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정이현 소설가와 [문맹] 함께 읽기

D-29
이채님, 반갑습니다 :) 착한 일을 해야만 구입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니...... 진짜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처음 하신 분, 천재라는 생각도 들고요ㅎㅎ)
이 부분 읽으면서 깜짝 놀랐잖아요. 저도 너무나 똑같은 어린 날을 보냈답니다. 작가의 네 살이면, 우리 나이로 여섯살. 그때 이미 모든 활자를 다 읽었던 저는 급기야 여섯살에 초등학교 입학을 했어요. 그 시절 제가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은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언니들의 국어 교과서였습니다. 제게 처음 문학이 뭔지, 읽는다는 것의 즐거움이 뭔지 알려준 책이 언니들이 공부했던 70년대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입니다. 나름 척박했던 시절 독서를 시작한 60년대생의 웃픈 이야기. ㅎㅎ.
여섯살에 입학을 하셨다니...정말 대단하세요!! 맞아요. 그 시절엔 국어교과서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70년대 중고등 국어교과서엔 어떤 글들이 살려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40대후반, 제가 가장 좋아했던 책은 엄마따라 미용실가면 읽을수 있는 여성잡지였습니다. 종합선물세트 같았어요. 인터뷰, 소설, 에세이, 요리레시피, 화장법까지...엄마는 미용실에 왜 더 자주 가지 않는걸까 생각했더랬어요.
앗 저도 거의 똑같은 기억이 있어요. 집 앞 미용실에 (심지어 혼자) 놀러가서 각종 여성잡지와 선데이x울 등등의 주간지를 열독하던 ㅎㅎ
어떤출판사의 전집인지 모르겠지만, 동화책 전집을 아주 열독했습니다. 호랑이가 물어간다는 전래동화부터 노란머리 파란눈의 마샤의곰까지 삽화에도 빠지고, 이야기에는 더 빠져서 읽고 울기도했었네요. 그러다 데미안, 수레바퀴아래서, 테스, 지와사랑, 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 삼국지까지 때로는 학교에서 읽으라고시켜서 읽기도했지만, 지나고보니 읽는걸 싫어하지않았던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읽어주셨던 아주어린시절 동화책도, 그때 제 나이였던 젊디젊은 어머니의 동화구연 목소리도 생생합니다. 애증이라고 이름붙힌 모녀사이가 시작부터 줄곧 사랑이었다고 깨닫는 요즘입니다...ㅎㅎ
그러네요. 누군가를 위해 낭독을 해주는 마음은 줄곧 사랑!
피아노 교습을 받던 선생님 댁에 큰 책장이 있었는데, 거기서 몰래(몰래일 필요도 없었는데 아마 '어른들이 읽는 책'이란 생각이 강했나 봅니다.) 선생님이 잠깐 나가실 때마다 한 권씩 꺼내 읽곤 했습니다. 사람의 감이란 참 무서운 게 대부분 그런 책이 아니었는데도 이상하게 야한 부분만 콕콕 찾아서 읽어내는 제 자신이 웃겼습니다. 인간의 본능이겠죠. 그리고 어머니가 무척 절약하시는 스타일이라 물건을 잘 안 사주셨는데, 책만은 방문판매 하시는 분께 몇 질씩 사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부분 읽었기 때문에 잘 사 주셨고, 친구 집에 가서도 저희 집에 없는 책을 많이 읽었고요. 누가 들으면 욕할 수도 있지만, 책은 저만의 인생을 즐기는 매개체이자 놀이터입니다.
피아노 선생님 댁 큰 책장의 모습이 막 눈에 보일 듯 해요. 책은 인생을 즐기는 매개체이자 놀이터, 라는 말씀이 너무 좋아요.
어린시절 기억이 거의 없는데 무민 동화책, 소공녀와 알프스소녀 하이디는 기억이 나요. 하이디를 읽은 날 마음이 이상해져서 저녁을 걸렀던 것 같아요.
무민, 소공녀, 하이디.....마음이 아릿해지는 이름들이에요.
어린 시절에 책을 비롯해 읽을 게 풍족한 가정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의 학력이 높지 않았고, 교육에 대한 관심도 부족해서 책 자체를 접하는 일도 흔한 일이 아니었고요. 한글을 깨우치고 나서 새롭게 습득한 스킬을 어떻게든 활용해보고 싶어서 정백당, 구연산 같은 과자 봉지의 원재료명이나 상품 메뉴얼 같은 걸 이해도 안 되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동네에 사촌이 살았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국어책에 실린 소설들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검드롭스, 감초 과자 등의 낯선 이국의 사탕 묘사가 가득한 위그든 씨의 사탕 가게 에피소드를 좋아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의무 교육이란 게 없었으면 오늘날 제가 독서를 하고 있진 않았을 거 같단 생각이 드네요.
