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정이현 소설가와 [문맹] 함께 읽기

D-29
다섯 살 때라니요! 너무 일찍이네요 ㅠ
화제로 지정된 대화
(+20) 숫자의 앞자리가 바뀌었어요. 이제 20입니다. 나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들을 요구하기 위해 독일어 몇 마디를 배울 수밖에 없다.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나는 센터의 커다란 부엌으로 가서 요리사처럼 보이는 남자에게 "아이를 위한 우유, 부탁합니다" 라거나 "아이를 위한 비누" 라고 말한다. 남자는 부탁한 것을 항상 나에게 직접 건네준다. (79쪽) -오늘의 질문입니다. 어떤 필요에 의해 외국어 몇 마디를 배워서 사용한 (혹은 사용하지 못한) 경험이 있나요?
오래 계획할수 있는 외국여행을 준비할땐 거의 그나라 말을 공부하고 가려고 노력합니다. 초급외국어 책이 집에 수두록, 그나마도 시간이 없을땐 포켓여행00어라도 한권 사서 가지고 다녀요. 한번 입밖으로 내어보는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직접 해보면 상대방의 표정이 환~해 지는걸 보고 싶어서 자꾸 용기를 내어봅니다. 가끔 틀린 발음을 고쳐주는 사람도 있어요. >.<
(+19) 저는 7세무렵 부모님이 산타라는걸 잠결에 알게된거같은데 순진하게 까먹고 4학년 늦게까지 산타가실제 있다고 믿었다는 푼수였네요.ㅎㅎ 어느친구가 놀이터에서 놀다 말해줬는데 당황해서 그네만계속 탄 기억이...^^;
+20 대학생 어학연수시절 처음 칠레에서 온 친구와 친구가됬을 때 더 친해지려고 열심히 사전찾아가며 영어를 더 썼던 기억이 납니다. 눈이 선하고 정말 착하고 귀엽던 그친구와 돌아와서도 편지를 썼네요.
(+20) 요즘도 계속 그러고 있습니다~필요에 의해 업무상 필요한 단어나 문장만 외워서 바디랭귀지까지 섞어가며 일을 하고 있지요~ 예전에는 완벽한 문장을 구사 못하면 ''쏘리"만 연발하며 귀가 밝게 졌는데 지금은 그냥 막하고 있습니다~~~^^; 어떤 심리학책에서 봤는데 실제로 사람들이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데 말20% 신체언어80%로 이해한다고 하더라구요~~외국인 손님들에게 제 진심이 전해진다면 좀 틀린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거 같더라구요~그래도 업무상 꼭 정확히 전달해야 하는 문장은 꼭!!꼭!! 확인하고 있답니다~~^^
(+20)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또 하나 있어 적어봅니다 예전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가족들과 여행을 간적이 있습니다 부다페스트 마트에서 물건을 사려는데 도저히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거기에 계시는 젊은 여성 직원분께 도움을 요청했어요 한국말만 하는 저와 헝가리어만 하시는 직원분과 둘다 서툰 영어로 대화하려고 낑낑거렸는데 결국은 서로 "쏘리 쏘리"만 남발하다 미안해하며 헤어졌어요 생각해보면 둘 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데 크게 미안할 상황은 아니었네요 그래도 더듬거리는 제 영어를 이해해주려던 모습이 감사했습니다 그럴때는 차라리 정확한 문장의 영어보다 최대한 쉬운 영어와 바디랭귀지가 더 소통에 도움이 되었을거 같아요~~
(+20) 인터뷰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주최측에서 뜬금없이 영어 인터뷰를 요구해서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원자 중에 몇몇은 황망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포기하고 그냥 돌아가기도 했던 거 같고요. 저는 마침 유학하다가 방학을 맞이해서 귀국한 친구가 있어서 전화로 몇 가지 문단을 암기해서 인터뷰에 들어갔습니다. 덕분에 제법 영어를 잘했던 거 같고 인터뷰는 통과해서 원하던 바를 얻어내기도 했습니다. 나름 극적인 몇몇 순간 중에 하나였던 거 같은데 지금와서 리플레이하면 해당 순간에 어떤 감각이었는지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21) 오늘은 많이 늦게 왔습니다. 종일 바깥에 있다가 이제야 귀가를 했거든요. 여러분은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 오늘 저녁 제가 사는 서울에서는 큰 불꽃놀이 행사가 있었는데요. 