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정용준 소설가와 [플레인송] 함께 읽기

D-29
플레인송 읽으며 이생각 저생각했고, 모임에 참여하면서 읽으니 다른 책 읽을 때보다 문장도 유심히 보고 인물들에게도 더 깊이 감정 이입했던 거 같아요. 막상 지나고 보니 한달 금방이네요. 저는 다들 상처가 있지만 서로 유대하며 의지하는 홀트 사람들(주인공들)을 열렬히 응원하면서도, choice 님 의견처럼 그럼 엘라는 어떻게 되는 걸까?궁금증이 남아요. 그렇게 미운 인물이 아니고 단지 좀 안쓰러운 캐릭터인데 작가가 버리는(?)인물 같달까요,.. 그런 느낌이 들어서요.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는 말 때문인지 전지전능한 신에게 선택받은 사람이 있고 선택받지 못한 사람이 있다는 뭐, 그런 이해 안 가는 말처럼... 암튼 간결하게 설명은 못하겠지만 그런 사람은 희망 없나, 잘못한 것도 없는데 운명이 그런건가. 하는 생각들? 그리고 최근 우연히 골라 읽은 단편 소설이 백수린 <폭설>, 손보미 <불장난>이었는데요. 다들 자녀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안/못하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 떠나는 부모들이 나와서 엘라와 조금 겹쳐서 많은 생각을 해봤어요. 아이들 입장에서 이야기가 서술됐기에 애들이 너무 안타깝고 마음 아팠지만, 엄마나 아빠의 개인 인생도 중요한데, 가정을 지키는 게 정말 괴롭다면, 그 괴로운 상태로 계속 함께 살아가면 그것은 자녀에게 행복했을까? 오히려 소설을 읽기 전에는 당연히 부모라면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지, 하고 쉽게 말할 수 있었는데 소설을 읽고 나니까 가슴에 묵직한 게 탁 얹히면서 정말 대답하기가 힘들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엘라도 꼭 회복하고 다시 힘을 찾아서, 한 인간으로 건강히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여주면서 아이크와 바비를 주기적으로 만나 좋은 영향을 주고 받으면 좋겠다고 희망해보았습니다. 그런 모습을 본다면 아이들도 조금 크면서 분명 부모들을 이해하고 또 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단단한 힘을 기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작가님은 이런 대략적인 궁금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 마지막 인사 드리려고 합니다. 그전에 올려주신 글 중에서 이야기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어 살짝 언급해보려고 합니다. 저 역시 소설의 바깥에 있는 인물 '엘라'에게 한동안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저는 소설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단 한 사람의 입장에서 그의 마음과 사정을 살피고 그의 편을 들어주는 것' 소설의 그런 점은 사회와 전체에게 소외받고 오해받는 사람. 또한 보편과 일반화에 목소리와 개성이 묻힌 인물에게 조명을 비춰주고 무대를 마련해준다는 점이 저는 좋고 소설을 가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정의는 조금만 시각을 바꾸면 이야기가 필연적으로 갖는 주인공 시점의 서사의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소설이 깊고 면밀하게 바라봐주는 인물도 있지만 '엘라'의 내면과 감정 전후사정과 여러 복잡한 인과와 필연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다루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소설이 '엘라'의 시점에서 전개되었다면 분명히 독자는 '엘라'를 다른 사람으로 다른 캐릭터로 인식했을겁니다. 그것이 소설의 방식이니까요. 그래서 풍성한 시선을 갖춘 독자들은 소설에서 다 말해주지 않는 부분까지 보려고 하고 사건과 사연만으로 인물을 판단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이런 논의가 참 가치 있고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서사의 바깥에 밀려난 인물을 이렇게 챙기고 생각해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모임이 마무리가 되었네요. 지나고보니 제가 조금 더 애를 써서 모임을 이끌어봤으면 좋았겠다, 싶은 마음이 들어요. 이런 방식이 어색해서 익숙해지는 시간을 갖느라 다소 소극적으로 참여한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롭게 만난 분들과 다양한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저는 문학의 세계를 '계속 쓰고 계속 읽는다면 반드시 만나는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좋아한다는 것은 단순히 느낌과 사유가 아니라 구체적인 읽기와 쓰기의 행동이고 실천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여러분들도 읽기와 쓰기의 구체적인 실천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문학을 취향과 취미가 아닌 문학적인 삶을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약간 부끄러워서 애써 반응하지 않으려 했지만 저와 제 소설 그리고 제가 하는 이런저런 활동에 응원해주시고 긍정적인 말 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했고 좋아서 몇번이고 읽어봤다는 말 꼭 하고 싶습니다. 그럼 모두들 건강하시고 언젠가 어떤 날 어떤 식으로든 이렇게 이야기 다시 할 수 있는 날 왔으면 좋겠네요. 안녕!!
한 권의 책을 읽어가며 여러 명의 독서친구와 함께 감상을 나누고, 독서 습관이나 패턴, 좋아하는 작품 등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한 29일의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님의 마지막 말씀 '취향과 취미가 아닌 문학적인 삶'이란 말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느끼게 됩니다. 학부 때 한 노교수님께서 문학의 가치는, 어딘가 상처입고 소외된 그 사람에게 주목하는 따뜻한 시선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소외된 사람에게 주목하는 그 따뜻한 방식을 여러 독서 친구와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작가님, 최근에 <소설만세>를 미친듯이 밑줄 치며 읽다가 <선릉산책>과 <프롬토니오>도 함께 읽었습니다. (나희덕 선생님, 이승우 선생님께 학부 수업을 들으셨다는 꼭지에서 정말 부러웠습니다 작가님 ㅜㅜㅜㅜㅜ 열심히 읽고 쓰시다가 칭찬을 받으셨다는 부분에서도요 ㅜㅜㅜㅜㅜ) <플레인 송>과 함께 작가님 덕분에 이번 가을에 좋은 독서를 많이 할 수 있었어요. 늘 좋은 작품 써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의 작품활동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세상을 보는 작가님의 시선과 작품을 통한 표현이 너무 좋습니다. 부끄러워 하시겠지만 진심으로 팬입니다...! 함께 감상 나누셨던 분들 그믐의 다른 모임에서도 또 뵙기를 바랍니다:) 환절기 건강하세요!
작가님 추천과 이 모임 아니었다면, 플레인송은 여전히 사두기만 하고 읽지 않은 책으로 남아 있을 텐데, 이번에 함께 읽어서 너무 좋았고 인물과 이야기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문학의 세계에 머물며 문학적인 삶 사는 것. 변함없이 추구하고, 행동하고, 실천해야겠다 다짐하는 밤입니다. 전혀 모르는 분들이지만 이런 작은 공간에서 여러 분들 감상 듣는 것 즐겁고 색다른 경험이었고요. 이것저것 묻고 답해주시며 모임 이끌어주신 정용준 작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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