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정이현 소설가와 [문맹] 함께 읽기

D-29
처음 가장 빠졌던 책은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 중 '에로스와 프쉬케'였어요 5학년 때 교실에서 장기자랑 같은 시간이 있었는데 신나서 혼자 앞에서 떠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평소에는 항상 구석에 앉아 있었는데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6학년 때는 '빨강머리 앤'의 예쁜 풍경과 상상력들이 무척 사랑스럽고 설레였고 중학교 때는 헤르만 헤세의 섬세한 문장과 인물들도 매력적이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과의 재잘거림 보다는 책속의 인물들을 상상하고 이야기하는 게 더 재미있었어요 덕분에 한동안 사교성은 좀 떨어졌던거 같네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보니 그 때 책 속에서 살았던 경험덕분에 어떤 문제들을 바라볼 때 비교적 깊게 생각하려는 습관이 생긴것 같아 좋은 경험이었어요~~~
장기자랑 시간에 에로스와 프쉬케 이야기를 신나게 이야기하는 초등학생이라니요!!😍
여러사람들과 책을 어떻게 읽을까 설레면서도 궁금했어요~ 첫 작가님의 질문에서 작가님의 '함께 읽는다'는 것에는 여러 방식이 있겠지만 저는 같은 질문을 나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라는 말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딸아이에게도 이 공갼을 보여주며 자랑했지요~ 딸아이도 동감하더라구요~ 많은 분들의 추억 속에 잠깐 빠질 수 있는 고마운 시간입니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인간의 본능을 잘 건드리는 신화라고 들은적이 있는것 같았는데 전래동화나 위인전만 보다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던거 같아요~ 당시 어른들이 좋아하던 교훈은 모르겠지만 다양한 공간과 감정들이 폭팔하던 책이었어요~ㅎㅎ
이렇게 서로의 기억 한 장면을 나눌 수 있어서 저도 참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푹 빠져서 들었어요 :)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은 경우 그리스 로마 신화에 확 몰입하는 한 순간이 있더라고요. 왜일까 궁금했는데, 거북별님 말씀 들어보니 세속의 다양한 감정들과 복잡한 관계들을 (처음으로) 엿보는(?) 그 느낌도 하나의 이유일 것 같아요!
초등학교 시절, 시골 외가집에서 읽었던 테스와 골짜기에 핀 백합. 당시 뭔지 모르고 읽었습니다. 10년 위인 막내 이모가 어린애가 그런 책 읽는다고 걱정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습죠? 여름날 외가집 대청마루에 누우면 푸쉬킨의 삶이란 시가 쓰여있는 액자가 벽에 걸려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왜 옛날에 이발소 가면 그런 액자가 벽에 꼭 걸려 있었잖아요. 그런 모습의 네모난 액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청년이 되어 사랑에 실패했을 땐 사랑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일케 되새기곤 했습니다. 그 책들의 주인이었던 외숙모가 문득 보고 싶어집니다. 우리 막내 이모도요....
저는 그 뒤에 이어지는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이 구절이 그렇게 좋았어요. 오늘밤 작소님 덕분에 오랜만에 되새겨봅니다.
저도 그 문장이..!너무 멋진데 뼈 때리는 느낌이랄까요 ㅎㅎ🥰
네 ㅎㅎ 뼈를 딱!
