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중고 24 - 온라인 북클럽

D-29
요즘 제가 하고 있는 생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구절이라,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아요. 그저 한 마리 일벌에 불과한 대다수 사람들의 삶에서 과연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의문이 생겼고 저 또한 그 일벌 무리에 속해 있는 것 같아 두려웠습니다. 작성해주신 해석을 보니 한 번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되네요.
이 구절을 읽으면서 지금까지의 제 삶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경쟁사회라고 할 정도로 사회 구성원들끼리 서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이고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것 같아요.
"이게 다 거짓말이면 너무 허무할 테니까" 거짓말이었어도 허무하겠지만, 어쩌면 이미 허무했을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된 순서' 라는 거 자체가 없어. 시작도 없고 끝도 없어. 사실 페이지는 늘 섞이고 있어." 시간 개념을 의심하게 되었다. 그러나 곧, 의심을 철회하게 되었다. 그저 인물의 사상이고, 창작을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다... 과연.
다시 읽어 보았다. 사실 다시 읽었다기보다는 새로 훑어본 것이다. 내용에 감동을 받았다기보다는, 형식에 감동을 받았다. 실험적이다. 의외로. 이 형식은 고려해 볼 만하다. 훗날에 있을 내 작품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형식에 대한 모방도 표절인가?
오~ @25 님이 생각한 이 작품의 형식은 어떤 건가요^^?? 우리가 문학시간에 배운 일반적인 형식을 따라했다고 해서 표절이라 할 것 같진 않아요~ 예를 들어 - 순행적 구성, 역순행적 구성, 액자식 구성, 옵니버스식 구성 등등은 이미 있는 거라~ 어느 특정 작가의 것이 아닐 것 같아요~ @25 님이 찾은 형식은 어떤 건지 얘기해주세요~~~~ 궁금해요~~
"하지만 생각해 봐. 그 아버지와 딸은 서로 못 본 채로 수십 년을 떨어져서 살았어. 그러다가 마지막에 만나는 건 겨우 십 분 정도야. 그 십 분으로 인생이 해피엔딩이 되고 안 되고가 결정되는 거야?" 관련하여, 마지막에 웃는 사람. 그것이 과연 승자가 분명한가? 오래 웃는 사람. 그것이 진정한 승자가 아닐까?
음~~ 다양한 측면으로 해석이 가능한 이야기 같아요~ 겨우 십 분을 위해 인생을 살았다면?? 어떤 것을 해피엔딩으로 볼 것인가?? 아버지 입장과 딸의 입장이 다르지 않을까?? 등의 질문이 더 가지치기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남긴 걸로 무언가에 대한 인상이 바뀌기도 하죠.가령 예를 들어 나에게 친절하게 다가온 아이가 나중에 나에게 엄청난 분노를 안겨준다던가 말이죠.계속, 오랫동안 같이 있으면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최고의 친구인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너를 만나기로 결심했을 때, 그래서 너의 회사로 원고를 보냈을 때, 나는 우리의 결말도 미리 봤어.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143, 장강명 지음
남자가 마지막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걸 알고도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 그러한 결말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땀냄새와 가죽시트 냄새, 그리고 왁스 냄새가 났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42, 장강명 지음
여자의 아버지가 일을 하다가 여자를 위해서 달려오신 마음이 인상깊다. 이 구절에서 아버지의 노고와 사랑이 느껴지는게 마음이 뭉클해진다.
'제대로 된 순서'라는 거 자체가 없어. 시작도 없고 끝도 없어. 사실 페이지는 늘 섞이고 있어. 책의 분량이 무한한 건 아니지만, 그 책 안에서 언제나 새로운 독서를 할 수 있는 거지.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18, 장강명 지음
'제대로 된 순서'라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책표지 바로 다음장이 이야기의 처음, 책을 덮기 전 바로 앞페이지를 이야기의 끝으로 여긴다. '제대로 된 순서'가 없다해도 페이지가 계속해서 섞이고 있다해도 하나의 서사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는 의미인 것 같다.
와~ @도서관지박령 님이 사용하는 어휘가 고급집니다. '하나의 서사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 이 말이 인상적이네요~ '페이지는 늘 섞이고 있어' 이 부분과 '그 책 안에서 언제나 새로운 독서를 할 수 있다'는 부분을 통해 작가는 책을 읽는 독자가 책의 내용을 새롭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독서의 의미임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모두 동일한 느낌과 감상을 갖진 않을거니까요~ 책의 분량이 무한한 것은 '독자의 상상력' '독자의 해석'이 덧붙여진 것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지 순서대로 해야 한다” 는 강박이 있었는데, 이를 책에 대입한 예시를 읽어 보니 ‘순서’ 라는 단어의 의미가 모호해짐과 동시에 지금까지 제가 무조건적으로 추구하던 ‘순서대로’ 라는 것이 하나의 가상의 틀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 바다가 괜찮다던데...해수욕장도 있고 예쁜 카페도 있고 그렇대. 가서 해 뜨는 것도 보고... 나 오후에 수업 들어가야 된다니까.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42, 장강명 지음
안타까운 구절이라고 생각하였다. 책 내용 내내 나오듯 여자의 부모는 여자에게 돈을 쓰며 키웠다고 하면서 퉁명스럽고 무정한 척하며 대하지만, 결국은 더 가까워지고 싶음이 나타나는 대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결말에 나오는 말의 복선인 것 같기도 하다. 현실에 치이면서 점점 멀어져가는 가족의 과정이 눈에 띄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
서로 안위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사이인데 그런 서로의 마음이 타이밍이 맞지않게 닿는게 마음이 아프네요..서로가 서로의 진심을 알았더라면 여자와 여자의 부모님은 화목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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