저는 까맣게 몰랐어요. 그러다 우연히 한강변을 지나는 길에, 불꽃놀이를 기다리는 어마어마한 인파를 보았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길 위에서 '같은 것'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제게는 무척 놀라웠고 또 소설적으로 느껴졌어요. 이십일 째, 이 작디작은 공간에서 우리가 같은 책을 읽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새삼 생각해보았습니다. 일요일마다, 축구 경기 이후에, 관중들은 우리를 보기 위해 막사 울타리 뒤로 모여든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초콜릿과 오렌지를 주며 담배나 심지어는 돈을 주기도 한다. 이런 것들 때문에 우리는 이제 강제수용소가 아니라 동물원을 떠올리게 된다. (81쪽) -오늘의 질문입니다. '관중'과 '동물원'의 비유가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관중을 떠올려보다 관종이란 단어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요즘은 바야흐로 E형 인간들이 대세라고들 하는것같네요. 극 I형인 저로서는 그래서 관중이 있고 그관중들이 보내는 관심도 혹은 평가 심지어 혐오까지 두렵고 버겁습니다. 그래도 인간은 목구멍이포도청이니 다양한 관계속에서 동물원에 동물이된듯 버텨야 살아남는 시기도 있다는걸 알지만,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24시간이라는 삶속에서 어떤이는 내의지와 상관없는 모국의 전쟁으로인해 터전을뺏기고 떠돌다 험한일을 당하면서 목숨을 건지기위해 어떤이는 원하지 않는 일을 목에 가시걸린 듯 참으며 관중의지시를 따르고, 어떤이는 공허와 평생가져본 적 없는 사랑에 스스로 동물원에 들어가는것을 자처합니다. 무인도에 소수부족만 있더라도 계급이나 역할 나아가 그림자 또는 우두머리 지배자 서포터등의 갖가지 모습으로 우리 인간은 나뉘게 될까, 개개인이 서로의 본모습을 유지하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않은채 모두가 동물원에갇힌 동물이아닌 온전히 스스로의 '자유'를 찾고 뺏기지도 뺏지도않고 품은 채 살 수는 없는건지. 여러 상념에 사로잡히게 되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22)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어디에서건 어떤 언어로든지 나는 글을 썼으리라는 사실이다. (82쪽)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몇 문장 중 하나입니다. 오늘의 질문입니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이것만은 꼭 하고 살았으리라 확신하는 한가지가 있나요?
당연히 책!책!책!을 읽는것. 어디에있더라도 잡지든 신문이든 아니면 작은 홍보전단지라도 그지역 그순간에있는 읽을거리를 읽기. 아니면 가져간 내책읽기.ㅎㅎ 그담으로는...어디에있든 아침에 진한아메리카노는 마시고 살것같아요^^; 정신이정화가 되거든요ㅎㅎ
Flow님, 매일 잊지 않고 들러 주셔서 감사드려요. 역시 당연히 책! 이시군요 ^^
(+21) 막사로 몰려든 사람들과 수용소를 '관중'과 '동물원'에 비유한 것은 생존으로서는 보장받을 수 있지만 인간으로서가 아닌 구경거리로 동물원의 동물과 같은 처지가 아닌지 당시 자신들의 처지를 비유한거 같아요 생물학적으로는 같은 사람들이지만 가끔씩 연말 때마다 불우한 이웃을 돕는다며 사진을 찍으러 가시는 분들이 생각나네요~~~ 아예 누군가의 불행에 무관심한것도 더 큰 잘못일 수 있지만 그러한 그들의 행동들이 그들의 다른 잘못을 사해주는 면죄부 같다는 생각들도 드네요~ 누군가를 도와줄 때는 그들의 감정도 좀더 세심하게 살피는 것도 중요할거 같네요
