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중고 24 - 온라인 북클럽

D-29
처음 읽을 때는 나도 엄마가 관심을 끌기 위해 한 말이고 엄마가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그랬다는 걸 보고 내가 여자의 말을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만약 여자가 엄마를 처음부터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다면 여자는 엄마의 다른 점을 눈치챘을 것이고 걱정하면서 병원으로 데려갔을 것이다. 엄마가 여자에게 잘못한 일도 있겠지만 여자도 엄마를 왜곡된 시선으로 보고 있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관계가 그런 것 같아요.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 보았을 때 한 쪽이 일방적으로 잘못했던 일은 거의 없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대화를 하는 것과 서로를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듯 합니다.
저도 여자의 엄마가 여자의 관심을 끌려고 한 말이겠거니..했는데 정말로 아팠다는 걸보고 마음이 조금 아팠어요. 엄마 입장에서는 여자에게서 느껴지는 냉소적인 태도나 말투..등등 너무 상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또 여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여자의 마음도 이해가 가요. 그들의 진심이 서로에게 전해진다면 어땠을까요?
여자의 시간이 제 속도를 조금 잃었다...빛의 선에는 시작도 끝도 없었고 잠시 뒤에는 방향도 없어졌다. 오직 패턴만이 있었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161, 장강명 지음
이걸 보고 남자를 이어 아줌마에게도 들어온 우주알이 여자에게 들어온 것을 표현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중에서 그믐에는 잘라진 걸 붙이고 끊어진 걸 잇게 되는 힘이 생긴다는 내용이 있는데 세 등장인물들의 기억은 모두 각자의 입맛에 맞게 편집되어 있고 그런 사람들에게 찾아와 진실을 알려주는 존재가 우주알이 아닐까 싶다. 또한 우주알은 항상 들어오기 전에 당신 패턴이 마음에 드는데 들어가도 되냐고 묻는다. 이걸 보면 우주알이 좋아하는 패턴은 끊어지고 왜곡된 기억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초반에 잘린 원고를 놓쳐서 순서를 알 수 없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우주알의 힘으로 잘린 원고를 붙여 만든 게 이 책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직 패턴만이 존재했다는 부분을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그믐의 의미와 우주알을 연결시켜서 해석하는 것은 생각해 보지 못 했었는데 덕분에 새로운 시각에서 이 구절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이 구절은 작가가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었던 그믐과 우주알의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와.. 전 이 책을 읽으면서 우주알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를 짐작하지 못 했는데 육개장님의 해석이 정말 마음에 드네요. 여자, 남자, 그리고 아줌마 셋 모두 자신의 과거를 자기 멋대로 기억하는 공통점이 있는데 우주알이 그 진실을 일깨워준다라.. 신선한 해석이네요!
여자는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다. 영훈이가 일진인 건 맞았어요. 저는 영훈이가 학교에서 담배 피우는 걸 본 적도 있어요.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122, 장강명 지음
자세한 일을 알지 못하고 아주머니가 하는 말을 듣는 독자로써 정말 그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남자가 정말로 자신을 피해자로 위장한 것이었을까? 라는 착각이. 그 착각이 여자의 한 마디로 모두 깨지게 되었다. 과연 아주머니의 말은 어디까지가 진실이었을까, 진실이던 부분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당사자만큼 일을 자세히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달았다. 언론에 나오는 수많은 사건들을 각자의 잣대로만 판단하는 사람들처럼 순간 나도 그랬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언론에 나오는 수많은 사건들을 각자의 잣대로만 판단하는 사람들처럼 순간 나도 그랬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사실을 인식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했다고 생각해요.ㅎㅎ
맞는 말이에요. 저는 이와 더불어 사건의 당사자 또한 진실을 말하려 하지 않게 된다면 사회가 어떻게 될지 두려워졌어요. 혹시 우리가 이미 ‘탈진실의 시대’ 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진짜 웃기는게, 내가 이제 아빠 심정을 알 것 같아. 아빠가 왜 그렇게 엄마를 지긋지긋해했는지.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125, 장강명 지음
여자의 엄마에 대한 생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를 넘어 가족이라는 개념까지. 여자는 먼저 결혼한 언니에 대해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여기고 고졸인 언니가 결혼할 수 있는 남자라고 여기며 형부까지도 부정적인 눈으로 바라본다. 그 시점이 엄마에게 꽂힌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관심을 요구하는 엄마를 귀찮고 짜증난다고 생각하며 아프다는 얘기까지 흘려듣는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히 여자의 문제일까? 여자가 자신의 일방적인 혐오를 아무런 잘못없는 엄마에게 들이대고 있는 것일까? 들어주지 않을 때마다 너에게 왜 돈을 들였는지 모르겠다고, 설령 진심이 아니더라도 자식을 한낱 돈의 가치와 빗대어 말하는 사람이 과연 저 관계에서 아무런 죄가 없을까.
