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모 함께읽기] 김의경 외<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요!

D-29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약간 남성적 시각의 마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 장강명 작가의 <그믐>과 <한국이 싫어서>를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여성이 주요 인물이거나 주인공인 작품인데도 묘하게 남성적인 느낌이 나더라고요. 심리 묘사나 갈등 해결 방식이 여자를 잘 아는 남자가 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ㅎ
말투의 차이는 아닌 것 같은데, 샘 말씀대로 심리 묘사나 갈등 해결 방식 또는 욕망 같은 게 특징 있는 듯 해요. 샘은 여학교에 오래 근무했으니 더 잘 아시겠고요
'사실주의'를 표방하는 소설을 보면 대부분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내용입니다. 마치 늘 나쁜 소식이 나오는 뉴스같은 느낌이 들죠. 그래서 사람들에게 열광적(?)이지 못한 건가? 싶기도 합니다.
특히 그런 비관이 공감을 얻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공포영화의 답답한 주인공이나 실패한 조커처럼 캐릭터 빌드업이 잘 안 됐거나, 주인공이 문제시 하는 상황에 공감하기 어려운 작품들도 있습니다
이 책에선 <카스트 에이지>, <오늘의 이슈>, <섬광>이 그런 마음이 드는 부분이 있었어요
위 내용을 생각하다보니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무엇을 사실적으로 쓰는 게 사실주의일까? 현실에 일어나는 시의성 있는, 현실적 주제들을 담는 것일까? 아니면 글을 쓰는 방식이나 스타일의 문제일까?
까마득한 옛날에 이런 내용을 배운 것 같은데, 물론 둘 다 중요하겠지만 전 요즘 사실적 주제보다는 방식에 관심이 많이 생깁니다. 예를 들면 <섬광>에서 다루고 있는 현장실습의 문제를 이 소설은 사실적으로 다루었는지가 중요해 보이는데, 이 소설은 그렇지는 않거든요. 작위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서 오히려 주제가 그리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섬광>을 마지막에 배치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이런 작품이 있었으면 저는 끝까지 안 읽었을 것 같거든요.ㅎㅎ
그런데 이건 선택의 문제인 것 같기도 해요. 당장 <섬광>만 해도 학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어쩌면 충분히 더 사실적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갈 수 있는 사람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없겠다고 작가가 생각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거든요. 인물이나 상황 설정이 작위적이어서 주제를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들긴 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선명한 느낌이 들었습니다.(물론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ㅎㅎㅎ)
글쵸,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작가에게는 선명하게 있었던 것이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이야기가 자연스레 흘러가지 않고 물길을 인위적으로 내려한 게 아닐까 싶어요.
사실주의라면 좀더 많은 정보와 인과관계에 신경을 쓰고, 어쩌면 작가가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것에 의해 흘러가는대로 받아들이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오늘 극사실주의 기자회견을 봤네요. 언제나 현실이 앞서가는군요
뒤늦게 찾아보니 정말 그렇네요. 날고 기는 사실주의 소설도 현실 자체를 뛰어넘을 수는 없는 듯 합니다.
아파트 단지 나무 몇 그루, 작은 의자까지 치우고 주차장을 만들어 버리는 요즘의 풍경이 너무 생생했습니다. 그리고, 해외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 이야기도 요즘은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젊은이 계열에 들기 시작해서 그런가 봅니다. ㅠㅠ
아직 아이들이 젊은이까지 성장하지는 않았지만, 말씀하신 이야기들을 보며 그 친구들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아마 제 아이들이 더 크면 그런 마음이 훨씬 더 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답은 뭘까요? 라고 생각하면 그 순간 비약이 생기는 것 같아 조심스럽습니다. 그냥 지켜보기만 하기엔 개인으로서 무력감도 생기고요. 혼자 생각하기엔 답답하니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찾아 듣고 싶은가 봅니다
한낮의 번화한 거리를 걸을 때면 아직도 오래전 그 편의점의 파라솔과 분식점의 창가 자리가 떠오르고 거기 앉아 밥을 먹고 숨을 돌리던 자신이 생각났다. 어떤 시기의 자신을 거기에 두고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경진은 밤의 벤치에도 자신의 일부를 두고 왔고 그것이 영영 사라져버렸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리라는 걸 알았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p72, 김의경 외 지음
책을 다시 읽으면서 ‘밤의 벤치’의 문장들이 잔잔하게 스며들어 왔어요.
대학생 때 과외를 하러 이 집 저 집 다닐 때 이런 기분을 느꼈던 것이 떠올랐어요. 문을 두드릴 때의 긴장감이나, 타인의 집을 드나들면서도 이 집에 소속되지 않았다는 묘한 이질감이나, 시간이 비어 어디에선가 다음 스케줄을 기다리고 있을 때의 부유감 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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