(+22) 내 나라를 떠나지 않았다면 나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더 어렵고 더 가난했겠지만, 내 생각에는 또 덜 외롭고, 덜 고통스러웠을것 같다 어쩌면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어디에서건 어떤 언어로든지 나는 글을 썼으리라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 가장 와닿는 부분입니다~ 경제적으로 조금 나아지면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 고통이 덜해졌다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들도 많지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아닌 다른 가치로도 다양하게 판단하는 기준이 논의되면 좋겠어요 어디에 있든 제가 꼭 하게되는 일은 아마도 교육에 따른 성장, 그안에서 연대에 의한 선한 영향력등 입니다~ 솔직히 연대에 의한 선한 영향력은 생계를 핑계로 못하고 있지만 나와 주변분들의 교육에 의한 성장은 계속 하고자 합니다(제 업무에서 또 책에서 강연에서/ 제 주변분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같이 성장하기 등등) 그리고 나만의 공간에서 내 안의 성찰도 계속 할거 같아요~어느날인가 어두운 밤 망망대해에서 혼자 떠다닐 수도 있지만 작은 북극성이라도 보인다면 덜 불안할거 같네요~~~
거북별님도 늘 감사드려요! 적어주신 문장들 모두 저도 무척 좋아합니다. 더 어렵고 더 가난하고 더 외롭고 더 고통스러워도, 글은 썼을 거라는 뜻으로도 읽히고요. 교육과 연대의 힘, 저도 시간이 갈수록 그 중요함에 대해 느끼고 있습니다.
매일 반복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이곳과 작가님은 제가 처음 말씀드렸던 책숲 속 쉼터 같은 곳입니다~그래서 감사드립니다~ 이 공간과 작가님께요~ 처음 만나는 <문맹>의 책도 표지만큼이나 매력적입니다~ 나이를 들수록 바꿀 수 없는 나의 모습이 있더라구요~그 모습은 결국 나의 장점도 나의 단점도 아닌 나의 모습이고 그 모습이 최대한 주변과 잘 어우러지게 조금 노력하면 좋을거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23) 우리는 이곳에 오면서 무언가를 기대했다. 무엇을 기대했는지는 몰랐지만 틀림없이 이런 것, 활기 없는 작업의 나날들, 조용한 저녁들, 변화도 없고 놀랄 일도 없고 희망도 없는 부동의 삶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물질적으로 보면 우리는 예전보다 조금 더 잘 살고 있다. 우리는 방 하나 대신 두 개를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는 석탄이 충분하고 음식도 넉넉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에 비하면 너무 비싼 값을 지불한 셈이다. (89~90쪽) 스위스로 망명한 작가의 개인적 소회를 넘어, 과거의 '우리' 와 현재의 '우리' 사이 그 간극에 대한 진술 같기도 합니다. -오늘의 질문입니다. 여러분의 현재는, 오래전 기대했던 미래와 얼마나 같고 또 다른 모습인가요? 과거에 기대했던 것과 지금은 잃어버린 것, 그 사이의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일상의 바쁨이라는 핑계로 오늘 처음 글을 남겨봅니다. 여기에 계신 다른 많은 분들처럼 저 역시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어릴 적부터 작가로서의 삶을 꿈꿨었는데요. 서울로 상경하여 문학을 전공하고 배움의 지평을 넓히면서 과거의 기대를 다소간 충족했었어요. 그러나 현실을 책임져야하는 예비 사회인으로서의 준비시간이 길어지면서 책을 멀리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사실 대학 재학시절에도 온전하게 글에 몰입할 수 있었던 시간들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생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알바나 취업을 위한 대외활동에 시간을 많이 빼앗겼었네요. 취업을 하면 직장에서 보내지 않는 여분의 시간에는 읽고 쓸 수 있을까, 그런 기대를 하는 요즘입니다. 마냥 쉽지 않을 것이라고는 예상하면서도요. 쓰는 사람으로서의 자아를 공고히 하고 싶었고 이맘때면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제가 놓친, 잃어버린 어떤 지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글을 놓지 않고 있다보면 이 간극을 줄일 수 있겠지요? 훗날의 미래에서는 먼 과거가 될 현재에서 다시금 기대해봅니다.
댄저님, 반갑습니다 :) 계속 읽고 계속 쓰실 거라고 믿습니다. 놓지 않으면 되고, 혹시 놓친 것 같더라도 다시 잡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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