다는 무언가를 하는 과정에서 상황이 가능해지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정한 어른 찾기 어려운 요즘, 어딘가 불완전하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소통했던 홀트의 어른들로부터 따뜻한 기운 얻고 갑니다.
아 맞아요 스턴스 할머니도 인상 깊었어요! 스턴스 할머니가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한 뒤에 아이크, 바비의 상황을 알게 되고나서 자신이 사려깊지 못했다고 먼저 이야기 하는 장면도 멋진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크와 바비에게 언제든 오라며 열쇠를 주시는 모습도 그렇고, 아이들에게 언제든 찾을 수 있는 포근한 어른의 품을 내어주신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맞아요. 스턴스 할머니도 매력적이었죠. 어째서인지 문학의 세계에서는 할머니 캐릭터가 참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플레인송>에서도 나이든 인물들의 경험과 연륜이 아름답게 다루어지고 있죠. 저 역시 이번 기회에 이렇게 대화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저도 어제 책을 다 읽었습니다. 저는 빅토리아 루비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아이를 지키기위해 자신이 할수 있는 최선을 선택하며 아이를 지키는 어린소녀의 모습이 짠(?) 했습니다. 분명 자신도 두렵고 힘들었을텐대... 중간에 잠깐의 방황을 멈추고 다시 맥퍼런형제에게 돌아가는 루비도. 자신들에게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루비도를 책망하지 않고 묵묵히 받아주고 출산을 함께 기뻐하며 흥분하는 맥퍼런형제의 순수함에서는 코끝이 찡해짐을 느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저도 홀트의 한 곳에 가 있는듯한 느낌으로 그들의 모두에게 동화되었습니다. "그들은 홀트는 물론 세상 어디에 사는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고, 그러므로 모든 게 다 괜찮았다" 맥퍼런형제와 빅토리아는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를 바라보며 세상 아무것도 부럽지가 않을것 같았습니다. 저도 첫아이가 태어났을때 이런 기분이였던것 같습니다. 작가님 덕분에 좋은 책을 추천받아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네. 뭐니뭐니해도 빅토리아 루비도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가장 멋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이 소설이 다 끝난 이후에도 빅토리아는 훌륭한 삶을 살고 훌륭한 어른이 될 것 같아요. 현실에서는 지금 당장의 문제와 사건과 사고에 집중하지만 소설에서는 차분하고 길고 끈질기게 앞으로의 삶과 남은 날들을 조명하는데 저는 그게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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