앗 저희 때는 교과서에 수록되지 않았던 책이에요! (아니면 수록되어 있었는데 제가 잊은걸지도요;;)뭔가 막 궁금하고 (재밌는 걸 나만 모르는 것 같아서) 샘도 나는 이 기분은 뭘까요ㅎㅎ [위그든씨의 사탕가게]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피곤해서 눈이 빠질것만 같은 저녁 시간. 소파에 기대 한줄한줄 편안히 읽고 있습니다. 저는 대여섯살쯤 읽었던 세계명작동화 셋트가 기억나요. 백조 공주. 엄지 공주. 개구리왕자. 헨젤과 그레텔, 잭과 콩나무, 걸리버 여행기 등 그림이 예쁜 그림이 있는 편을 특히 좋아했지만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은 그림만 봐도 무서워서 울었어요.ㅎㅎ 엄마가 읽어주셨지만 귀찮아 할때도 많았던것 같네요. 옛날 생각하니 피곤도 좀 가시고 마음도 즐거워지네요.ㅎㅎ
어떤 책을 떠올리면, 그 책을 읽었던 시간들과 풍경들이 함께 확 몰려오는 것 같아요. 덕분에 피곤이 좀 풀리셨다니 기쁩니다 :)
처음 가장 빠졌던 책은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 중 '에로스와 프쉬케'였어요 5학년 때 교실에서 장기자랑 같은 시간이 있었는데 신나서 혼자 앞에서 떠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평소에는 항상 구석에 앉아 있었는데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6학년 때는 '빨강머리 앤'의 예쁜 풍경과 상상력들이 무척 사랑스럽고 설레였고 중학교 때는 헤르만 헤세의 섬세한 문장과 인물들도 매력적이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과의 재잘거림 보다는 책속의 인물들을 상상하고 이야기하는 게 더 재미있었어요 덕분에 한동안 사교성은 좀 떨어졌던거 같네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보니 그 때 책 속에서 살았던 경험덕분에 어떤 문제들을 바라볼 때 비교적 깊게 생각하려는 습관이 생긴것 같아 좋은 경험이었어요~~~
장기자랑 시간에 에로스와 프쉬케 이야기를 신나게 이야기하는 초등학생이라니요!!😍
여러사람들과 책을 어떻게 읽을까 설레면서도 궁금했어요~ 첫 작가님의 질문에서 작가님의 '함께 읽는다'는 것에는 여러 방식이 있겠지만 저는 같은 질문을 나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라는 말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딸아이에게도 이 공갼을 보여주며 자랑했지요~ 딸아이도 동감하더라구요~ 많은 분들의 추억 속에 잠깐 빠질 수 있는 고마운 시간입니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인간의 본능을 잘 건드리는 신화라고 들은적이 있는것 같았는데 전래동화나 위인전만 보다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던거 같아요~ 당시 어른들이 좋아하던 교훈은 모르겠지만 다양한 공간과 감정들이 폭팔하던 책이었어요~ㅎㅎ
이렇게 서로의 기억 한 장면을 나눌 수 있어서 저도 참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푹 빠져서 들었어요 :)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은 경우 그리스 로마 신화에 확 몰입하는 한 순간이 있더라고요. 왜일까 궁금했는데, 거북별님 말씀 들어보니 세속의 다양한 감정들과 복잡한 관계들을 (처음으로) 엿보는(?) 그 느낌도 하나의 이유일 것 같아요!
초등학교 시절, 시골 외가집에서 읽었던 테스와 골짜기에 핀 백합. 당시 뭔지 모르고 읽었습니다. 10년 위인 막내 이모가 어린애가 그런 책 읽는다고 걱정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습죠? 여름날 외가집 대청마루에 누우면 푸쉬킨의 삶이란 시가 쓰여있는 액자가 벽에 걸려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왜 옛날에 이발소 가면 그런 액자가 벽에 꼭 걸려 있었잖아요. 그런 모습의 네모난 액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청년이 되어 사랑에 실패했을 땐 사랑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일케 되새기곤 했습니다. 그 책들의 주인이었던 외숙모가 문득 보고 싶어집니다. 우리 막내 이모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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