p. 12. 완전히 우연한 방식으로 독서라는 치유되지 않는 병에 걸린다. 저는 어린시절 책을 가까이 하지 않았어요. 지금와보면 아고타 크리스토프처럼 치유되지 않는 병에 걸렸다면 덜 외로운 유년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어요. 대신 노래를 많이 들었네요^^
+2 <시작> p.9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 나는 손에 잡히는데로 눈에 띄는 대로 모든 것을 읽는다. 인쇄된 모든 것들을 p. 12 -그렇게 해서 나는 아주 어린 나이에, 알아챌 새도 없이, 완전히 우연한 방식으로 독서라는 치유되지 않는 병에 걸린다. p. 13. -쟤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 매일 읽길만 해. 저건 소일거리 중에서도 가장 나태한 소일거리야. p. 14. -그러니까.. 청소를 하거나 어제 저녁 식사의 걸거지를 하거나, 중략.. 식탁에 앉아 몇 시간동안 신문을 읽는 것에 가책을 조금 느낀다... *단상) 지금 내 상태랑 비슷하다. 그리고 읽는 것에 가책을 조금 느낄때도 있다. 누군가에겐 읽는 것인 무용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무용한 일이 너무 좋다. 읽기 위해 일하고 먹고 잠을 잔다.
그러고 보니 유용한 것이 중요한 이런 세상에서, 혼자 가만히 앉아 책을 읽는 시간은 적극적으로 무용해지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용감한 시간.
저는 여섯살쯤에 방에서 세계동화세트를 카세트 테잎을 넣은 오디오로 들으면서 동화책을 넘겼던 기억이 납니다~콩쥐팥쥐, 장화홍련, 피터팬 등 들으면서 글을 읽었는데 오디오가 읽어주는게 좋았어요 저녁 노을이 진 시간에 방에서 오디오에서 책 읽어주는 성우 목소리를 들으면서 동화를 읽은 기억의 한 장면이 강하게 남아 있어요~
그 풍경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아요 :)
그맘때인지 국민학교 저학년인지 저도 카세트 테이프로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인어공주'를 반복해 들었어요. 스피커 옆에 누워서 몇 번이고 들었던 그 이야기를 또 들으며 눈물이 데구르르 귓바퀴로 떨어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사주신 책으로 읽는다는 개념보다 성 쌓고 도미노 놀이 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읽기 라는 행위를 통해 제게 이야기라는 세계에 푹 빠지게 되었던 책은 계몽사의 노란책 시리즈 였어요 지금도 기억하는 두로테, 사자와 마녀(나니아연대기), 옷장밑사람들... 정말 좋아하던 책들은 너덜너덜 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 계몽사와 금성출판사 전집들...ㅠㅠ 저도 두 로테 좋아해서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나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3) 그리고 특히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쟤는 ......을 하는 대신에 읽기만 해." 무엇을 하는 대신에? "더 실용적인 것은 아주 많잖아. 그렇지 않아?" 여전히 지금도, 매일 아침, 집이 비고, 모든 이웃들이 일하러 나가면 나는 다른 것을, 그러니까 청소를 하거나 어제 저녁 먹은 설거지를 하거나, 장을 보거나, 빨래를 하고 세탁물을 다리거나, 잼이나 케이크를 만드는 대신 식탁에 앉아 몇 시간 동안 신문을 읽는 것에 가책을 조금 느낀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엇보다! 쓰는 대신에-(13~14쪽) -오늘의 질문입니다. 여러분은 무엇(A)를 하는 대신에 무엇(B)을 할 때 '가책을 조금' 느끼시나요? 저는 (소설쓰기)를 하는 대신에 (다른 글)을 쓸 때 가책을 조금 느낍니다. 가책을 더 더 많이 느껴서 어서 본업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일부러 다른 글들을 쓰기도 해요 ㅎ A와 B 각각의 괄호를 채워서, 여러분의 작은 가책에 대해 들려주세요.
저는 프리랜서여서 출근 시간이 유동적인데요 아침에 일어나는 대신 늦잠을 자면 가책을 느낍니다 알람이 울리면 일어냐야 하는데 하거 생각 하지만 바로 등 돌려 누우면서도 마음은 찜찜하더라구요..... 오늘 다시 한번 깨달았으니 내일은 일찍 일어나 산책이라도 다녀오는걸로.....
오늘 아침엔 산책 다녀오셨나요? :)
본업 관련 공부를 하는 대신에 소설 읽기를 택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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