확실히 여자의 부정적인 태도에는 엄마의 책임이 있는 것 같아요. 전 처음에 여자의 생각이나 감정이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상처가 되는 말들에 노출되어 왔다고 생각하니 어느정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현재를 제대로 보는 사람도 많지 않아요. 사람이 과거에 사로잡혀 있거나 미래에 홀려 있으면 현재를 제대로 보지 못해요. (중략) 작가가 말했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54p, 장강명 지음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문장 수집은 아니다. 인생을 바라보기 위한 문장 수집이다... 어쩌면 같은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잊고 있었다. 북클럽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댓글의 미션을 잊고 있었다. 그 사실이 오늘 떠올랐고, 나는 책을 훑었다. 문장 하나를 발견했다. 훔쳤다... 니체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책을 읽은 뒤 최악의 독자가 되지 않도록 하라. 최악의 독자라는 것은 약탈을 일삼는 도적과 같다. 결국 그들은 무엇인가 값나가는 것은 없는지 혈안이 되어 책의 이곳저곳을 적당히 훑다가 이윽고 책 속에서 자기 상황에 맞는 것, 지금 자신이 써먹을 수 있는 것, 도움이 될 만한 도구를 끄집어내어 훔친다. 그리고 그들이 훔친 것만을 마치 그 책의 모든 내용인 양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을 삼가지 않는다. 결국 그 책을 완전히 다른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물론, 그 책 전체와 저자를 더럽힌다." 일부만을 모든 내용인 양 큰 소리로 떠들어대지는 않았으나, 나 역시 최악의 독자다. 그것을 감안하고, 아래 내용을 읽어주기를 바란다. (간단히, 앞 뒤 문맥은 보지 않았다는 말이다) 나는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 미래에 홀려 있기도 하다. 과거를 보며 우울해하고, 미래를 보며 또 우울해한다. 그저 카르페 디엠이라는 말처럼 현재에 충실하면 미래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겠지만, 나는 현재를 무시한다. 고백하자면, 지난 4월 12일부터, 나는 실기학원을 안 가고 있다. 대학이 무슨 의미가 있나, 삶이 다 무슨 소용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4월 11일에 학원에서 조퇴했다. 그리고 그 뒤로 가지 않았다. 지금도 생각은 변치 않았다. 아직도 실기는 끔찍하다. 이번주부터는 가기로 부모님과 약속했지만, 나는 그 미래가 두렵다. 현재 읽고 있는 책 중에 '한낮의 우울'이라는 책이 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희망적인 내용이지만, 나는 오히려 비참해진다. 책 속의 저 사람은 나보다 우울했다. 그런데도 우울증을 극복하려고 노력했고, 완화되었다. 그런데 나는 무엇인가? 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가? 그래, 현재를 봐야 한다.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아빠도, 엄마도, 선생님도, 책도... 그럼에도 나의 의지는 저편에 있다. 그렇다. 모르겠다. 생각하고 싶지 않다.
보통 과거에 사로잡히는 것을 지나간 일에 대해 연연한다고 하죠. 화자의 말대로 지나간 일에 대해 지나치게 연연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성찰보다는 미련에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지나쳐서 독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래에 대해 꿈에 부푼 상상하기.나의 취미 중 하나.상상 속에서의 나는 내가 원하는대로 상상 속에서 살고 있지만 현재의 나는 그냥 상상만 하고 있다.미래에 이렇게 되면 좋겠다하고 상상만 해대다가는 나도 현재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구절을 보며 현재 현실이 힘들땐 과거의 좋은 추억을 회상하며 현실에서 숨은 경험이 기억나에요 그것이 제게 독이 될때도 있었고 힘이 될때도 있었습니다 어는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지다 보면 사람은 무척이나 힘들게 되죠 저는 조금 힘들면 현재를 뒤로하고 가끔 숨는것도 나쁜 방벚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연연하고 미래를 기대한다는 것은 제 주관에선 좋지 않은 편에 속해요. 제가 가장 심하긴 하다만 과거에 연연한다는 것은 이미 지나간 것을, 이미 놓친 것을 다시 잡으려는 욕망에 불과하고, 그걸 알았을 땐 더 큰 좌절이 되며, 미래를 기대한다는 것은 많고많은 경우의 수 중에 자신에게 긍정적인 경우만 생각한다는 것과 같고, 더 큰 실망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경험에서 비롯된 주관이기 때문이랍니다. 물론 아직 고치진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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